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몰렸다고 판단한 탓인가. 한기총이 막가는 모습을 보이며 홍재철 목사의 연임 길을 열어주는 정관개정안을 임시총회에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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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회의 진행에 반대하는 대의원이 항의 발언을 하러 나서자 홍재철 목사 지지 대의원들이 마이크를 잡지 못하게 막고 있다. |
예장합동 비난 수위 한층 높여 30여분 신상발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26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제24-1차 임시총회를 열었다. 지난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된 정관개정안 처리를 위해서다.
71개 교단 및 단체 중 63개가, 341명의 대의원 중 위임 7명 포함 2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회의는 홍재철 대표회장의, 홍재철 대표회장에 의한, 홍재철 대표회장을 위한 회의로 진행됐다.
홍재철 목사는 회의 진행에 앞서 30분 이상을 자신의 신상발언에 할애했다. 발언의 대부분이 류광수 목사 및 박윤식 목사 이단 해제에 대한 배경 설명은 물론, 한기총을 탈퇴한 예장 합동 비난 등 지난 19일 예장합동 탈퇴 선언 시 발표했던 내용이었다. (관련 기사 보기)
단 “안명환 총회장은 ‘박윤식과 류광수는 이단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정준모 전 총회장의 스캔들이 났을 때 더럽고 창피해서, 정준모를 박살내겠다고 했는데 길 목사가 막았다”는 등 예장합동에 대한 수위는 더욱 높았다.
이어 홍 목사는 “(대표회장에) 한 번 더 나와서 아무도 못한 일, 개혁을 하고 떠나겠으니 정관개정, 여러분 마음대로 하라”면서 회의 진행을 시작했다.
최소 26명 이상 반대 표시에도 “반대 6명”으로 발표
개회 선언, 회순 채택, 경과 및 사업보고 통과 후 이어진 안건 토의 시간에 홍 목사는 정관개정안을 그대로 받자는 동의와 재청이 있자, 반대자는 손을 들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김용도 목사가 개의안 유무를 물어야 한다며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그러나 홍재철 목사는 “정관개정안은 이미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쳤기에 토론은 불가하하고 총회에서는 가부만 묻겠다”며 더 이상의 발언 및 타 대의원의 발언권을 허용하지 않은 채 반대하는 사람은 일어날 것을 요청했다.
최근 한기총의 모든 공직 사퇴를 선언한 길자연 목사가 발언권을 요청하는 가운데, 반대하는 대의원들이 일부 기립했다. 이에 홍 목사는 9명까지 헤아렸으나 장내가 어지럽자 그만 두고 장내를 정리에 나섰다. 그럼에도 계속 발언권을 요청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홍 목사는 더 이상 발언권을 허락치 않았다.
장내가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홍 목사는 찬성 대의원의 기립을 요청했고, 이에 찬성 대의원들은 기립했다. 한기총 직원들을 통해 수를 헤아려 보고 받은 홍 목사는 “찬성 205, 반대 6으로 통과됐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여기저기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일부 대의원들이 폐회를 동의해 폐회가 선언됐다.
하지만 홍재철 목사가 공표한 표결 결과는 명백히 허위였다. 기자가 현장에서 봤을 때도 앉아 있었던 대의원 수가 6명보다는 많음이 쉽게 확인됐을 뿐 아니라, 사진을 확인해 본 결과 기자석이 2층에 위치해서 총대석 전체를 찍을 수 없었음에도 일어서지 않은 대의원은 26명이나 됐다. (아래 사진 참조, '+'를 클릭하면 큰 사진을 볼 수 있다.)
폐회 후 길자연 목사와 김용도 목사 등은 이들은 정관개정에 반대했다는 의사표시를 서명으로 남기기로 하고 서명 작업에 들어갔고, 그 결과 26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과연 이러한 절차상의 명백한 하자로 인해 서회법서 이 문제를 놓고 다투게 될 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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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립하지 않음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대의원이 최소 26명 이상임을 보여주는 사진.(2층에서 촬영한 관계로 사진 하단부 뒤쪽의 대의원 상황은 산진에 담기지 않았음에도 O표시 수가 26명임을 알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