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지맥4 산행기]신리삼거리~오성산~내저고개~172.5m봉~깃대봉~해안절벽길~옹암포구(종착지)(2019,1/5)

[로마(老馬)]

    신리삼거리~오성산~내저고개~172.5m봉~

      ~깃대봉~해안절벽길(종착지)

사자지맥의 마지막 네 번째 구간의 들머리 신리 삼거리는 강진군 마량면 쪽과 장흥군 대덕읍

사이를 잇는 23번/77번 지방도로가 한꺼번에 동서를 가로지르고,남쪽으로는 3번 도로가 대덕

읍 옹암리 방면으로 줄달음을 치고 있다.삼거리 한켠 '서신마을'이라고 새겨진 빗돌을 배경삼아

잠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산행에 나서기로 한다.오늘 사자지맥을 모두 마무리 지으면 162개

지맥을 모두 완주하게 되는 뉴산악랜드의 리더 박봉규 대장의 완주기념을 위한 기념사진이다.

삼거리의 남쪽 방면으로 줄달음 놓는 3번 도로를 50여 미터쯤 따르면 도로 우측으로 높직한

첨탑의 신리교회가 자리하고 있는데,연이어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교회 건물 뒤편으로

이어진다.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적막하기만한 교회 건물을 우측으로 끼고 돌아나가면

곧바로 텁수룩한 숲이 산객을 기다린다.

딱히 산길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숲길로 들어서면 통정대부 김해김가의 묘역을 가로지르게

되고 지맥의 산길은 신리 서신부락 쪽에서 발원이 되는 양회임도와 한데 합쳐진다.양회임도

는 염소사육장 앞에서 우측의 2시 방향의 양회임도를 따르다가 숲으로 접어든다.숲길은

선답자들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길없는 길'의 행색이고 다만 어쩌다 만나게 되는 시그널만

이 그 흔적을 대신할 뿐이다.잡목들의 거미줄 같은 마른가지와 명감넝쿨 등의 가시넝쿨들이

얽혀 있는 기름한 78.2m봉을 넘어서면 지맥의 산길은 다시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를

만나게 된다.

양회임도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숲은 늘푸른 소나무와 그린비나무

들의 상록의 숲이고 관목들의 마른가지들이 거미줄 같은 이악스러운 산길이다.그러한 행색의

완만한 치받잇길을 10여 분쯤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둥긋한 오성산 갈림봉이다.

지맥은 이곳에서 좌측의 9시 방향이고, 우측은 이곳으로부터 200여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215.5m의 오성산(五聖山)으로의 산길이다.희뿌연 박무의 연막으로 시야를 다소

망가뜨리고 있지만 남해의 조망이 시원스럽다.꺼뭇하고 둥글납작한 무수한 섬들의 실루엣이

그림 같다.

희끗희끗하고 울퉁불퉁한 바위들과 소나무들의 밋밋한 산길로 접어들어 5분여 발걸음을

재우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 215.5m의 오성산 정상이다.오늘 구간에서 번듯한

지명의 멧덩이는 이 오성산이 유일하다.기념 촬영을 한 뒤 오성산 정상을 뒤로한다.다시

오성산 갈림봉으로 되돌아와 지맥의 산길을 좇는데,내리막 산길은 다소 불분명하다.간벌목

들이 조심스럽고 비탈진 내리막에 이리저리 올무처럼 바닥을 기고 있거나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명감넝쿨 등이 위험스럽다.

 

15분여 그러한 행색의 비탈을 짓쳐 내려서면 내저마을 입구의 삼거리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내저고개(편의상)다.내저마을 한복판을 거쳐 바닷가 끄트머리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신리삼거리에서 남으로 뻗은 2번 도로의 내저고개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내저고개 고갯마루 우측의, 내저마을 입구쪽 도로 어귀에 '내저마을'

이라고 새겨진 기름한 빗돌이 우뚝하다.내저고개를 뒤로하는 산길은 다소 가파르다.밀양

박가의 허름한 묘지를 가로지르고 관목들의 마른가지들이 거미줄 같은 오르막은 정진구 대장

과 송호진 산우의 수없는 전지가위질을 거친 뒤인데도 불구하고 저항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면 주능선 우측은 벌목지대다.지맥의 주능선 등성이의 좌측 절반은

숲이 고스란하고 그 반대의 우측은 다갈색의 잡풀만이 엄부렁하다.지맥의 등성이의 볼품은

그렇게 엉성하고 볼품없지만 그곳에서의 조망은 산객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다도해의 조망이 점점 폭을 넓혀 나가기 시작한다.아름드리 몸통의 벚나무가 지키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진달래 철쭉의 마른가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산길을

헤쳐나가면 오르게 되는 마른가지들의 붕긋한 봉우리가 해발172.2m봉이다.

 

                               내저고개(편의상)의 빗돌

해발172.2m봉을 넘어서고부터의 조망은 더욱 폭이 넓어진다.여지껏 바다의 조망은 우측으로

편중이 되어 있었는데 지금부터는 좌측으로까지 조망의 폭이 좀 더 확대가 된 거다.육지 부근

의 연해에 자리하고 있는 김이나 매생이 양식장이 광범위하다.그리고 입때껏 미세먼지 같은

박무로 시야가 답답하곤 했는데,박무는 어느 정도 가신 듯 사위는 사뭇 맑아진 기색이 아닌가.

그리고 으레 바닷가 근처에는 바람이 거세게 일렁이는 법인데, 바람의 기척도 심사를 괴롭힐

만큼 거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이것도 다행이라면 다행이 아닌가.

진달래 철쭉 등의 마른가지들의 산길은 이제 뚜렷하다.그리고 숲은 소나무와 그린비나무 등

의 사철푸른 상록수림의 행색이다.고개를 들고 좌우를 살피면 언제든지 에메랄드빛의 바다가

나무가지 사이로 부감이 되고 지맥의 줄기는 난바다 속으로의 자맥질을 위한 도움닫기의 마

지막 안간힘을 쏟아붓는 듯이 다소 들썩인다.에메랄드빛 바다를 향하는 흑록의 산줄기의

앞머리는 점점 폭이 좁아드는 형국이다.저만치 흑록의 삿갓모양의 멧덩이가 눈에 들어온다.

말안장 같은 안부에서 한차례 완만한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다소 밋밋

하고 붕긋한 해발172.5m봉이다.172.2m봉을 뒤로하고 30분쯤이 흐른 뒤다.

 

                                    다도해 풍광1

172.5m봉을 넘어서면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린다.산행안내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좌측으로 '신리개매기체험장'(1.1km)과 '옹암어촌체험학습장'(0.7km)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으며,지맥의 방향인 맞은 쪽으로는 '깃대봉'(0.4km)를 가리키고 있는 삼거리 갈림길이다.

맞은 편 저만치 봉긋한 흑록의 멧부리가 깃대봉일 터이다.갈림길을 뒤로하고 곧바로 오르게

되는,소나무와 진달래 철쭉이 한데 어우러진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157.3m의 깃대봉 정상이다.

깃대봉을 뒤로하면 크고 작은 바위들을 이용한 예전의 진지 같은 곳을 지나기도 한다.

늘푸른 소나무와 그린비나무 등의 숲은 여전하고 누런 잡풀들과 진달래 철쭉 등의 관목의

마른가지들도 여전하다.그러나 지맥의 폭은 사뭇 가늘어 고 시야를 차지하고 있는 대상은

시나브로 바다에 모아지고 있다.매생이 양식장이 그들먹한 연해와 숫자를 헤아리기가 버거운

크고 작은 섬들의 아름다운 풍광은 산객의 발길을 멈칫거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금빛

햇살이 잔잔한 바다를 한차례 후려치는가 싶더니 번개처럼 산객의 두 눈을 파고든다.밋밋하고

부드럽던 산길 한복판에 패랭이 모양의 엄장한 바위봉이 앞을 막아선다.

 

                                        다도해 풍광2

패랭이 암봉을 기어 오르면 잔등은 보기보다는 딴 판이다.봉긋한 겉모습과는 달리 베개처럼

기름한 바위봉이다.그곳에서의 조망은 더 이상 언급이 필요 없지싶다.패랭이 암봉을 지나도

지맥은 꼬리를 그냥 내리지 않고 마지막 여력을 모두 쏟아내려는지 흑록의 줄기를 잇고 있다.

마지막 혼신의 여력을 기울여 불끈 들썩여 놓은 소사나무와 여타의 잡목들 그리고 명감넝쿨

등이 드잡이라도 벌이고 있는 것 같은 붕긋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저만치 또 다른 흑록의 멧부리

가 산객을 기다린다.

묘비조차 없는 대여섯 기의 봉분의 옹기종기한 묘역을 지나면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게 되고 계란후라이 같은 봉분의 묵묘가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내리막 산길로 접어들면 콘크리트를 이용한 폐벙커

시설물의 곁을 지나게 된다.바다를 향한 사각의 총안(銃眼)은 아직도 시들지 않아 보이는 데,

거죽은 이미 관리자의 손길을 벗어난 것처럼 을씨년스럽다.폐벙커 시설물을 지나면 세멘트

블록의 벽만 덩그렇게 남아 있는 폐초소의 곁도 차례로 지나기도 한다.

                         사자지맥의 맨 끄트머리

그런 뒤에는 더 이상의 발걸음을 허용하지 않는 바다가 기다린다.뭍의 끄트머리이자,도상

거리 46.6km의 사자지맥의 종착지에 드디어 득달한 것이다.이곳에서부터의 발걸음은 사자

지맥의 곁다리 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해안의 절벽은 모두 바위절벽이다.절벽의 바위들은

하나 같이 들이치는 거센 바닷물에 깎이고 뜯겨져 미끈한 구석은 없다.그리고 해안가에는

크고 작은 바위와 돌들만의 해안이다.바닷물의 만조시에는 감히 발걸음을 할 수 없는 해안가를

따라 지맥의 동편 산자락의 어촌부락 옹암부락을 찾아갈 셈이다.거기까지는 도달해야 우리의

이동 베이스캠프인 버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울퉁불퉁한 바위들의 모퉁이를 수없이 돌고,들쭉날쭉한 크고 작은 바위들과 돌들이 널려있는

해안가를 암릉의 산길처럼 타고 넘는다.해안 절벽의 모퉁이 으슥하고 은밀한 구석에는 하나

같이 양식쓰레기들이 넘쳐난다.스치로폼을 이용한 둥그스름한 부표를 비롯한 양식 어구들이다.

옹암방조제를 지나고 지나온 만큼 더 발걸음을 재우치면 뾰족한 첨탑의 대덕은평교회가 있는

옹암어촌 마을에 득달하게 된다.이곳에서 발걸음을 더하면 옹암마을회관과 해양경찰 파출소

등이 자리한 옹암마을 중심부락에 이른다14시20분).바닷물이 모두 빠져 나간 옹암포구는 꽤나

한적하고 쓸쓸하다. 갯벌의 질척한 진구렁은 볼품이 없고 부둣가 여기저기의 진구렁을 의지한

어구들과 바지선도 처량스럽긴 마찬가지다.

 

                             옹암포구

옹암마을회관에서 50여 미터쯤 더 발걸음을 하면 옹암버스종점이며, 외지에서의 옹암마을

입구가 된다.버스승강장 옆으로 나이가 200살이 넘는 해묵은 당산목인 팽나무 한그루가

수문장을 자처하고 있다.키는 16.2m에 달하고, 몸피는 1.2m에 이른다고 하니 엄장한 허우대

가 아닐 수 없다.200여 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바다로 조업을 나가면 으레 매월 보름에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나무로 사용이 되었고,그 관리도 옹암마을 공동으로 하고 있으며,

2009년 보호수로 지정까지 받은 옹암마을의 수문장이자 신목인 것이다.

-산행을 모두 마무리한 산우들은 장흥읍 토요시장 언저리의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산악회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박봉규대장의 지맥완주 기념파티를 위함이다.조촐하지만

화가애애한 축하와 기념패 그리고 꽃다발이 주어지고 축하 건배가 뒤를 잇는다.그러나 지맥

위주의 산악회를 이끄는 당사자의 완주파티는 자칫 산악회 발전에 역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왜냐하면,산을 오르는 행위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탐험심이 한데 어우러진

행위이기에 호기심이 사라진 상황의 산행심리는 당연스레 반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우들의 그러한 속내를 빤히 들여다 보고 있기나 한 것처럼 박봉규 대장의 2차 지맥완주

의사가 피력이 되면서 노파심은 자연스레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주고 받는 술잔의 횟수만큼이나 주취의 강도는 늘 비례한다.식당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도

식당 바로 옆 토요시장의 야외무대에서는 가수들의 노랫가락으로 법석이었는데, 어느 틈에

밖은 조용하다.낮시간의 공연이 모두 끝이 난 모양이다.우리 앞으로 준비 된 차린 음식도

이제 바닥이 드러났고 술병들도 거의 다 비었으니 이곳도 그곳처럼 파장이다.아쉬울 때 자리

를 털고 일어서야 한다고 매 번 꼭다짐을 하곤 해도 일이 닥치면 언제나 그랬느냐는 식이다.

저문 해가 긴 그림자를 남기고 있는 장흥읍의 토요시장 언저리를 뒤로한 것은 오후 5시쯤일

게다. (20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