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탈 서
본인 O OO(생일: 1988년 OO월 OO일, 침례일: 2003년 OO월 OO일)는
'여호와의 증인'으로 더는 인정되거나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인천 OO회중 장로회:
저는 소위 증인 2세로서, '진리'는 '언제든, 어디서든 불변'이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옳아야 하고, 하나라도 어긋나면 열까지 다 무너진다'고 배웠습니다. 만 14세에 침례 받기로 결심했는데, 이 '선택'은 당시의 제 사고로써 '여호와의 증인'의 가르침을 '진리'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약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리적인 순서로… 말로 가르침받은 것들이 확실'(누가 1:3, 4)한지 검토하는 데 관심이 많으며,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회' 역시 '이미 배운 것들을 계속 확인하여 자신의 확실한 것으로 만들라'는 합리적인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 조언을 따라 개인연구를 하던 중 최근 발견한 것들은, 저로 하여금 '이 조직이 여호와의 인도를 받는 신권조직인가' 라는 질문에 확답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약 5개월간, 저는 혼란스러웠던 문제들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포함됩니다. 출판물에 근거한 자료들과 그에 대한 제 질문들을 정리해 보여드렸는데, 아쉽게도 명확한 답변을 주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한 장로 형제의 말씀처럼, 조직의 입장과 변론은 이미 출판물에 서술되어 있으므로, 제가 출판물을 조사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라면 -협회에 서신을 보내든, 동료들에게 물어보든- 더 이상 받을 수 있는 도움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질문들을 대하는 동료들의 반응이 저를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조직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절대적인 순종'으로 이어지는 '여호와의 증인'인데, '우리가 언제 교리들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느냐'는 듯 너무도 쉽게 인식을 바꾸는 모습... 많이 놀랐습니다. 그 만큼 조직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이유가 바로, 협회의 가르침은 '적은 무리'가 여호와의 인도를 받아 전하는 '절대 진리'이기 때문 아닙니까? 교리의 모순에 대하여, '믿음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는 식의 태도는 저를 무척 실망시켰습니다.
결국, 저는 협회의 가르침에 모순이 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추측, 비약, 관련 없는 성구의 연계, 나아가 증인의 역사와 성서의 예언을 억지로 일치시키는 자의적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저 역시 조직의 논리에 길들여져, 모든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여왔습니다. 여러분도 그러하듯, 참 종교의 여부는 진리의 시비 여부입니다. 성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교파가 나뉘며, 교파에 따라 참 종교와 거짓 종교로 판단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교리가 과거에도 바뀌었으며, 현재도 바뀌고 있고, 미래에도 바뀔 수 있음을-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겸손임을- 당연히 생각합니다. 진리는 '점점 빛처럼'(잠 4:18) 밝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오히려 저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현재의 교리들도 충분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진리의 빛이 아직도 밝아지는 중이라면-오류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이 정상이라면- 세상의 수 많은 종교들의 참/거짓을 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류의 많고 적음으로 '참 종교'임을 확신하는 것,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이에 자진 탈퇴합니다.
저는 여호와를 부인하는 게 아닙니다. ''여호와의 증인' 조직이 여호와의 승인을 받았으며, 그분께 다가갈 수 있는 지상의 유일한 통로임'을 부인합니다. 여호와가 아니라, 조직을 떠납니다.
물론, 제가 정답을 찾았다는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과거의 제 선택이 오답이었음을 가려냈다는 것입니다. 협회의 가르침이 '세상'에 대해 심어놓은 두려움 역시 남아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가 아니면,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라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이 조직에 머무를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가 '여호와의 증인'을 참 종교로 믿으면서 크고 작은 대가를 치를 때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분명, 조직을 이탈하면서도 용기-어쩌면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렇게 소중했던 이 조직이 '참 종교'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오류가 있음을 알았을 때... 참으로 슬펐으며, 심지어 조직에 대한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지금까지의 24년 일생을 '여호와의 증인'으로서 살아왔습니다. 인맥관계 역시 이 조직 안에서 형성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또한 그것을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제가 조직을 이탈...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압니다.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형제자매들과의 관계를 끊고 싶지 않습니다...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이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조직에서 훈련받은 제 양심 때문입니다. 지금껏 10년 가까이 해온 봉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모순임을 알게 된 협회의 가르침들을 더 이상 전할 수 없습니다. '이방인'들보다 더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에게는 오죽하겠습니까. 의견을 나누고 싶어도 그러한 제 언행이 오해를 살까 두려우며, 그러므로 불편한 이 상황이 너무 괴롭습니다. 불명예스럽게 제명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에 자진 탈퇴합니다.
그동안 저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준 동료들, 또한 저를 돕기 위해 애쓰신 장로회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부디 제 소중한 형제자매들의 희망이 되는 협회의 가르침들... 다시 한 번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 이탈서는 '여호와의 증인' 한국 지부 사무실에도 제출합니다.
2011년 8월 28일
O OO(인)
P.S. 장로회 앞에서 '이탈'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날은
8월 28일(이탈서에 적힌)이 아닌, 9월 9일(협회의 답신을 받고)입니다.
P.S.2. 저에 대한 믿음을 호소하는 건 아니지만...
저를 조금 아신다면, '과연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궁금할까요?
제 의문점들은 조직의 출판물에 근거한 것입니다.
저도 한국 생활 중에는 이런 구체적인 개인연구를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집회 준비로도 바빴는걸요.
물론, 계산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배경지식이 필요한 문제도 있습니다.
어렵지만, 그래도 낭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호와께 헌신했던 마음으로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첫댓글 부러울정도로 똑똑하군요 ~ 난 그 나이에......
예전에 벧엘에서 누가 배교를 하면.. 그 형제가 너무 똑똑해서 머리가 사탄에의해 미쳐서 나간줄 알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너무 깊게 파고들지 말라고도 하더군요.. 지금 현재 증인들에겐 죄송한 이야기지만 그 형제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현 증인들이 바보라 머무는 거란걸 알겠더군요. 바보도 알수 있는 간단한 사기가 왜 안보일까요...
내 살아 생전 이런 멋진 이탈서를 보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브라보
잘하셨습니다.
적으나마 이렇게 많은사람에게 진실을 알리고
나와도 나와야지, (두려울건 없어요,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쫒기듯이 혼자 슬그머니 달랑 나오는 사람은 정말...
윗글에 내용에도 있지만. 조직에 배신감 많이 느낍니다.
워타의 양들을 속이는 글솜씨 정말 알고 나면 증오할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거짓을 진리인양 전하고 가르칠수 없습니다.
자신도 믿지못한것을 어떻게 연설할수 있겠습니까
대단하십니다. 그 용기 박수드립니다
内容写得十分漂亮,辛苦了^^~
你是研究中国吗?
研究中国?你说什么,我看不懂T_T
어설픈 번역함 해볼께요~ 사 : 내용이 참으로 훌륭하군요. 고생하셨어요. 다 : 님은 중국공부중이신가봐요?( 아마 중국어공부를 뜻하는듯) 사 : 중국공부요? 님 지금 뭔말하시는거죠? 저는 도저히 못알아듣겠심더. 대충 그런뜻??
ㅋㅋㅋㅋ
중국에 봉사 명령받고 갇다가 도망 왔겠죠 ㅋ
전 개인연구님 나이때 여호와께 충절지킨다며 감빵에서 썩으면서 성서통독하며 기도하는 뻘짓을 했는데..
그나이에 관념깨시고 대단합니다. 종종 좋은글 올려주세요^^
참으로 논리정연하고...답변을 하기가 너무나 명확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생에의 삶을 성서적인 가르침에 목매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아깝지요..
아...이런분이 있었군요.정말 영리하시고 용기 있으신분 같습니다. 절대순종하면서 그 절대순종 근거인 교리설명 오락가락하는건 신경 안쓰는 증인들과 조직에 실망했다는 내용은 심히 공감됩니다.이걸 전단으로 만들어 뿌리고 싶습니다.^^
깔끔한글이네요 참고자료로 링크걸까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열심히 하던 내가 그만둘때 다른 증인들에게게 그 이유를 설명할수없었습니다
많은 가난한 증인들에게 진실을 밝힐 용기가 않나서 제명의 길을 택한것입니다
그 당시 내게는 부유함이 있어 견딜수 있지만 가난한 증인들에게는 차라리 거짓위안이지만 증인생활이 나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지금은 이카페를 통해 큰 흐름으로 진실을 얘기할수있어 늦게나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제 마음같은 이탈서를 보며 늘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실은 증인을 나와서 세상에서도 마음에 드는곳 쉽지 않죠..
뉴스를 보면 정말 더욱 사악해지는 사회흐름
그럼에도 아닌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가야만 하는길입니다
탈 증인후 종교없이 종교인보다 훌륭히 살자 휴머니즘에 정착해 살아갑니다
음악과 예술이 나의 위로이며 많은 영적 흐름들을 공부했습니다
성인들이 잘 얘기하지않던 돈의 중요성도 실감하며 현실에서 많은 노력과 실패도 합니다
그래도 단 하나 언제나 진실에 고착한다는점이 소중한 유산입니다
슬픔과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며 더 깊어진 인식으로 여전히 삶과 사랑을 생각합니다
여호와가 아니라, 조직을 떠난다는..
휼륭한 이탈서입니다.
박수를 쳐 드립니다^^
행복하세요
일찍 잘 떠나셨네요. 멋지십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어제 뵙고 멋진 이탈서를 쓰셨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멋지시네요. 용기가 부럽기도 하구요. 앞으로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