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공덕론 제4권
[4부의 제자들]
여래께서 4부가 각각 제일이라고 널리 말씀하신 까닭은 곧 장래의 말세 때문이다.
법을 남긴 사람 가운데는 4성(姓)의 외학(外學)인 범지와 4부의 제자가 있다.
서로 함께 시비하며 스스로를 칭하여 존(尊)으로 삼고, 다른 사람을 비하한다.
이와 같은 무리를 헤아려서는 안 된다. 그런 까닭에 미연에 예방하고자 하여 자족(自足)의 길을 연 것이다.
[구린ㆍ우다이ㆍ마하남ㆍ선주ㆍ바파ㆍ우적ㆍ선승ㆍ가섭 3형제]
내 성문(聲聞) 중 제일가는 비구로서, 너그럽고 어질며 아는 것이 많아, 능히 잘 권유하고 교화하며 성중(聖衆)을 붙들어 기르면서 그 위의(威儀)를 잃지 않는 이는 바로 아야구린(阿若拘鄰) 비구요, 처음으로 법의 뜻을 받고 4제(諦)를 사유한 이도 바로 아야구린 비구이며, 능히 잘 권유하고 인도하여 사람들을 복으로 제도하는 이도 바로 우다이(優陀夷) 비구이다. 빨리 신통을 이루어 중간에 후회가 없는 이는 바로 마하남(摩訶男) 비구요, 항상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발로 땅을 밟지 않는 이는 바로 선주(善肘) 비구이며, 허공을 타고 다니면서 교화하면서도 영화를 바라는 마음이 없는 이는 바로 바파(婆破) 비구이니라. 천상에 살기를 좋아하여 인간 세계에 살지 않는 이는 바로 우적(牛跡) 비구요, 항상 오로(惡露)와 같이 더럽다는 생각으로 관하는 이는 바로 선승(善勝) 비구이며, 네 가지를 공양하여 성중을 보양하는 이는 우류비가섭(優留毗迦葉) 비구요, 마음이 고요하여 모든 결(結:번뇌)을 항복 받은 이는 강가섭(江迦葉) 비구이며, 모든 법을 밝게 관찰해 조금도 집착이 없는 이는 바로 상가섭(象迦葉) 비구이니라. |
[구린, 제일로 삼다]
지금 구린(拘隣)을 제일로 삼은 것은,
그 석종(釋種)의 호족(豪族)인 까닭이며, 왕에게 편지를 보내고, 시종으로써 고생한 공에 보답한 것이다. 마땅히 제일로 와야 한다.
또 최초로 교화되어 법을 받아 능히 그보다 앞선 자가 없어 또한 제일이다.
잘 지도하여 성중(聖衆)을 길러 내 먼저 선래(善來)라는 칭호를 받은 까닭에 이것 또한 제일이다.
사람 가운데 추앙받는 자는 차가월(遮加越)을 최고로 삼고,
광명 가운데는 해를 최고로 삼으며,
성수(星宿) 가운데는 달을 최고로 삼으며,
수많은 강 가운데는 바다를 최고로 삼으며,
4천왕 가운데는 제두뢰(提頭賴)를 최고로 삼으며,
33천 가운데는 석제환(釋提桓)을 최고로 삼으며,
욕계 6천 가운데는 파순(波旬)을 최고로 삼으며,
색계 18천 가운데에는 정거(淨居)를 최고로 삼으며,
96부의 승(僧) 가운데에는 석승(釋僧)을 최고로 삼으며,
96종의 도 가운데에는 불도(佛道)를 최상으로 삼듯이
구린은 비구들 다섯 사람 가운데 최고이다.
그러므로 구린을 제일로 삼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타이, 도를 권하는 것이 최고]
우타이(優陀夷) 비구는 권도(勸導)하는 것이 최고이다.
비구들이 모두 권도하는 것이 최고라 하는 까닭은,
부처님께서 장차 본국으로 돌아가시려고 하실 때, 그를 먼저 보내어 신변(神變)을 나타내게 하여, 왕과 서로 응대하여 하나하나 이해시켜 제도 받은 사람을 헤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까닭에 권도가 최고라고 칭하는 것이다.
[마하담, 이근(利根)으로 민첩하다]
마하담(摩訶曇) 비구는 이근(利根)으로 민첩하다.
다른 비구들은 모두 누(漏)가 다해 신통을 성취하지만, 이 비구는 누가 아직 다하지 않았음에도 신통을 성취하였다.
그러므로 제일이라 칭한다.
무릇 허공을 나는 자는 모두 신족(神足)에 의한다.
이 비구는 능히 허공을 가는 것을 땅을 밟는 것 같이 한다. 이것은 선주(善肘) 비구가 능한 바이다.
그러므로 제일이라 칭한다.
[목련, 신족으로 침묵한 채로 다른 절에 간다]
목련은 신족으로 침묵한 채로 이찰(異刹)에 간다.
바파(婆破) 비구의 신족은 허공을 능가하며, 소리는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울려 능히 외도를 조복시킨다.
그러므로 제일이라 칭한다.
[우각, 두 가지 것으로 인해 세간에 머물 수 없다]
우각(牛脚) 비구는 두 가지 것으로 인해 세간에 머물 수 없다.
무엇인가?
이 비구의 다리가 소와 비슷한 것이며, 먹는 것이 곧 되새김질하는 것 같은 것이니, 이 두 가지로 인해 세간에 머물 수 없다.
만약 외도 범지가 그 되새김질하는 것을 본다면 소위 사문은 먹는 데 시절이 없다고 비방심을 일으킬 것이다.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상천(上天)에 보내시어 선법 강당에서 좌선으로 정에 들게 하셨다.
[선각, 대중 스님들을 위해 천상에 이른다]
선각 비구는 항상 대중 스님들을 위해 천상에 이른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가섭이 건추(揵椎)를 울려 대중 스님을 크게 모았다. 아나율에 명하여 누가 오지 않는가를 두루 관하도록 하였다. 아나율이 곧 세계를 관하여, 모두 왔지만 오직 교원(橋洹) 비구만이 지금 천상에 있는 것을 보았다. 곧 선각에게 명해 데리고 오도록 하였다.
선각은 33천에 이르러 선법 강당에서 멸진정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았다.
손가락으로 건드려 깨워 말하였다.
“세존께서 열반하신 지 14일이 되었다.
가섭이 대중을 모으고, 나에게 그대를 세간의 대중이 있는 곳으로 데려오도록 명했다.”
교원이 대답하였다.
“세간은 이미 공하다. 내가 가서 무엇을 하겠는가? 세간에 돌아가지 않고 열반을 취하겠노라.”
곧 의발을 선각에게 맡기고 대중 스님들에게로 돌아가 열반에 들었다. 이 인연으로써 천상에 잘 머무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일이라 칭한다.
[선승, 나쁘게 드러난 것을 관함이 제일]
선승(善勝) 비구는 본래 귀족의 자제로 처음 태어났을 때 금으로 된 신발을 신은 채 태어나, 부모는 그것을 진귀하게 생각했다.
그를 위해 삼시전(三時殿)을 지어 기녀로 하여금 즐기게 하고 그 좌우를 떠나지 않도록 하였다.
여자가 자고 있을 때, 그 흰 이를 보고
‘몸이 비록 아름답지만, 단지 뼈뿐이다’라고 생각하며
자세히 그 드러난 모습을 보자 몸이 떨리고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궁궐을 돌아보자 마치 무덤과 같았다. 놀라서 문으로 달려가자 두 신(神)이 맞이했다.
두 신에게 물었다.
“지금 이 재난을 맡아 구원해 줄 사람이 누구인가?”
두 신이 대답하였다.
“오직 세존만이 이 재난을 잘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기원정사 가까이에 계시니, 가서 여쭐 수 있습니다.”
그 빛을 찾아 부처님께 이르러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 본심으로 그를 위해 묘법을 말해 주시자 곧 마음이 열려 번뇌가 사라졌고, 결(結)이 풀렸다.
이 인연으로 선승 비구는 나쁘게 드러난 것을 관하는 데 제일이다.
[우류비가섭, 성중을 외호하고 공양함이 제일]
우류비가섭(優留毘迦葉)을 제일이라 칭하는 것은,
숙세 이래로 형제 세 사람이 항상 천 명의 제자를 데리고 있었는데, 지금 석가문불(釋迦文佛)의 세상을 만나 부처님께서 18변(變)으로 가섭의 천 명을 제도하시자, 부처님의 무리가 되어 네 가지로 공양하고, 이것으로 인해 흥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류비가섭은 능히 성중을 잘 외호하고 공양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강가섭, 심의가 적연하여 능히 모든 결을 항복시킴이 제일]
강가섭(江迦葉)을 제일이라 칭하는 까닭은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는 데 일심으로 듣고 정신을 집중시켜 신(神)에 들어가 모든 결(結)을 다 없애며, 덕실(德實)이 안에 충만하여 뼈 속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수(脂髓)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땀이 나오는 것과 비슷하였다.
그러므로 심의(心意)가 적연하여 능히 모든 결을 항복시키는 까닭에 제일이라 칭한다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