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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9월 11일 수요일. 20℃ 이하, 계곡은 서늘, 춥지 않다.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다. 여기는 다데스 계곡이다. 호텔 Auberge des Peupliers이다. 어제 밤에 달려 어두울 때 도착한 호텔이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없는 것이 아니고 웅장한 붉은 바위 절벽이 앞 뒤를 가로막고 있는 거친 계곡 사이에 호텔이다. 인터넷 사정은 여의치 않았지만, 식사도, 방도 괜찮았다. 아주 멀리 과거 속으로 온 느낌이다.
장소도 시간도! 숙소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간다. 날이 밝으면서 주변의 형태가 드러난다. 붉은 암벽 사이로 도로가 나있고 시냇물이 흐른다. 좀 더 걸어 올라가본다. 또 다른 호텔이 암벽에 붙어 지어져 있다.
암벽 위에 우뚝 솟은 기암이 보인다. 숙소 앞에 피자리아 레스토랑 건물은 아랍 풍으로 예쁘다. 아침식사도 제공해 준다. 빵과 펜케익, 치즈, 버터, 잼이 모여 있다. 주스와 커피와 더불어 재빨리 갖고 와 아침을 먹는다.
부지런 하지 않으면 나중에 없겠다. 암벽 위로 파란 하늘이 만들어진다. 날이 완전히 밝았다. 우리를 데리고 갈 투어차량을 기다리는데 좀처럼 오지 않는다. 아침 8시 20분에 차가 왔다. 무너진 성벽 마을을 지나간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계곡에는 집들이 지어져 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모스크도 보인다. 작은 봉우리 위에 지어진 성채는 무너지고 벽만 세월을 버티고 있다. '다데스 계곡'이다.
기묘한 바위들이 성채와 비슷하여 '천개의 성채 계곡'으로 불리는 곳이다. 하이 아틀라스에서 발원한 다데스 강이 수백 년 동안 깎아 만든 붉은 절벽과 독특한 바위들이 예술이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Monkey paw Valley 원숭이 발 바위다. 다데스 협곡의 첫 번째 뷰포인트는 일명 ‘원숭이 발가락’이라 불리는 독특한 바위다.
울퉁불퉁하고 둥글둥글한 모양이 마치 원숭이 발가락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특이하게 둥글둥글한 모양을 갖고 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전망대가 있는 곳에 차를 세웠다.
모로코 국기가 싱싱하게 펄럭이고 있다. 붉은 색은 국적과 독립을 상징하며, 역사적으로 왕의 권위를 나타내는 색이다. 녹색은 이슬람을 상징하며, 평화와 번영을 나타낸다고 한다.
모로코의 왕실과 관련이 깊은 색이란다. 중앙에 위치한 녹색 다섯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별은 "펜타그램"이라고 불린다.
이슬람의 다섯 기둥(신앙, 기도, 자선, 단식, 성지순례)을 상징하고 이 별은 또한 모로코의 역사적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사진에 광경을 넣으며 즐거워한다.
또 다시 달리다가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차를 세웠다. 올리브나무 숲이 커다란 습곡 아래 펼쳐져 있다. 습곡과 대조적으로 초록이다. 마을도 보인다.
꾸불꾸불한 마을을 벗어난다. 도심(Boumalne Dades)에 들어서니 차량들로 아주 복잡하다. 어제 내려준 손님들을 태운다. 럭셔리한 호텔에서도 손님을 태운다. 모두 다시 탑승한 것 같다.
차는 계속 달려간다. 동쪽으로 들판을 달린다. 직선 도로다. 주유소에 잠시 들린다. 주유소에는 모로코 국기와 스페인 국가가 같이 있다. 주유소 뒤편은 넓은 공터 사막 같다.
멀리 보이는 무너진 담장 밖에는 저수조 탑만 외롭게 들판을 지키고 있다. 기사 옆에 앉게 되었다. 차량운행 일지가 기록되는 CD판 종이 모형이 신기하다. 처음 보는 모양인데 정확한 사용처는 잘 모르겠다.
틴기르(Tinghir 탕헤르, 팅히르)마을에 선다. 모로코 남동부의 가장 중요한 관광 지역 중 하나다. Ouarzazate 시와 Errachidia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오아시스, 관광 지역 및 일부 지역의 역사적 기념물로 유명하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은광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가운 샘과 높은 산, 아름다운 지역이 많은 토드라 협곡(Todghi Gorges)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가이드가 토드라 협곡(Todghi Gorges)에서 흘러내리는 토트라 강에서 물을 이용하여 농사한다고 한다. 좁은 거리에는 높은 주거지가 늘어서 있으며 수세기 동안 남부 모로코 마을의 정통적인 분위기를 보존해 왔다.
골목길에는 장인의 물건들과 시장이 있다. 모로코의 건축 유산을 엿볼 수 있는 고대 카스바 마을이다. 진흙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은 높게 솟은 벽과 정교한 디자인으로, 한때 베르베르 족장의 부유한 가문들이 살았던 가옥이다.
가장 잘 보존된 카스바 중 하나는 18세기에 건설한 글라우이(Glaui) 카스바다. 한때 글라우이 가문의 권력 중심지였다. 그들은 이 지역에서 상당히 영향력을 행사했다.
방문객들에게 과거로 돌아가 한때 이곳에서 살았던 베르베르 엘리트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 상상하게 한다. 건물 내부는 종종 전통 모로코 디자인으로 장식되어있다.
화려한 타일 장식과 나무 조각이 눈길을 끈다. 몇몇 카스바는 팜 오아시스와 아틀라스 산맥을 포함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파노라마 뷰도 제공한다.
역사적 중요성뿐 만아니라 베르베르 사람들의 문화유산을 기억하게 한다. 그들이 얼마나 도전적인 환경 속에서도 번영한 공동체를 세웠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종려나무가 자라고 야자수와 올리브나무가 보이는 초록 벌판 옆에는 주거지도 있다. 주변은 거친 습곡지대인데 오아시스 강물이 흐르는 들판이다. 야자수와 나무가 울창한 것이 딴 세상처럼 보인다.
강바닥에는 야자수와 다른 작물들이 자란다. 켜켜이 쌓인 지층이 습곡으로 인해서 수직으로 되어 있다. 지질학자들이 좋아할 지형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들어가니 토드라 협곡이 있다. 차에서 내린다.
가이드 한 명이 따라 붙어서 우리를 안내해 간다. 토드라 협곡(Todra Valley)으로 이동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협곡의 웅장함에 놀랐다.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지만 정말 엄청 높아서 한참을 올려다 봐야했다.
2억만년 전에 생긴 모로코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곳이다. 토드라 협곡은 모로코에서 가장 놀라운 자연 경관 중 하나로, 하이 아틀라스 산맥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협곡 절벽은 양쪽으로 높이가 최대 400m에 달하는 솟아오른 암벽이 있는 웅장한 협곡이다. 이 협곡은 토드라 강에 의해 조각되어 산을 가로지르는 좁은 통로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하이커, 등반가, 자연 애호가의 천국이 되었단다. 협곡에서 가장 극적인 구간은 약 600m에 걸쳐 펼쳐져 있으며 절벽 사이의 거리는 단 10m정도다.
우뚝 솟은 암벽을 걸으면 숨이 멎을 듯하고 거의 초현실적인 경험을 한다. 하루 종일 빛이 바뀌어 아름다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바위의 붉은색과 주황색 색조가 강조된다.
이로 인해 사진을 찍고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을 감상하기에 완벽한 장소다. 협곡은 우뚝 솟은 절벽, 수정처럼 맑은 강, 무성한 야자수 숲으로 방문객에게 숨 막힐 듯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맑은 물이 자갈과 함께 풍성하다. 화려한 여성 복장을 파는 노점상이 눈을 즐겁게 한다. 암벽아래는 호텔도 있다. 주민들은 여기에서 먹을 식수를 받아간다.
계곡을 다 돌아보고 우리는 가이드를 따라 다데스 협곡 바로 앞에 있는 성채 마을, 고대 베르베르 마을로 이끌려 간다. 우리 버스 기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토드라 협곡으로 가는 길에 야자수가 우거진 골짜기를 끼고 있는 성채마을이다. 강에서 빨래하는 아낙들이 보인다. 물이 흐르는 강이 우리가 가는 토드라 협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다. 주거지로 들어선다.
우리에 있던 양들이 우리를 쳐다본다. 밭에는 재배하고 있는 농산물들로 가득하다. 옥수수, 케일, 콩밭이다. 널빤지 다리를 통해 강을 건넌다. 마을 어귀에는 당나귀들이 마른 옥수수수 대를 먹고 있다.
목재와 흙벽돌로 지어진 성채 마을에 들어서니 좁은 골목으로 어둡다. 견고한 대문은 철 대문이다. 주거지 공간 안으로 천장이 뚫려있다. 파란 하늘이 보인다. 골목길 끝에는 모스크도 나온다.
카펫 가게로 안내되어 들어가니 상인이 민트차를 준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양털을 감는 여인과 함께 참 재미없게 카페트를 설명한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보여주며 사라고 하는데, 구매하는 이가 하나도 없다.
우리는 큰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엄청 넓은 식당에 관광객이 가득 찼다. 아내는 닭고기 타진, 나는 꼬치구이를 주문했다.
식당 점원은 용케도 사람을 구분해 정확히 요리를 갖고 온다 빵과 샐러드와 수프도 같이 나온다. 요리 값은 110디르함(16,500원)으로 조금 비싸 보이지만 맛이 아주 좋았다.
가이드 비를 50디르함(7,500원) 헌납했다. 대기해 있던 차를 타고 틴기르 마을을 거쳐 나간다. 사막을 달린다. 메르조가 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모로코 여행의 하이라이트 사하라 사막 투어가 기다리고 있다.
메르주가(Merzouga)는 모로코의 동남쪽 거대한 사하라 사막이 시작되는 곳이다. 도로에는 모래가 반은 차지하고 있다. 마을에 도착하니 물이 고여 있어 지나갈 수 없다. 지난날에 비가 많이 왔단다.
사막에 비가 내리다니 신기하다. 동네 꼬마들이 다른 길을 안내해 준다. 마을을 빠져나와 사막으로 이어진다. 커다란 게이트가 나온다. HASSAN 400m라는 글씨가 보인다. 투어 건물 앞에 차는 멈추었다.
오후 5시 30분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넓은 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사막으로 들어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머리에 쓰는 두건, 의상과 스카프를 쓰고 있다.
가이드가 하나씩 두건을 씌워준다. 남자는 젤라바, 여자는 질레바를 입는다. 오후 6시 10분이 되어서야 우리는 낙타를 탄다. 늦은 시각이다. 배낭을 메고 낙타를 탄다. 사람이 타면 잘 훈련된 낙타는 벌떡 일어섰다.
뒤에 있는 낙타부터 사람이 타면 순서대로 차례차례 일어섰다. 좀 어색하다. 몽골에서는 쌍봉낙타를 편하게 탔는데 단봉낙타는 자세가 좀 불안하다.
사하라 사막의 입구, 메르주가는 모로코의 동남쪽 거대한 사하라 사막이 시작되는 곳이다. 사하라 사막 중심부에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으니, 사막의 초입에 텐트 숙소 같은 간단한 시설물을 설치해 놓고 여행자를 맞이한다.
말로만 듣던 사하라를 직접 가볼 수 있다니. 기대를 잔뜩 하고 일행과 줄을 맞추어 간다. 사막은 일 년 동안에 내리는 비의 양이 250mm 이하인 지역이면서 증발량도 많아 동물은 물론 식물도 살아가기 힘든 곳이다.
낮에는 구름 없이 맑은 날이 계속되어 뜨거운 햇빛 때문에 온도가 쉽게 섭씨 40℃를 넘어가며, 밤에는 반대로 쉽게 식어서 영하 가까이 내려간다. 사막은 크게 암석사막, 모래사막, 자갈사막으로 나눈다.
대개 사막 하면 끝없이 펼쳐진 모래를 떠올리지만 자갈로 이루어진 사막도 있다. 문제는 날씨다. 엄청난 모래 폭풍이 분다. 지난밤에는 폭우까지 쏟아졌단다.
흔들흔들 뒤뚱뒤뚱, 승차감은 별로지만 낙타가 움직이는 대로 몸을 맡겨야 한다. 엄청난 모래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귀로 모래가 파고 든다. 모자를 단단히 올려 쓴다.
귀를 막고 마스크도 했다. 눈만 내놓고 가는데 눈을 뜰 수가 없다. 시야도 흐리다. 사람들이 쓴 두건이 벗겨져 허공에 날린다. 비명소리도 들린다. 이렇게 한 시간을 간다고 한다.
중간 지점에서 내려 사막의 노을을 감상한다고 했는데 이미 해는 사라져버렸다. 30분 정도를 힘겹게 가다가 모두 내렸다. 더 이상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어렵단다. 낙타가 대단하다.
사막의 자연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동물 중 하나가 낙타다. 낙타의 다리는 길고 날씬하며 발바닥은 모래에 빠지지 않도록 넓적하고 뜨거운 모래에 견딜 수 있도록 발바닥 살이 두껍다.
기다란 속눈썹은 강한 햇빛과 모래를 막고, 귀 안쪽의 털은 모래가 들어가는 것을 막으며, 코에 달린 덮개는 자유롭게 여닫을 수 있어서 역시 모래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준다.
입술이 두꺼워 가시가 많은 사막 식물을 잘 먹을 수 있으며, 후각이 발달하여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는 냄새도 맡을 수 있단다.
낙타는 기온이 40℃가 되어도 땀을 흘리지 않으며, 바짝 마른 똥과 오줌을 싸면서 수분을 잃지 않는다. 코에서 나오는 수분은 코 밑에 있는 홈을 통해 입속으로 들어가 재활용되며 4~5일간 물을 마시지 않고 버틸 수 있다.
특히 낙타의 가장 큰 특징인 등의 혹에는 지방 이 저장되어 있어서 몇 달 동안 먹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단다. 몸속의 영양분이 부족하게 되면 혹에 저장되어 있던 지방이 신진대사 과정을 거쳐 양분과 물로 바뀐다고 한다.
낙타는 한 번에 70~100리터가 넘는 물을 마실 수 있다. 다른 동물들은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면 몸에 이상이 생겨 죽을 수도 있지만, 낙타는 몸속 구조가 특이하여 짧은 시간에 많은 물을 마셔도 몸에 이상이 없다.
낙타 공부 끝. 모래 폭풍 속에서 낙타는 앉았고 지프차가 와서 우리를 숙소까지 태워다 주었다. 덕분에 사막 지프도 타게 되었다. 9번 텐트에 일본 총각과 함께 들어갔다. 천막이 날아갈 것 같이 심하게 요동친다.
소리도 요한하다. 모래 바람에 사람도 날아가겠다. 어둡고 모래 폭풍 속에서도 저녁은 준다. 어떻게 요리해 왔는지 작은 창문을 통해 타진 요리가 들어온다. 모두 식당에 모여 흔들리는 어두운 조명 아래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전통공연도 취소되고 주의 사항과 내일 아침 있을 투어 안내만 듣고 숙소로 돌아왔다. 계속되는 모래 바람이 대단하다. 텐트를 날려버릴 것 같다. 모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단단히 잠근다.
후레쉬를 들고 화장실을 다녀온다. 샤워장도 있지만 샤워할 환경이 안 된다. 기온이 떨어져 단단히 옷을 입고 자리에 누워 심하게 흔들리는 전구와 텐트를 걱정한다. 예상하지 못한 사하라의 심술이다.
몽골과 인도, 남미에서 사막을 체험했지만 모두 아름답고 좋은 기억만 있었다. 또 다른 사막, 지구 온난화에 따른, 변해가는 사막의 모습을 보면서 잠을 청한다.
*9월 11일 경비 – 점심 타진 220, 가이드비 50. 계 40,500원. 누계2,415,000원. *모로코 1디르함=1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