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는 광주지역 여성단체들이 ‘민주주의, 평등세상, 소통사회’을 바라며 “특검 실시, 복지공약 이행, 민영화정책 폐기, 여성·소수자 선출직 30% 보장” 등을 촉구했다.
“민주, 평등, 소통이 살아 숨쉬는 사회 만들어갈 것”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광주본부 여성위원회를 비롯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등은 6일 오후 2시 광주YMCA 무진관에서 ‘3.8 세계여성의날기념 광주지역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경미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 김미화 민주노총 광주본부 여성위원장, 최양님 광주YWCA 회장, 박현정 광주여성회 회장 등 여성계 대표들과 강은미(정의당)·전주연(통합진보당)·정현애(민주당)·홍인화(무소속) 광주광역시의원과 최경미 광산구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기초의원단과 최영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정희곤 광주시의회 교육의원, 윤민호 진보당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 정형택 진보당 북구청장 예비후보 등 모두 60여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1년, 국민들은 불행하다.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 시계, 정부 정책의 불도저식 추진으로 무너지는 삶의 터전, 점점 더 축소되고 있는 사회안전망. 국민들은 더 이상 희망을 꿈 꿀 수 없다”며 “3.8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우리 여성은 이러한 상황을 개탄하며 민주주의 확대와 소통과 돌봄의 정치가 회복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 다짐하는 한편 “희망이 없는 시대, 다시 삶의 곳곳에서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펴 민주와 평등, 소통이 살아 숨쉬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국가기관 대선 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실시와 책임자 해임 △기초연금 공약 등 복지공약 이행 △철도·의료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민영화 정책 폐기 △6.4 지방선거에서 소통과 돌봄의 정치 확대,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게 선출직 의원 30% 할당 등을 촉구했다.
朴 정부 1년, 민주주의 후퇴·여성 고용 악화시키는 시간제 일자리 비판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민주주의 후퇴, 시간제일자리와 민생문제, 여성사업장 현장발언도 이어졌다.
최영태 광주시민협 상임대표는 “현 정부는 거짓말 세력”이라며 “현 정부는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하는데, 정책을 보면 자유는 사치품쯤으로 여기고 국정원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등 자유민주적 가치를 부정하는 사이비 자유민주주의자, 사이비 보수주의자”라고 맹비판했다.
또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통합에 대해 “중앙정치에서는 강력한 대안세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는데 지방정치에서는 냉정한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오랜만에 경쟁 있는 선거를 기대했는데 그런 기대가 약화됐다. 다시 묻지마 선거가 될 것이다.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여성들의 정치적 진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냉철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처럼 지방정치에서 민주성 후퇴 문제도 중시돼야 한다”며 호남지역에서는 오히려 ‘걱정거리’라고 꼬집었다.
서연우 광주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은 “여성대통령은 있지만 제대로 된 여성정책은 없다”면서 “공약인 고용률 70%를 위해 시간제 일자리라는 황당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는 질나쁜 일자리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들이 원하는 건 경력단절이 되지 않길 원하는 것이지 시간제 일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 고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임금과 고용안정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차별·노동탄압 받는 여성사업장, 눈물로 ‘관심과 연대’ 호소해
정순미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 서구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2순환도로 유덕영업소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상황을 토로하며 광주 시민들과 여성들의 관심과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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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미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 서구지회장은 현재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제2순환도로 유덕영업소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 쏟기도 했다.
정 지회장에 따르면, 맥쿼리가 대주주로 있는 소태·송암영업소에 비해 차량통행량이 훨씬 많아 노동강도도 높았으며, 노동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변변한 휴게실도 없다’는 내용이 나가자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징계위에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리고, 여성들이 대부분인 사업장 탈의실에서 옷을 갑아입는데 남성관리자가 불쑥 들어와 수치심을 느끼는가 하면 보건휴가를 신청하는데 진단서를 요구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정 지회장은 “이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또 어떠한 방법과 수단으로 조합원들에게 보복을 자행할지 사실 조금 걱정이다. 우리는 힘없는 여성노동자이기에 억울하고 억울해도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며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해보셨을 순환도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교대근무까지 하면서 최저임금을 받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무시당하면서 일하고 있는 것 알고 계시냐”며 시민들과 여성들의 관심과 연대를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여성을 상징하는 보라색 종이에 여성의날에 요구하는 내용을 채웠다. 그 가운데 한 여성장애인은 “여성대통령님 국민과 함께 소통을 해주시길 소리쳐 봅니다”라고 적은 채 기자회견 내내 들도 있었으며, 한 여성 광주시의원은 “세상의 절반 여성, 의회의 절반도 여성으로”라는 손피켓을 들었다.
3.8세계여성의날 기념 광주지역 기자회견에서 여성장애인이 대통령의 소통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