불설태자서응본기경 하권
[신통]
“보살은 여러 겁 동안 깨끗한 행(行)과 지극히 유순하고 커다란 사랑으로 도가 저절로 정해졌고, 참는 힘으로 마군[魔]을 항복 받아 귀신의 병사들이 물러가 흩어졌고, 정(定)의 뜻이 예전과 같아져서 지려(智慮:깊이 생각하는 능력)를 쓰지 않고도 근심하고 기뻐하는 생각이 없어졌느니라.
이 날 초저녁에 1술사(術闍:智)를 증득하여 스스로 숙명(宿命)을 증득했으므로 수없이 많은 겁 동안 정신의 소갱(所更:바뀌어 달라짐)으로 엎치락뒤치락 몸을 받은 적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도 그 일들을 다 알았느니라.
2야(夜)에 이르러 2술사(術闍)를 얻어 중생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선과 악, 재앙과 복, 나고 죽어서 나아가는 길 등을 다 알았느니라.
3야(夜)에 이를 때쯤 3술사(術闍)를 증득하여 누(漏:번뇌)가 다 끊어지고 결(結:번뇌)이 풀려서 스스로 예전에 본래 오래도록 익혀 왔던 행(行)인 4신족념(神足念)ㆍ정진정(精進定)ㆍ욕정(欲定)ㆍ의정(意定)ㆍ계정(戒定)을 알게 되었다.
변화하는 법을 얻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대로 하였고, 다시는 생각을 쓰지 않고도 몸은 날아다닐 수 있고,
하나의 몸을 나누어서 백이 되고 천이 되었으며, 억만이 되고 수없이 많게도 되었으며, 다시 합해져서 한 몸이 되기도 하고
땅을 뚫고 들어갈 수도 있었고 석벽(石壁)도 모두 통과할 수 있었으며, 한쪽으로부터 나타나서는 밑으로 숨었다가 위로 뛰어나오는 것이 비유하면 마치 파도와 같았으며,
몸 속에서 물과 불을 낼 수도 있었고 물 위를 걷기도 하였으며, 허공을 걸어다녀도 몸이 떨어지거나 빠지지 않았고, 공중에서 앉고 눕는 것이 마치 새가 날아다니는 것과 같았다.
선 채로 하늘에 닿을 수 있어서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지고 몸을 곧게 세우려고 하면 범천(梵天)과 자재천(自在天)까지 이를 수 있었으며,
눈으로 꿰뚫어 보고 귀로 훤히 들을 수 있었고, 마음으로 미리 다 알아서 여러 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이며 기어다니거나 꿈틀대는 무리들에 이르기까지도 몸으로 행하고 입으로 말하거나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보고 들어 알았느니라.
모든 탐음(貪婬)이 있거나 탐음이 없는 이와 진에(瞋恚)가 있거나 없는 이와 우치(愚癡)가 있거나 없는 이와 애욕(愛欲)이 있거나 없는 이와 큰 뜻과 행이 있거나 없는 이와 안팎의 행(行)이 있거나 없는 이와 선을 생각함이 있거나 없는 이와 한결같은 마음이 있거나 없는 이와 해탈할 마음이 있는 이와 없는 이에 대해서는 모두 다 알았느니라.
보살은 천상과 인간, 지옥과 축생, 그리고 귀신의 5도(道)에서 과거생의 부모ㆍ형제ㆍ처자며 안팍의 성자(姓字)들을 낱낱이 분별하여 1세(世)와 10세(世), 백천만억의 수없이 많은 세상의 일과 하늘과 땅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겁(劫)이 무너져서 텅 비어 황폐해진 때와 한 겁이 비로소 이루어지면서 사람과 물질이 생겨날 때이며, 10겁, 백 겁과 천만억 무수히 많은 겁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의 안팎 성자를 다 알 수 있었느니라.
옷과 밥, 괴로움과 즐거움, 수명의 길고 짧음,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남, 엎치락뒤치락 나아가는 세계며, 위로는 머리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바뀌어왔던 몸과 나고 자라고 늙고 죽는 일이며, 형색(形色)의 예쁘고 미움이며, 어질고 어리석음과 괴롭고 즐거운 일체 삼계의 모든 것들을 분별하여 알았느니라.
사람의 혼신(魂神)을 각각 스스로 따라가서 5도(道)에 태어나는 것을 보되 혹은 지옥에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축생으로 태어나기도 하며, 혹은 귀신이 되기도 하고, 혹은 하늘 나라에 나기도 하며, 혹은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호탕하고 귀하며 부유하고 즐거운 집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비천하고 더럽고 가난하고 천한 이의 집에 태어나는 이도 있음을 알았느니라.
모든 중생들이 혹은 5음(陰)에 스스로 가려져 있음도 보았나니,
첫째는 색(色)의 형상이요,
둘째는 아프고 가려운 느낌의 형상이며,
셋째는 고정 관념[思想]의 형상이요,
넷째는 운행하는 작용[行作]이며,
다섯째는 인식 작용[魂識]이니,
이 모두가 다 5욕을 익힌 것으로 눈으로 색을 탐하고 귀로 소리를 탐하며, 코로 냄새를 탐하고 혀로 맛을 탐하며, 몸으로 부드럽고 미끄러운 감촉을 탐하고, 애욕에 끌려 혹은 재물이나 여색을 탐하기도 하고, 안락을 생각하고 바라서
이로부터 모든 악의 근본이 생겨나고, 악으로부터 괴로움이 이루어지므로
애욕의 습기를 끊고 음탕한 마음을 따르지 아니하며,
큰 것이라 해도 마치 터럭과 같이 여겼으며,
8도(道)를 받아 행하면 숱한 괴로움이 사라져 없어질 것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땔나무가 없으면 다시는 불이 없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작용이 없는 세상을 건지는 도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보살은 이미 악의 근본을 버리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으며, 나고 죽음이 이미 제거되었고, 씨와 뿌리를 이미 끊었으므로 묘목과 싹도 남은 것이 없었으며, 하는 것이 이미 성취되고 지혜가 이미 분명해졌는데,
명성(明星)이 나올 때에 확연(廓然)히 크게 깨달아 최상의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증득하였고 최정각(最正覺)이 되었으며, 부처님의 18법[佛十八法]을 얻고 10신력(神力)과 4무소외(無所畏)를 얻었느니라.
[부처님의 18법]
부처님의 18법이란,
부처님이 되었을 때부터 니원(泥洹:涅槃)에 이르기까지
첫째 도(道)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고,
둘째 부질없는 말이 없으며,
셋째 뜻을 잊어버림이 없고,
넷째 마음이 깨끗하지 않음이 없으며,
다섯째 약간의 생각조차 없고,
여섯째 살펴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니라.
일곱째 하고 싶어하는 뜻이 줄어드는 일이 없고,
여덟째 정진(精進)이 줄어드는 일이 없으며,
아홉째 정의(定意)가 줄어드는 일이 없고,
열째 지혜가 줄어드는 일이 없으며,
열한째 해탈이 줄어드는 일이 없고,
열두째 세상을 건지는 지견[度知見]이 줄어드는 일이 없는 것이니라.
열셋째 오래된 세상의 일을 다 알고 보며,
열넷째 미래세의 일을 다 알고 보며,
열다섯째 지금 세상의 일을 다 알고 보며,
열여섯째 숱하게 많은 몸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며,
열일곱째 숱하게 많은 말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고,
열여덟째 숱하게 많은 뜻의 행을 살펴서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함께하지 못하는 법[佛十八不共之法]이니라.
[10신력]
10신력(神力)이란,
부처님께서는 깊고 미묘하며 은밀하고 요원한 옳은 이치와 그른 이치에 대하여 밝고 자세하기가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모두 보고 아시나니 첫 번째의 힘이요,
부처님께서는 미래와 현재와 과거 세상에서 짓고 행한 것과 보응(報應) 받는 것을 모두 밝게 아시나니 이것이 두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하늘ㆍ사람ㆍ중생들이 저마다 다르게 가지고 있는 생각을 다 분별하시나니 이것이 세 번째 힘이고,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약간의 근본이 되는 말[種語]과 세상을 건지는 말들에 대하여 모두 다 아시나니 이것이 네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세간의 여러 가지 한량없는 마음과 형태를 모두 아시나니 이것이 그 다섯 번째 힘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선정ㆍ해탈ㆍ정의(定意)의 행을 나타내어 숱하게 많은 수고로움과 다툼을 제거하시나니 이것이 여섯 번째 힘이요,
부처님께서는 욕심과 속박을 아시고 속박을 푸는 요점을 알아서 처해 있는 곳에서 적절하게 행하나니 이것이 그 일곱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지혜는 마치 바다와 같고 착한 말은 한량없이 많으며 전생에 바뀌었던 온갖 것을 미루어 아시나니 이것이 그 여덟 번째 힘이고,
부처님께서는 천안(天眼)이 깨끗하여 사람이나 다른 물질이 죽으면 혼신이 다른 곳으로 가서 태어나며 선ㆍ악ㆍ재앙ㆍ복 따위가 행한 업에 따라 그 과보를 받는 것을 보시나니 이것이 그 아홉 번째 힘이며,
부처님께서는 번뇌[漏]가 이미 다 끊어지고 다시는 얽매이거나 집착함이 없으며 신비하고 참된 슬기로운 지혜로써 스스로 알고 보고 증득하며, 도의 행을 연구하여 펴서 해야 할 일이면 능히 하고 나고 죽음에 남음이 없으며, 그 지혜로 밝게 살피나니
이것이 부처님께서 지닌 10신력(神力)이니라.
[4무소외]
4무소외(無所畏)란,
부처님께서는 신비한 지혜를 가지셨고 바르게 깨달으셨으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데,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은 미처 다 알지 못하다’고 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하게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처님의 지혜에 대해서는 논란을 벌일 수조차 없기 때문에 독보적 존재로서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첫 번째 두려워함이 없는 것이요,
부처님께서는 번뇌를 이미 다 끊으셨으므로 모두 다 알고 계시는데도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은 아직 번뇌를 다 끊어 버리지 못했다’고 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하게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뜻을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독보적 존재로서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두 번째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과 계율을 천하에서 외우고 익히는데도
어리석고 미혹한 사람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전은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하게 많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바른 경전을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독보적인 존재로서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세 번째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부처님께서는 도의 이치를 나타내되 그 말씀이 진실되고 긴요하여 능히 괴로움과 재액을 건져줄 수 있는데도
어리석고 미혹한 중생들은 서로들 말하기를,
‘부처님은 괴로움에서 건져줄 수 없다’고 말하지만
범천이나 마왕과 숱한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바른 도를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두루 다니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나니,
이것이 그 네 번째 두려움 없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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