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오션 불법주차 극성에도 견인 ‘0’
강서구에 차량 보관소 없어 사하구 장림까지 이동해야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2017.12.07 00:00
- 차주 견인비용 민원제기 우려
- 3만588건 단속불구 견인 손 놔
부산 강서구가 불법주차 견인에 손을 놓고 있다. 민원을 우려해서인데 최근 급증하는 인구로 불법주차도 늘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강서구 명지오션시티의 한 아파트 상가 앞 주정차금지구역에 6일 차량이 줄지어 불법주정차를 하고 있다. 강서구는 지난 1년간 단 한 대도 견인하지 않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6일 오후 부산 강서구 명지오션시티 일대. 아파트가 밀집한 상가 주위로 불법주차된 차량이 즐비했다. 양측 도로를 따라 수십 m씩 늘어선 불법주차 차량 앞에서 주정차 금지라고 적힌 표지판은 무용지물이었다. 다른 곳 역시 정도만 달랐을 뿐 사정은 비슷했다.
명지 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학교 학부모인 김선정(여·43) 씨는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불법주차 차량도 덩달아 늘었다. 점심에는 더욱 심각하다”며 “운전할 때도 불편하고 아이들 통행에도 지장을 주지만 견인되는 것은 못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서구는 불법주차 차량을 견인하지 않는다. 올해 부산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16개 구·군별 주정차 위반 단속건수는 97만4480건이다. 이 중 3만6547대가 견인됐다. 강서구는 3만588건을 단속했지만 견인은 한 대도 하지 않았다. 강서구와 단속건수가 비슷한 서구(2만7900건)가 3264대를 견인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민원인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강서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견인차량보관소가 없다. 다른 곳은 단독으로 운영하거나 동래·금정구, 부산진·연제구, 해운대·수영구처럼 통합 운영을 한다. 강서구는 사하구 장림에 위치한 견인업체에 견인 대행을 맡겼다. 강서구에서 불법주차로 견인되면 사하구까지 가 차량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기본 견인비 4만 원에 편도 5㎞ 이상이면 ㎞당 1000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30분당 700원의 보관료는 별도다. 강서구에서 사하구까지 최소 8㎞, 멀게는 30㎞를 가야 하므로 택시비와 견인비, 기름값, 시간 등을 고려하면 견인된 차주는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강서구 김종헌 교통지도계장은 “별도 견인차량보관소가 없는 데다 지역이 워낙 넓어 견인하면 차주에게 큰 부담을 줘 견인에 어려움이 있다”며 “불법 주차 관련 민원이 더 늘어나 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서구 인구가 더욱 늘어날 예정인 만큼 차량보관소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대 강재호(행정학과) 교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설 강서구에 아직도 차량견인보관소가 없는 것은 너무 안일하다. 행정과 인프라가 도시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그 피해는 결국 주민에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