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산행후기
오늘은 비가 출발전까지 내렸습니다.
기왕 나왔으니 취소하기보다는 안전을 고려하여 인근 송파둘레길 21km로 급변경했습니다. 온통세상이 초록인 빗길을 호젓하게 걷을수 있어 좋았습니다. 잠시라도 바쁜 일상속에서 벗어나는 시간입니다.
어디에서 출발할까 잠시 머뭇거렸지만 21km 송파둘레길은 한강. 탄천.장지천. 성내천으로 어차피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순환코스이기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비오는 한강을 먼저 보고 싶어 반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습니다.
둔촌사거리 한체대옆 성내천을 따라 한강방향 으로 걸어나갔습니다.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라일락인가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아카시아 였네요. 머리속까지 상큼해지는 느낌입니다.
숨한번 크게 쉬고는 북2문을 지나 호젓함과 초록의 편안함이 있는 아산병원 뒷길을 지납니다.
조금 걷다보니 비내리는 숲길끝에 빛처럼 환하게 한강이 보입니다.
늘보며 사는 한강이지만 또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은 그냥 보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림픽대교 남단 전망 엘리베이터가 있어 바쁠 것도 없으니 올라가봅니다.
비로 인해 시야가 넓지는 않지만 비오는 한강의 풍경은 맑은 날보다는 서정적인데다 잠시 멈춤과 같은 차분함이 있어 좋았습니다.
다시 내려와 종합운동장 방향으로 길을 향합니다.
아내와 함께 걷는 길이다보니 지난해말 한달동안 제주올레길 함께 걷던 생각이 났습니다.
매일 펼쳐지던 비슷하지만 다른 푸른제주는 부부가 함께 만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바닥에 노란색을 칠해 놓았는데 오늘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마음마저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이네요.
아내는 걸으며 '이렇게 커서 이팝나무 조그마해서 조팝나무'하며 혼잣소리로 즐거워합니다.
떨어지는 빗방울소리. 이팝향기..강물을 따라 흘러내려가듯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어느 덧 탄천에 다다르니 물길이 마주치는 자리에 강태공들이 보입니다.
비오는 날 갯바위 낚시가 제맛이라지만 안전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탄천하상주차장이 텅 비어있는것을 보니 아마 안전을 위한 조치인 것 같습니다.
잠시 흐뭇해지네요.
그런데 이 구간부터 공사를 하는 모양으로 장지까지 부분적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곳곳이 친환경생태길로 변신중이네요.
공사가 끝나면 송파둘레길이 다시 한번 송파의 명소로 다시 태어날거 같습니다.
일부 완성된 구간 길바닥에 철새들이 그려져있고 표시판에 노을이 아름다운곳이라는 안내문구도 적혀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노을을 본적이 없는데 변신후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탄천은 문정동 가든파이브를 기점으로 진행방향 왼쪽 장지천으로 이어집니다.
잠시 장지천을 걷다보니 송파파인타운과 위례경계지역숲길을 지나게 됩니다.
이곳부터는 숲길이라 비교적 아늑하네요.
다 좋은데 비가 와서 앉을곳을 찾지 못하고 계속 걸었더니 쉬고 싶어집니다.
궁즉통이라하였던가 이곳저곳을 찾다보니 마침 캐노피 흔들의자가 보이네요.
잠시 앉아 물도마시고 달달한 간식도 같이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저멀리 구름대비 파란하늘 넓어지는것을 보니 이제 비가 개이려는 모양입니다.
문득 너무 오래 쉬었다는 생각이 들어 일어났습니다.
문정2동 성당 뒷길을 지나 차도를 걷습니다. 이내 성요셉오금동 성당을 지나게 되고 곧이어 성내천과 만나게 됩니다. 날이 개면서 언제 그랬냐는듯 걷는 사람들이 개울물처럼 눈에 띄게 늘어나보입니다.
성내천은 계곡물이 아니라 청계천처럼 양수기로 물을 끌어올리다보니 탄천이나 장지천과는 물이 확연하게 달리 맑습니다.
그런 연유로 왜가리. 백로. 천둥오리 새종류들과 개울물에 방류한 잉어들이 많습니다.
지자체의 노력으로 다시 살려낸 도심에서 볼수 있는 새로운 풍경입니다.
날이 개이자 성내천은 걷는사람들로 북새통이 됩니다. 마치 비오는 날 시간여행을 하고 온 느낌입니다.
오늘은 둘이서 오붓하게 송파둘레길 21km 7시간만에 안전하게 완주했습니다.
행복한 하루였구요.
둘토산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5월 산행계획은
5.20(토) 성당 9시출발
서울둘레길 3코스
고덕 일자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