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의 종지라는 개념은 대개 악구나 악절 또는 곡 전체에서의 음악의 흐름을 정리해 주는 화성적인 작업을 뜻합니다 종지라는 개념은 마치 사람이 공기 중의 산소를 섭취하기 위해 호흡하는 동작과 같습니다 숨을 들이쉬는 것은 마치 반종지와 같고 숨을 내쉬는 것은 완전정격종지와 같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숨을 지속적으로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음악 역시 작곡자가 계속적으로 음악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각 음악의 부분들의 매듭이 되는 종지들을 만들어 갑니다 종지는 대개 크게 정격종지, 변격종지, 허위종지, 반종지 등4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정격종지 (l-lV-V-l)
2. 변격종지 (l-lV-l)
3. 허위종지 (V-Vl)
4. 반종지 (X-V)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종지를 대개 단순히 악구의 마지막에서 특별한 배치로 된 화성의 순서로만 생각하는데 그것은 종지가 갖는 음악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배제한 아주 좁은 범위에서의 제한된 정의입니다 작곡을 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어지는 넓은 의미에서의 종지 개념은 하나의 화성에서 출발하여 몇 개의 다른 화성을 거쳐 다시 원래의 화성(으뜸화음)으로 돌아와서 마치는 개념 즉 악곡의 처음에서 음악이 시작하여 그것이 화성을 통하여 발전이 되고 연장이 되어 음악에 매듭을 지어주는 곡 전체를 이끌어 가는 발전의 개념이라고 봅니다 사실 완전정격종지라는 개념을 보면 l-lV-V-l의 순서로 되어 있어서 곡 처음에 출발하는 화음으로서의 으뜸화음이 있고 마지막에는 균형을 맞추어 주는 구조로서의 으뜸화음이 다시 나오고 그 중간에 거쳐가는 여러 화음들의 대표화음으로서 버금딸림화음과 딸림화음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러한 화음의 구조는 곧 하나의 음악의 흐름 내에서의 음악이 흘러가는 전체 구조를 화음으로 나타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곧 종지의 구조가 음악의 전체 흐름을 대변해서 나타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종지를 단순히 악구의 끝 부분에서 음악의 흐름을 매듭을 지어주는 몇 개의 화성들의 의미로서만 이해하면 좋은 곡을 쓸 수 없습니다
실제로 크게 확대되어 있는 곡들을 분석하여 보더라도 그 뼈대구조는 위의 화음 구조와 같이 단순하며 단지 악구의 특정 부분에 속한 여러가지 요소 중에서 한 부분을 확대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곡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는 종지로서의 구조를 어떻게 잘 이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고 그 부분 중에서 어느 한 부분을 골라내어 악구를 확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종지를 이루고 있는 요소는 화성 이외에도 리듬, 음정 등 여럿이 있을 수 있는데 역시 그러한 요소들이 화성이 갖고 있는 구조 속에서 하나가 선택 되어져 발전 되어집니다 악구나 악절이 확대되어지는 것을 보면 악구의 전반 중반 후반 등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악구의 초반에 도입부처럼 확대되어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업이 중반과 후반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악구를 확대시킬수 있는 방법으로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악구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을 택하여 그 요소를 다음 위치로 곧바로 이동시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반복시키거나 길게 확대 시킵니다 아니면 악구의 끝 부분에서 확실한 종지를 이루지 않고 원하는 만큼 그 요소를 길게 지연시킵니다 그 확대시킬 수 있는 요소는 종지를 이루는 여러가지 요소 중에서 어느 것이라도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모티브를 반복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특정 화음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 화음을 다른 화음으로 이동시키지 않고 오래 지속하여 다음 화음으로 곧바로 넘어가지 않는 방법도 있겠고 종지의 끝 부분을 원하는 모양대로 반복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예들은 형식론 책 속에 잘 나와있고 특히 세광출판사에서 나온 <음악형식의 분석 연구>(Leon Stein 저, 박재열 이영조 공역)의 구성의 단위에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러한 모든 과정을 오선지에서 이루려면 우선적으로 종지의 개념에 대한 넓은 의미에서의 새로운 이해가 있어야 되겠고 그와 더불어 종지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에 대한 분석적인 사고 방식이 있어야 됨은 물론이고 특히 곡을 쓰기 이전에 모든 음악적인 요소를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구성할 수 있는 준비된 사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