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8일 이번 겨울의 첫눈이 내렸다, 그것도 제법 많이 내렸기에 어디론가 나서고 싶어진다.
9월에 찾아온 관절염으로 좋아하는 테니스장에도 가지 않으면서 조신하게 지내기를 3달이나 되었는데도, 첫 눈이 내리니 마음이 흔들린다.
목표는 언제나처럼 도봉산이었으나, 정상이 아니라 마당바위 아래에 위치한 천축사까지로 정하였고, 갈 때에는 이른 새벽이라 오가는 사람이 없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천천히 거닐 수 있었지만, 내려올 때에는 등산로를 가득 메운 인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연인원 860만 명이 찾는, 단위 면적으로는 세계최고이기에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인데, 그 중에서 도봉탐방지원센터를 찾는 탐방객의 수가 가장 많아, 언제나 혼잡한 구간이기는 하였지만,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하루에 7,000여명이 넘나드는 엄중한 시절임에도,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도봉서원까지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기에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 한다.
코로나 전염병이 위세를 높이고 있는 위중한 시절에, 많은 사람들은 어찌하여 산을 찾았을까? 첫 눈이 내렸기에 좋은 경치를 감상할 수는 있었으나, 평지가 아닌 산이라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영하의 날씨이기에 두꺼운 옷을 걸쳐 입고는 높은 산을 올라야 하는데, 숨을 헐떡이며, 땀을 흘리는 고행을 감수해야 함에도, 사람들은 꾸역꾸역 정상으로 향하고 있었기에 저 높은 곳에는 고행을 감수해야 할 만큼 뭔가가 있는 듯하였다.
답답한 세상, 억울하기는 한데, 표현할 방법은 없고,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은, 한 많은 이 세상, 누군가를 향하여 손을 훠이훠이 저으며, 큰소리로 욕을 하여보고도 싶고, 소리 내어 울먹여 보고도 싶지만, 애써 참으며, 산으로 향하는 것은, 고행을 자초하여, 억울함을 잊어보고자 하는, 힘없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아닌지 궁금하여 진다.
여강 임 영 수
2021. 12. 21
天之地間 萬物知衆에 惟人以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하니,
소귀호인자는 이기유오륜야라!)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는 것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하니,
이는 오륜이 있기 때문 이니라!
有志者事竟成
(유지자 사경성)
있을유, 뜻지, 놈자, 일사, 마침내경, 이룰 성.
사람은 하고자 하는 뜻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