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이 내 탓이로소이다” ∽ It's all my fault.
글: 마오 전금주
맹자는“인(仁)이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활을 쏘는 사람은 자신을 바르게 한 후에 쏘아야 한다. 쏘았는데도 적중하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상대방을 탓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해야 한다.‘라고 말하였고, 또한“군자(君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小仁)은 허물을 남에게서 찾는다”라고도 말하였습니다.
그가 한 말에 반구저기(反求諸己)란 말도 있습니다.“행하여도 얻지 못하거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할 것이니, 자신의 몸이 바르면 천하가 돌아올 것이다.”란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을 이기려면 반드시 먼저 자신을 이겨야 하고, 다른 사람을 평하려면 반드시 먼저 자신을 평해야 하며, 다른 사람을 알려면 반드시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말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을 비판하려면 모름지기 자기를 먼저 돌아보라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사의 많은 좋지 않은 일들이 입안의 세치 혀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남을 비난하면 자기의 인격이 손상될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언젠가 자기를 욕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쏜 화살이 나중에 다시 나를 향하여 돌아옵니다.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남을 평가하며 비판하기는 쉽고 재미있다고 하지만, 남을 평가할 시간에 내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더 되돌아보며 개선해 보려고 애쓴다면 오히려 자신의 삶에 더 큰 변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자신만의 오만이 가득한 잣대로 남을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타산지석(他山之石)의 마음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들은 자기 자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남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타인을 판단하고 헤아리고자 한다면, 먼저 스스로를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남을 해롭게 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롭게 하는 것으로 다가옵니다. 입술과 혀에 피가 묻힌 채 다른 사람을 향하여 말을 하면 말과 함께 피도 같이 따라갑니다. 자기의 입이 더러운지 깨끗한 지 살펴보고 상대방에게 말을 하고 상대방을 판단해야 합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멀어져가거나 떠나갔다. 왜 나에게서 떠난 것일까?‘나쁜 사람이야, 나를 그토록 사랑하겠다고 맹세한 그 사람이 날 배신하고 떠나다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떠난 것이 순전히 그 사람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에게 소홀히 한 일은 없는가, 내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정을 진정으로 그에게 주었는가, 늘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그를 위해 내가 희생하였는가 등은 전혀 가슴 속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떠난 사람 그만의 탓이고 책임입니다.
천주교의 고백의 기도에“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란 말이 있습니다. '너는 형제의 눈 속에 든 티는 보면서 어째서 제 눈 속에 들어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장 3절)라고 한 그리스도의 말처럼 자신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남의 잘못만을 비난하는 사회분위기를 앞장서서 반성하자는 사회신뢰회복운동의 일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호응한 기도문이었습니다. 다시는‘잘되면 내 탓, 잘못 되면 조상 탓’과 같은 말들이 우리 주변에서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오히려‘잘 되면 당신 탓, 못 되면 내 탓’이라는 말만 여기저기서 들려야 합니다.
요즈음 사회가 조용할 날이 없을 만큼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사회에 만연된‘네 탓’으로 돌리는 풍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우리 모두가 느끼고 알고 있듯이 사회 신뢰의 바탕이 되고 또 앞장 서야 할 정치인들이 어떤 일이 잘못되면‘네 탓’타령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제일 한심한 것이 자기들은 준비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무슨 사고가 나면 자기 책임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단언하고 욕하며 상대방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잘되면 내가 잘한 것이고, 잘못된 것은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현상입니까!
대통령이 자신의 미숙한 국정운영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언제나 야당을 원망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라에 무슨 큰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장관들도 그를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새만금 간척지 넓은 공터에서 열린 세계잼보리대회에서도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컨트롤 타워도 없이 책임자가 여럿 있으니 서로 미루다가 일이 잘못 되니 서로 네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합니다. 전혀 내 탓이 아닙니다. 새 정부를 인수한 지 일 년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모든 잘못된 일은 전 정부 탓으로만 돌리고 내 탓은 없습니다. 새 정부가 왜 필요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책임질 줄 모르고 세 치 혀로 그들보다 더 현명한 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우롱하고 있습니다. 책임질 줄 아는 공무원이 몇 명이나 있는지 다섯 손가락으로도 셀 수조차 없습니다.
용산 이태원 사고나 오송 지하차도 매몰사고 등에서 보고 알 수 있듯이 그렇게 국민생활과 안전에 무관심하다가 큰 사고를 당하여 아까운 국민의 생명이 많이 희생되었는데도 누구 하나 제대로 사과하는 사람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마 이것은 그 모든 사고들이 난 것은 그들의 탓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그 심보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들의 생활이 더 피폐해지고 나라가 더 후진의 내리막길로 가기 전에 모든 국민이 다 같이 사회신뢰회복 운동에 다시 참여해야 합니다. 남의 탓이 아닌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며 자신의 천직에 전력하는 것이 조국에 봉사하고 애국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합니다. 자, 다 같이 한번 가슴을 치면서 크게 외쳐 봅시다.“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라고 말입니다. ---시사포스트(202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