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km / 4시간 30분 소요
난이도 : 중
웅크린 나에게 손을 내밀다
탁트인 가슴으로 의연해지는 그 곳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어천리와 단성면 운리를 잇는 13.3km의 지리산둘레길.
어천-운리 구간은 힘든 곳이지만 산바람을 타고 걷는 길이다. 내리막과 오르막은 늘 도보여행자들에게 힘든 곳이다.
어천~운리는 등산로와 임도가 이어지는 길로 쉬엄쉬엄 걸어 오르다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사라지고 걷기에 집중할 수 있다.
한재를 넘어 임도를 만나기 전에는 어천계곡도 만난다. 어천계곡을 지나면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 이어진다. 헬기장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시야가 탁 트인다.
내려다보면 청계 저수지가 보이고 돌아서 보면 걸어온 길들이 보인다. 청계저수지는 점촌 마을이 있던 곳이다. 점촌마을의 옛 모습은 사라지고 펜션들이 들어섰다.
어천~운리 구간은 단성면 어천, 점촌, 탑동, 운리 마을을 지난다.
경유지 : 어천-아침재(2km)-웅석봉 하부헬기장(3.2km)-점촌마을(6km)-탑동마을(1.5km)-운리마을(0.6km)
둘쨋날(2011. 10. 28)
▼어천마을의 아침이 밝았다. 밖을 나와보니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산촌마을을 감싸고 있다. 이런 날은 낮에 날씨가 따뜻하겠다고 민박집 할머니가 말한다.
▼잠꾸러기 '짬송'도 06:00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졸려 죽겠지?" 조설모의 놀림 반 위로 반.
06:30에 아침밥을 먹기로 했으니 지눔인들 안 일어날 도리없지.
▼아침밥 든든히 먹고, 모닝커피까지 얻어 마시고, 신발끈 조여매며 출발 준비를 한다.
▼난생 처음 서울 아가씨들(?)에게 에워싸인 쥔장은 아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
▼민박집 내외를 모시고 기념 촬영. 엔젤은 왜 많은 자리 놔두고 저 사이에 서있지? ㅋㅋ 결혼식 하객도 아니고.
▼07:35. 어천마을을 출발.
▼아침 공기가 상큼하다.
▼콧속으로 들여마시는 지리산 아침 공기가 향긋하다 못해 달다.
▼길 아래로 펼쳐지는 계곡의 경치가 절경이다.
▼아침 안개속을 뚫고 아침재로 향한다.
▼밤새 그토록 대화를 나누고도 부족한 모양, 걸으면서 수다는 계속 이어진다.
▼숨 좀 돌리고....
▼아침재 통과(08:10)
▼웅석봉 방향으로 향한다.
▼흙길이라 좋다.
▼웅석사 옆을 지나....
▼들꽃이 반겨준다.
▼걷가보면 가끔은 이렇게 혼자서 걷고 싶을때가 있다. 내 이해하지....
이때가 사색의 시간이다.
▼자꾸 뒤로 처지는 완주는 발에 물집이 잡혀서다. 아아, 물집! 난 안다. 물집의 고통을...
국토종주때 물집땜시 내 얼마나 고통을 받았던가.
▼계곡을 만나 잠시 쉬었다가....
▼웅석봉 하부 헬기장으로 가는 완만한 임도가 있는데도 리본만 보고 그만 길이 헷갈려 가파른 웅석봉 등산로로 들어섰다.
1시간 여를 '알바'했지만 지름길이다.
▼가뿐숨을 돌리며 내려다 본 어천마을은 운해에 가렸다.
▼웅석봉 하부 헬기장 도착.
▼정자에서 쉬고...
▼탑동마을과 청계리로 내려가는 임도가 이어진다.
▼그래, 모름지기 걷기좋은 둘레길이란 이래야 하느니!
▼단풍도 절경이로고...
▼객지에 나오면 체력 유지를 위해 간식은 자주 먹어야 혀..
▼아, 문제가 생겼다. 연달래의 등산화 밑창이 떨어져서 너덜거린다. 이런 불편은 경험해 본 자는 알지. 임시방편으로 칡넝쿨로 동여맨다.
▼완주와 소나무님은 도란도란.....
▼탑동마을을 지난다.
▼정겨운 돌담길
▼단속사지 동.서 3층 석탑. 단속사지의 법당자리 앞에 동.서로 세워졌던 통일신라시대의 쌍탑이다.
▼다물평생교육원.
▼막내 소나무님은 컨디션이 별로라 오늘은 이곳까지만 걷기로 한다. 차량편으로 사리마을 민박집(조미원)에 미리 가 있기로 하고, 연달래의 밑창 떨어진 등산화와 서로 바꿔 신는다.
▼7코스 종착점 운리마을 도착(12:16)
▼농사일에 바쁜 마을엔 사람 그림자 구경하기 힘들다.
▼배꼽시계가 꼬르륵 거리는 점심 시간인데 주변엔 식당도 안 보인다. 하는수 없이 구멍가게에 들린다. "컵라면 이라도 먹을 수 있나요?"
▼배고픈 캡, "언능 먹자구!"
▼시장이 반찬이라, 김치까지 얻어서 먹는 컵라면 맛이 아주 쥑인다.
<8코스로 계속>
첫댓글 선배님들! 참 대단 하십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재미있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행운. 때맞춰 돌아온 주인 내외 때문에 귀하게 먹은 컵라면, 등산화 밑창이 너덜해진 연달래와 소나무의 신발 바꿔신기와 장날 새로 신발사기, 그리고 둘레길 끋내자마자 내린 찔끔비. 우리 모두 복받은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