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내국인 카지노 논란
6800억 투자 의향서 플린社, 전남도에 “허가 도와달라”
전남도, 호텔·테마파크 등 ‘관광 위락시설 집중’ 설득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에 투자의사를 밝혔던 미국 플린사가 ‘내국인 카지노’ 설치를 원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플린사는 지난 2016년 오시아노 관광단지에 5억500만 달러(6800억원)를 투자해 호텔, 카지노 등을 세우겠다는 의향서를 전남도에 전달했지만 ‘내국인’이라 특정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앞으로 사업계획에 국가적으로 제한되는 ‘내국인 카지노’가 공식 포함될 경우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투자유치는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1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플린사는 지난 4월3일 필라델피아 본사에서 윤병태 전남도 정무부지사와 면담을 갖고 플린사가 오시아노 관광단지에 내국인 카지노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전남도가 도와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507만3000㎡ 면적에 1조1809억원(공공 3503억원·민자 8306억원)을 투입해 호텔, 해수욕장, 골프장, 기타 상업시설 등 관광단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자리한 채 20년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내국인 카지노는 국가적으로 제한되는 산업이다. 현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 한곳으로 도박 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해 또 다른 지역에서 내국인 카지노 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국인 출입만 가능한 외국인 카지노 유치도 부정기적 공모사업으로 한정돼 어렵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플린사는 경마장, 카지노 산업으로 낙후된 필라델피아 산업단지를 활성화했다는 경험을 앞세워 내국인 카지노로 벌어들인 수익 상당 부분을 전남에 재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플린사는 내국인 카지노 허가만 받는다면 지지부진한 협상을 끝내고 곧바로 투자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내국인 카지노는 어렵고 호텔과 테마파크에 집중한 투자유치로 유도하고 있다. 플린사 본사에서 가진 면담에서도 내국인 카지노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무안공항 활성화, 남해안 철도 전철화, 새천년대교 개통 등 주변 지역과 교통여건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나아진 만큼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득했다. 전남도는 향후 사업계획도 내국인 카지노에서 관광 위락시설에 집중하길 원한다.
내국인 카지노를 향한 관심은 플린사 뿐만은 아니다. 싱가포르 국적의 모 그룹도 전남지역에 내국인 카지노를 설치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내국인 카지노는 수익성 때문에 사업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지만 국가적으로 제한된다”며 “과거에 비해 KTX, 무안공항, 남해안 철도 등 관광 인프라가 나아진 점을 제시하면서 호텔이나 테마파크 투자로도 충분히 수익이 있다는 점을 플린사에 전했다”고 말했다.
플린사가 오시아노 관광단지 부지를 매수해 투자하려면 한국관광공사와 협상을 마쳐야 한다. 플린사는 협상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진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플린사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사업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종합검토해 협상하게 된다”며 “명확한 사업계획서가 접수되지 않아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긴 어렵지만 내국인 카지노가 실제로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