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가장 익숙한 박자는 4박이다. 아기라면 누구나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4박의 심박동 리듬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장가도 3박보다 4박 노래가 더 좋다. 4박은 3박에 비해 훨씬 단조롭다. 이 단조로움이야말로 자장가에 가장 적합하다.
자장가를 불러줄 땐 아이를 품에 안고 아이의 얼굴을 심장 가까이 대자. 아이는 엄마의 심박동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을 얻어 편안히 잠든다. 칭얼거리며 잠투정을 할 때는 따뜻한 손으로 몸을 어루만지거나, 일정한 박자로 아이의 등을 토닥인다. 엄마 품에 안긴 채 듣는 나지막한 자장가는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키며 두뇌 발달을 돕는다.
전래 자장가가 잠이 잘 오는 이유는 반복 구조 때문이다. ‘자장자장 우리 아가/ 꼬꼬 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 잘란다 / 누렁 소야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 잘란다’ 이렇듯, 전래 자장가는 밤새도록 불러도 끝이 나질 않는다. 얼마든지 가사를 늘려 부를 수 있다. 반복 구조의 리듬과 멜로디를 듣다 보면 아기는 최면이 걸린 듯 잠이 든다.
느린 3박의 모차르트 자장가는 감미로워 자장가로 손색없어 보인다. 하지만 직접 불러 보면 쉽지 않은 노래임을 실감한다. 특히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곡절에서 목청 좋은 이가 아니라면 대부분 NG 나기 십상. 자장가는 엄마가 불러주기 쉬운 곡이 최고다. 웅얼거리듯 부를 수 있는 전래 자장가라면 제격이다.
[자미잠이] 우리 조상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며 불렀던 전래 자장가를 모은 CD. 구전되던 곡을 찾아 채보하고 편사, 편곡하여 현대 정서에 맞게 다듬었다. ‘아기를 품고 재우며 어르는 노래’라는 가제가 붙어 있다. 3만8000원(CD 3장, 악보집 포함), 보림출판
[The World Sings Goodnight.]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세계 각국의 자장가를 모은 앨범. 앨범에 담긴 대부분의 곡은 해당 문화권에서 실제로 아이에게 불러주는 목소리를 녹음해 담았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전곡 한글 번역 가사집도 함께 들어 있다. 1만6000원, 알레스 뮤직
1970년대, 세계 자장가 대회가 있었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 이름만 대도 다 아는 거장들의 자장가가 성악가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통해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한 자장가는 다름 아닌 한국 할머니의 나지막한 읊조림이었다.
자장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우리 아가/ 검둥개야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잘도 잔다… 할머니의 웅얼거림을 들은 아기들은 90초 만에 잠이 들었다. 우리 할머니들이 불러주던 자장가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할머니의 자장가는 뱃속에서부터 들어오던 엄마의 숨소리, 심박동 소리와 유사하다. 연속되고 반복되는 음이 아기에게 편안함을 주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끝없이 반복되는 높낮이 없는 일정한 목소리와 지속적인 토닥거림은 잠을 유발하는 주파수의 파장과 유사한 신호다. 신호를 받은 아기의 뇌는 지루해하며 감각을 껐고, 아기는 이내 꿈나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