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산행ㅣ원주·횡성 치악산] 눈꽃 만날 확률 높은‘전설의 산’

[김승국]

원주와 횡성을 가르며 남북으로 뻗은 치악산(雉岳山·1,288m)은 전설의 산이다. 산 이름부터 그렇다. 붉은 단풍이 아름다워 붉을 적(赤) 자를 이름으로 썼던 ‘적악산’은 ‘선비의 은혜를 입은 꿩이 머리가 깨져나가도록 종을 울려 뱀에 감긴 선비를 살려냈다’는 꿩의 보은설화가 생겨난 뒤 꿩 치(雉) 자로 이름을 바꾸었다. 구룡사, 국향사, 배너미재, 쥐너미재 등의 산 안의 절과 고갯마루들에도 그럴듯한 전설이 전하고, 그래서인지 치악산 상봉 비로봉(毘盧峰) 정상에 선 3기의 돌탑에도 전설 같은 얘기가 들린다.

이렇듯 ‘전설의 산’ 치악은 강원도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겨울의 산’으로 꼽힌다. 계절적으로 설악산, 소백산, 한라산 등과 더불어 설경이 특히 아름다운 눈꽃 명산이자 눈이 많은 겨울 심산으로 이름 높다. 특히 남북으로 뻗은 주능선이 겨울 북서풍을 그대로 맞기 때문에 거의 매일 아침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 별천지를 연상케 할 만큼 눈꽃 화려한 황골 계곡을 오르는 등산인들.

조망 좋은 사다리병창 코스가 최고의 인기 끌어
치악산 산행 코스는 주능선 코스 외에 동서로 여러 가닥 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구룡사 기점 사다리병창 코스. 사다리병창이란 ‘사다리처럼 가파른 절벽길’이란 의미를 지녔음에도 치악산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계곡과 사찰을 거친 다음, 조망이 뛰어나면서도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따라 일망무제의 조망을 자랑하는 최정상 비로봉으로 오르는 산길이라는 점 때문에 인기가 높다. 

사다리병창길로 정상에 올랐을 경우 하산은 대개 계곡길을 따른다. 구룡사 입구에서 출발해 사다리병창~계곡길을 잇는 산행은 구룡사 입구 매표소에서 세렴폭포 1시간, 사다리병창 등행 3시간, 중식 1시간, 계곡길 하산 2시간, 세렴폭포~매표소 1시간 등 총 8시간은 잡아야 한다. 사다리병창 길 초입인 세렴통제소에서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오후 1시부터 비로봉을 향한 산행을 통제한다.

황골 코스는 원주시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비로봉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다. 황골탐방지원센터(원주시 소초면 흥양리)에서 비로봉 정상까지는 약 4.1km이지만, 버스정류장에서 황골탐방지원센터까지 1.5km가 더해지기 때문에 산행 길이는 5.5km에 이른다. 편도 약 3시간, 왕복 5시간. 구룡사 문화재관람료를 아끼기 위해 황골 코스로 비로봉 정상에 오른 다음 구룡사로 내려서는 등산객도 많이 있다.

구룡사나 황골 코스가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다면, 남대봉에서 비로봉까지 잇는 능선 종주 코스는 도전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성남탐방안내소(혹은 금대분소)~남대봉 약 2시간(2시간30분), 남대봉~비로봉 약 4시간, 비로봉~구룡매표소 약 3시간을 합치면 눈길이 잘 뚫린 상황일지라도 10시간 이상 걸린다. 산행 중 시간이 모자라거나 체력이 떨어지면 곧은치나 입석대 갈림목에서 원주시내 방면으로 하산하도록 한다. 대개 1시간이면 사찰이나 입구까지 내려설 수 있다. 치악산 능선은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으니 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나서야 한다.

2월 15일(적설량이 많을 경우 3월 초)부터 시작되는 치악산국립공원 봄철 산불예방기간 중 개방 등산로는 구룡사 기점 사다리병창 코스와 계곡 코스, 황골 코스 그리고 성남탐방지원센터 기점 상원사~남대봉 코스 모두 네 가닥이다.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는 주차료를 받는다. 중소형 승용차 기준 1일 최고 6,000원. 치악산국립공원 산행 문의 구룡탐방지원센터(본소) 732-5231, 황골탐방지원센터  732-2780, 성남탐방지원센터 762-5695. 

▲ 하늘을 날아오르는 새가 된 듯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지는 비로봉 정상.

교통 구룡사 입구 주차장에서 원주행(원주역 경유) 41번 시내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40분, 1,200원.

황골 입구는 원주역 앞 A도로 원주역 버스정류장에서 1일 8회(08:00 10:00 11:50 13:40 15:40 17:40 19:25 21:10) 운행하는 82번 시내버스 이용. 1,200원. 문의 동신운수 033-738-9000.

원주역 앞 버스정류소나 중앙시장 버스정류소에서 20, 21, 23, 25번 태창운수 또는 동신운수 시내버스 이용. 약 30분, 1,200원. 문의 태창운수 033-734-9680.
성남에서 원주시내 방면 시내버스는 08:20, 10:20, 13:50, 16:50, 20:00 출발한다.

서울→원주 청량리역에서 1일(06:10~23:00) 16회 운행하는 원주 경유 무궁화호 이용. 1시간20분~1시간30분, 요금 6,300원.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 영동선(06:00~22:40 수시 운행, 1688-4700,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06:10~21:30 74회 운행, 1688-5979, www.ti21.co.kr), 인천버스종합터미널(06:15~20:30 24회 운행, 032-430-7114),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08:01~18:35 24회 운행, 1577-2259), 청주여객터미널(07:40~19:20 16회 운행, 1688-4321),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07:00~20:00 11회 운행, 1688-9969), 대구북부시외버스터미널(07~00~19:00 15회 운행, 1666-1851)에서 원주행 노선버스가 다닌다.

숙박(지역번호 033) 구룡사 입구에 펜션, 민박 등 다양한 숙박업소가 있다. 금대분소 입구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인 치악산자연휴양림에는 4인용, 10인용 산막과 6인용 황토방 등이 조성돼 있다. 문의 762-8288, 홈페이지 www.chiakforest.com. 구룡사 입구와 금대분소 부근에 야영장이 있다. 1박 1인당 1,600원, 주차료 승용차 4,000원.

영동고속도로 새말 IC 들머리 부근의 네덜란드 꿩만두(342-7888)는 겨울철 별미인 꿩만두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다. 전원막국수(342-5747)와 한일막국수(342-6036)는 막국수로 명성이 높다. 황골 입구 삼거리에서 도로를 따라 500m쯤 내려서면 두부전문 식당이 여러 곳 있다. 고향집(731-9911), 황골집(732-8359). 황골은 전통엿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황골전통엿 (732-8365), 심씨네 황골엿집(732-4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