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숲의 행복한 기운 듬뿍받은
해피엔딩~
계획은 무박으로 황철봉 구간을 걸어야 하나 기상 체크 후 안전한 단목령~쇠나드리 숲에 들기로 한다. 유연한 대처에 호응해주신다. 황철봉 구간을 구름 잔뜩 낀 날에 비바람 맞으며 지날 수는 없다. ㅎ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면서 백두대간 표지석은 왜 만들어놓은거야? 그것도 주차장 옆에. 약올리는것도 아니고.
단목령 들머리만 잘 통과하면 되는데...휴~ 쉽지않네~
쫒기 듯 쇠나드리로 이동. 북진을 해서라도 걸어야 한다. 방태3교에서 작은미아치골로 올라 대간에 접속하니 안도감에 허기가 밀려온다.
작은미아치골 도착. 이제부터 대간 길~ 오늘은 북쪽으로.
너른 공간이라 23기 대식구가 다 같이 식사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에고, 밥 먹고 나니 12시다.
조침령까지 4.8키로, 다시 단목령까지 9.8키로, 합 15키로를 식사 후에 걷는다. 만만치 않겠다.
식사 하면서 주변을 보니 숲이 아주 멋지다. 어느새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웃음꽃이 핀다.
경쾌하게 1차 목표 조침령을 향해 북진 출발. 남서쪽은 방태산, 북서쪽은 곰배령 점봉산, 북쪽은 설악산...동쪽은 양양, 남동쪽은 약수산과 응봉산, 남쪽은 갈전곡봉과 오대산~ 이들이 우리의 걸음을 호위하며 응원한다. 멋진 산들사이 울창한 대간 길을 걷는 나를 머리로 그려본다.
숲은 너무도 건강하다. 다양한 식물들이 계속해서 우리를 반기고, 구름과 선선한 바람은 여름 산행의 더위를 날려주며, 이정목은 친절하게 우리의 위치를 알려준다.
잠깐 열린 공간에서 구룡령과 약수산 방향 산그리메를 감상한다.우측 갈전곡봉이 우람하다.
쇠나드리. 양양의 소금장수들이 소 등에 짐을 싣고 넘나들어 쇠나드리란다. 조침령 2.6키로. 숲은 숙은노루오줌과 꿩의다리 꽃으로 화려하다.
숲이 주는 선물 가득 받으니 걸음이 가볍다. 어느덧 산죽나무, 미역줄나무, 조록싸리 군락도 지나고, 고추나무 열매가 진짜 바지처럼 생긴 것을 확인하며 신기해한다.
임도를 만나 우측 조침령을 향해 춤추듯 나아간다. 처음에는 새벽 어둠을 뚫고 북으로 갔었고, 두번째는 비구름 속을 지나 이곳에서 하산했었다. 오늘은 온전히 숲을 느끼며 지나와 북쪽으로 간다~
드디어 너무 높아 새도 한번에 넘지 못하고 한숨자야 넘을 수 있다는 조침령이다. 그래서 얼마나 높은지 고도를 찾아봤다. 770미터. 높기는 높네. 백두에서 지리의 중간 쯤이라고...
이제 이정목은 단목령 9.8키로를 보여준다. 어쩌면 유일할것 같은 조망처를 향해 고~
조침령에서 100m 올라서면 조망 데크가 있다. 중앙은 조봉, 저 뒤로는 응복산. 오대산은 나뭇가지에 가렸다. 산 이름이 자신이 없다. 단지 방향만 가늠하며 조망을 즐긴다.
더이상 조망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시한 번 동남쪽으로 조망이 열렸다. 943봉 50m 전. 그곳에 한참을 머문다. 영덕호 건너는 정족산 줄기. 조봉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 오대산도 가늠해본다. 동해바다도 보이고 구불구불 국도는 구룡령과 연결된다.
숲은 여러 모습으로 힐링이 되어주고.
흙길을 딛으며 느껴지는 푹신함, 새소리 바람소리 가득한 싱그러움, 초록초록한 나무와 꽃들의 어울림...
숲을 가득 채우는 웃음소리~
초롱꽃과 당조팝나무, 박새, 금마타리 꽃길을 따라 길게 내려서니 북암령이다.
당연히 안보이겠지만 한계령풀을 찾아본다. 대신 우산나물 군락에는 분홍꽃들이 피어나고...
북쪽을 향하던 대간 길이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점봉산과 가까워지고 있다 .
이제 몇번의 오르내림을 하면 단목령이다. 단목령에 가까워지니 좌측에서 계곡 물 소리가 들린다. 대간하면서 접속구간에서만 계곡을 보았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대간 바로 옆으로 물길이 흐르고, 계곡으로 가는 계단도 놓여 있다.
단목령 도착. 23기 대원들이 모두 후미를 기다리며 날머리 상황을 체크 중이다. 이곳부터 국립공원 구역이다. 점봉산에서 내려올 울타리를 확인하고 곰배령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을 확인한다.
긴장된 마음으로 하산 시작.
한번 더 모여 후미를 기다리며 사진도 찍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해피엔딩이다. 방태산과 가칠봉 곰배령을 옆으로 두고 약수산 오대산과 멀어지며 점봉산에 가까이 왔다. 울창한 대간 숲을 거닐며 싱그런 기운 듬뿍 받으니 오늘도 감사한 날이다~^^
첫댓글 비가 오거나 풀에 젖거나 할까 봐 걱정했는데 날씨도 좋고 코스도 무난해서 잘 마무리 하신것 같군요.
근데 내 사진이 없군요. 이를 어쩌나. . .
그동안 사진 실력을 공개 안 하더니 작품 같은 멋진 경치를 혼자만 보려고 그랬군.
제가 찍은 사진과 다른 대원들이 카톡방에 올리신 사진을 모았습니다. ㅎ
그래서 게시판이 23기후기방이 아니라 23기갤러리 에요^^
다음엔 빠지기 없기요~
바쁜 시간들 속에서도 산행기 잊지않고 써주신 장대장님 감사합니다^^
대간길 녹록치 않다고 심곡님이 누누이 말씀 하셨는데 진심으로 와 닿음요
그래도 산길이 너무 너무 좋아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꼴뜽도 안해서 더 좋았구요
다음엔 고기를 세번 먹고 가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다음 대간길도 잔뜩 기대합니다
아!
제 멀미때문에 항상 자리 양보해주시는 총무님께도 감사드려욤^^
장대장님 산행기를 읽으니 그때는 맘 졸였는데 지나고 보니 그리운 추억이네요 산 그리매 실력도 일취월장인데 난 뭐했나하는 아쉬움도 살짝 듭니다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대원들과 아직 진하지않은 연초록 풀들 사이로 천상의길을 걸었고
우리들의 얼굴도 보이니
완전 우리꺼란 생각들며
행복해집니다
산행 잘이끌어주시는 대장님
산행기까지~
행복바이러스 전파해 주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