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력이 곧 나의 무기다! 노량진 시장에서 9년 째 칼갈이를 하고 있는 전만배 씨. 새벽 3시 반이면 전국각지에서 칼 쓰는 사람들이 그의 매장을 찾는다. 녹슨 칼, 이 빠진 칼이 그의 손에 들어와 새것처럼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분. 오가는 현금 거래 속에 순식간에 돈 통이 그득해진다.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 칼 제작까지 가능한 이곳. 때문에 두어평 남짓한 그의 가게엔 사람들. 아니, 수리를 기다리는 ‘칼’들이 줄을 서는데. 14살 때부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장장이가 돼 올해로 44년 째 대장간에서 일하고 있는 전만배 씨. 그에게 실력은 곧 경쟁력이 되었고, 손님 앞에서도 당당히 큰 소리 칠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2. 가장 강력한 홍보는 입소문 전략! 하루에 적게는 100명, 많게는 300명 가까이 그를 찾는 손님들. 목돈을 들여 광고라도 냈다고 생각하면 오산, 모두 입소문 하나로 물어물어 찾아오는 손님들이다. 요리학과에 입학을 앞둔 예비 대학생부터 일식, 한식, 중식 요리사들. 심지어 우리나라에 놀러온 해외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 여기서 놀라운 건, 다음엔 굳이 여기까지 찾아올 필요 없이 집에서 손수 갈아 쓰는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는 만배 씨. 돈 버는 데 차질이 생길 것 같지만 나름 입소문 홍보 효과를 노리는 그만의 고급 영업 전략이다.
3. 원칙은 칼같이 지켜라! 만배 씨를 만날 땐 두 가지 원칙을 지켜라. 하나는 흥정 불가, 또 하나는 영업시간 준수라는데. 칼갈이 비용은 3천원, 5천원, 만 원 등 칼의 상태와 난이도에 따라 각양각색, 칼갈이가 부르는 것이 곧 값이다. 그에게 흥정을 바랬다가는 본전도 못 찾고 쫓겨나기 일쑤. 그 뒤에는 칼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과 흠 잡을 데 없는 실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대장간의 영업시간은 새벽 3시 반부터 오후 3시 반까지, 12시간. 이 또한 절대 변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인데. 밤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요리사들을 위해 새벽 일찍 문을 열고, 식당으로 나가는 출근길에 칼을 맡기는 손님들까지만 받으면 그의 일과가 끝. 이때, 마감 시간이 넘어서 도착한 손님은 미안하지만 절대 입장 불가다. 하나 둘 받다보면 퇴근이 늦어져 다음 날 가게 오픈에 차질을 빚고 이는 또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라고. 그의 칼 같은 신념이 오늘의 그를 빛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