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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칼럼 스크랩 동학혁명기념일 제정-상생의 지혜 필요할 때
언제나축제 추천 0 조회 20 13.06.19 14:3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삶의 향기] 동학혁명기념일 제정-상생의 지혜 필요할 때
2012년 06월 28일 (목) 권희창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나의 학습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自由여.

6월 이맘때가 되면 불현듯 떠오르는 뽈 엘뤼아르(Paul Eluard)의 ‘자유(La Libert?)’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1974년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이 시는 그 당시 시대 상황과 맞물리면서 국내 문단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로 시작되는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이시영의 ‘깃발’, 김남주의 ‘진혼가2’ 등을 포함한 적잖은 시가 엘뤼아르의 시로부터 영감을 받아 쓴 시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이 시의 제목인 ‘자유’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가장 보편적인 가치이다. 아니, 유사 이래 모든 지역 모든 공동체를 막론하고 인류가 가장 치열하게 얻고자 했던 정신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

6월 타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화물연대 노동자들, 건설노조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것 역시 넓게는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려는 노력이 아닌가.


세계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프랑스 대혁명은 분명 절대군주제의 권위를 해체하고 개인의 자유를 강화한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그렇지만 우리지역에서 촉발된 동학농민혁명은 독일의 농민전쟁, 중국의 태평천국혁명과 함께 인류보편적인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자랑스런 민중혁명이다.


 

 

그간 정부와 전라북도는 동학농민혁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건립하여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고 동학농민혁명이 표방하고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해오고 있다.


또한 2004년 3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하 기념재단)이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도 특별법에 의한 결과다. 사실 기념재단이 유력한 입지 후보인 서울 대신 우리지역에 설립된 것은 전북이 전국 7개 지회(支會) 가운데 한 곳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성과는 매우 크다.



더군다나 정부가 지원하는 기념재단이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관리운영하고 전북도와 정읍시가 소유권을 갖는 것으로 결정되어 동학농민혁명기념 및 추진사업, 자료의 수집·관리·전시·교류사업 등과 같은 많은 사업을 펼치게 되어 매우 다행한 일이다.

기념재단이 유치될 수 있었던 것은 동학농민혁명이 도내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무려 77곳이나 되는 관련 유적지가 산재해 있는 등 동학농민혁명 역사에 있어 우리지역이 갖는 비중 때문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기념재단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지자체와 동학 관련 단체가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동학농민혁명기념관과 기념재단이 우리지역에 자리 잡았고 관련된 선양사업을 펼치고 있어 그간 도내 일부 지역에서만 이루어졌던 각종 기념사업이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되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아 있다.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념일 제정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동학혁명기념사업회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걸친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최근에는 기념재단이 여론조사를 통해 기념일을 제정하려 하고 있지만 관련 단체들이 여론조사에 반발하고 있어 기념일 제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동학농민혁명은 통일과 민족화해의 길, 상생과 공존, 생명존중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우리의 역사적 자산이다. 동학농민혁명이 주는 상생의 의미를 잘 살려 기념일 제정이 지혜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조심스럽지만 황토현전승일(음 4월7일)과 무장기포일(음 4월 25일)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기간을 잡아 기념의 달로 정하거나 두 지역을 교차하며 지키는 순환기념일을 대안으로 제시해 본다.

 

<사진: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 

* 위 글은 필자의 <새전북신문> 칼럼에 사진을 첨가하여 수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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