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Alexander Schuman 1810~1856)
오늘은 독일의 작곡가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할 텐데요, 먼저 그의 생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슈만의 어린 시절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슈만은 15세에 자서전을 쓴 괴짜 천재였다고 합니다. 자서전의 내용도, “아홉 살 때에는 숙제가 너무 많았다. 인생을 즐겨야 할 시기의 나에겐 그것이 큰 짐이 되었다.” 라는 등 매우 맹랑한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슈만의 아버지인 어거스트 슈만(August Schuman)은 젊은 시절 소설을 썼을 만큼 문필 방면으로 상당한 소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이런 기질을 물려받은 슈만은 뛰어난 언어적 감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베크>라는 친구의 이름으로 만든 아름다운 피아노 곡 <아베크 변주곡>(1830)을 만들게 됩니다. 아베크의 철자는 ABEGG, 이것을 독일식 계이름으로 나타내면 <라-시b-미-솔-솔>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정말 아름다운 멜로디가 됩니다. 또 그는 나중에 자신의 글재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신음악시보>라는 음악잡지를 만들게 되는데요, 이 잡지를 통해 <쇼팽>과 <브람스>라는 두 명의 음악천재를 발굴해 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잡지는 아직까지 발행되고 있으며, 인터넷 웹사이트도 있다고 합니다.
슈만을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클라라와의 결혼일 것입니다. 클라라는 슈만의 스승이던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ck)의 딸입니다. 어릴 때부터 착실히 피아노 교육을 받아 10대에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어있었던 클라라와, 나이도 9살이나 많고, 아직은 무명이며, 손가락이 부러져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은 슈만의 결혼은, 어릴 때부터 금이야 옥이야 딸을 키워왔던 비크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6년 안에 결혼을 한다면, 클라라에게는 아무런 유산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6개 조항의 결혼조건을 제시합니다. 그러자 슈만은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여, 결국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소송을 하는 동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클라라는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혼 뒤, 슈만은 5년간 라이프치히라는 도시에서 살게 되었는데요, 라이프치히 시절은 그의 생애 중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클라라와 함께 살며, 멘델스존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으며, 그의 많은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작곡되었기 때문입니다. 1840년 한 해에만 슈만은 무려 138편의 가곡을 작곡했습니다. 이듬해에는 교향곡 <봄> op.38,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54 등 대표작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작곡을 하던 슈만은 1844년 그의 잡지사가 재정 문제로 파산하면서 거처를 드레스덴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드렌스덴에서의 삶은 슈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도시였던 드레스덴에서 슈만은 심한 현기증과 두통,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누나 에밀레에가 슈만이 15세 때 자살하였고, 아버지는 그 다음해에 죽었으며, 그의 세 형제들 또한 모두 슈만 생전에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거기다가 그의 다섯째 아들이 정신병원에서 사망하자, 그는 죽음에 대해 두려움과 숙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슈만은 정신병 증세를 보여 라인 강에 뛰어드는 자살 시도를 하게 되고, 결국 정신병원에 자기 발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년간의 병원생활 동안에도 그는 작곡을 하는데요, 슈만은 죽기 전에 천사로부터 암시받은 선율을 브람스에게 들려줍니다. 브람스는 그 선율로 작곡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선율은 슈만이 이미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의 멜로디였다고 합니다.
40대 중반에 생을 마감한 슈만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어린이 정경>(Kinderszenen op.15)이라는 피아노소품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린이 정경>은 1838년에 작곡되어, 1839년에 출판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출판되었을 당시 그는 클라라의 아버지와 결혼 문제로 투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크는 슈만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기 때문에 결혼을 반대 했지만, 이 곡은 아주 좋은 반응을 얻으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어린이 정경>은 제 1곡 <미지의 나라로부터>~ 제 13곡 <시인의 이야기>까지 어린이를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13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13개의 곡이 모두 다 좋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시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13개의 곡을 전부 이야기할 수는 없어서, 제가 마음에 들었던 제 1곡 <미지의 나라로부터>와 제 7곡 <트로이메라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제 1곡 <미지의 나라로부터>는 예전에 꽤 오랜 시간 동안 연습을 해보았던 곡입니다. 멜로디가 아주 예쁜 곡이었지만, 페달을 조금만 잘못 사용해도 음이 뭉개져 버려 악보는 쉬웠지만 자연스럽게 연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 7곡 <트로이메라이>는 13개의 곡들 중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트로이메라이란 <꿈꾸는 > <공상> 등을 뜻하는 말입니다. 서정석인 느낌이 많이 나는 곡으로 개인적으로는 미술관 같은 곳에서 들으면 어울릴 것 같습니다. 또 이 곡을 들으면 방안에서 저 혼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면서, 순간적으로 모든 것들이 정지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마음을 진정시킬 때나, 생각을 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슈만의 <어린이정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