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리베츠" (のぼりべつ : 登別)는 홋카이도(北海道)의 남쪽 태평양 해안에 있는 도시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온천(溫泉)인 "노보리베츠(登別) 溫泉" 과 "가루루스(カルルス) 溫泉"이 있는 곳이다
"노보리베츠"(のぼりべつ)는 "아이누족"(アイヌ族)의 말로 "누푸리베츠"(ヌプリベツ, 색이 진한(탁한) 강)에서 왔단다.
이제 "노보리베츠" 온천마을 입구에 왔다.
온천마을의 입구에서부터 크고 작은 여관과 호텔들이 들어서 있다.
하나 특이한 것은 근래들어 대형 병원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본은 치료의학에서 예방의학으로 많이 진전되어 있고,
약보다는 자연치유를 받아 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이 희귀한 11가지의 수질(水質)과 풍부한 流量으로 환자들에게 좋은 곳이기 때문이라한다.
이곳 "노보리베츠"(登別)는 "벳부"(別府), "아타미"(熱海)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온천 중의 하나라고 한다.
"노보리베츠" 온천 계곡은 "지옥계곡"(地獄谷)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입구부터 시작하여 마을 곳곳에 크고 작은 도깨비형상을 만들어 놓고 있다.
저 지도에서 오늘 우리가 가 볼 곳은 딱 한군데 뿐이다.
주차장에서 대략 2Km 정도를 걸어 "日和山"(377m) 계곡을 다녀오는 것이다.
내 욕심으로는 이곳만의 특이한 식물군락인 "일화산 원생야초원"(日和山 原生野草園)이라도 봤으면 좋겠지만,,,,
이곳에서만 이틀 정도 있으면서 여기 저기 돌아보면 좋겠다.
주차장 앞 지옥계곡 입구.
좌측 위의 자연석이 이곳 노보리베츠의 "三大 史蹟"이란다.
題目石 (다이 모쿠 이시 : だいもくいし)
伊達市(だてし)에 妙榮寺(みょうえいじ)를 연 "일진상인"(日進上人)이란 스님이 1871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 바위에다 먹으로 "南無妙法蓮華經"(나무묘법연화경)이라고 썼다고 한다.
오랜기간 비바람에 씻겨 지금은 판독이 불가능 하지만
옛날에는 글 쓴 부분에 물을 뿌리면 거뭇거뭇하게 글씨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 작은 비석에 "00觀音"이라 써 있는데 이 역시 뜻은 모르겠다.
맞은 쪽에 있는 碑는 "魚鳥菜供養之碑"(어조채공양지비)라고 씌어 있다.
그리고 그 좌측에는 "庖丁塚"(포정총)이라고 씌어 있다.
"포정"(庖丁)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모두 "소나 돼지를 잡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 으로 되어있다.
그러면 이자리가 그런 사람들의 공동묘지일까?
그런데 우측의 이야기는 또 아니지 않는가.
맨 우측에 있는 비문(碑文)에는 내 생각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씌어져 있다.
"포정"(庖丁)은 옛부터 식물(食物) 분배하고 조리하는 요리인의 인물(刃物)들을 신성시(神聖視)하여
어조(魚鳥)를 해체하는 "포정도"(庖丁刀)에는 신비적(神秘的)인 힘이 개재되어,,,,,
아마도 "포정"(庖丁)은 조리하는 사람이나 칼을 듯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와 사는 방식도 다르고 음식문화도 다르니 조금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어찌됐던 이곳이 사람의 무덤이 아닌 것은 틀림이 없다.
또 한가지 의아한 것은 육(肉)은 없고, "어조채"(魚鳥菜)만 썼을까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궁굼했는데 "김세곤 여행칼럼니스트"님의 글을 읽고 조금은 이해가 되어 그분의 글을 복사해 남긴다.
그런데 일본 여행을 마치고 집에서 포정총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포정이 소나 돼지를 잡는 도축인이 아니다.
"포정총"이라고 적힌 곳 오른편에는 "어조채공양지비"(漁鳥菜供養之碑)라고 적혀있고, 별도로 비문(碑文)이 있다.
"어조채공양지비"(漁鳥菜供養之碑)란 "생선과 새 그리고 채소를 공양으로 바치는 비"라는 의미이다.
비문도 더듬더듬 읽었다.
"포정은 고래(古來)로 식물(食物)을 분배하고 조리하는 요리인으로서, 생선이나 새를 해체하는 칼에는 신비한 힘이 들어있다.
특히 포정은 섬세하고 다채로운 미각을 가진 일본요리의 창조를 지금에 전하는 선구자였다.
이에 포정의 혼을 숭경(崇敬)하기 위하여 포정총에 어조채(漁鳥菜)를 공양(供養)한다.
노보리 베쓰 온천 조리사회(調理師會)가 이 비를 세우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비문엔 ‘육(肉)’이라는 단어가 안 적혀있다. 왜 그럴까?
이는 675년에 "덴무"(天武) 천황이 살생과 육식금지령을 선포해 1200년 동안 소나 말 등을 안 먹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불교국가라는 종교적인 이유와 함께 소는 농업에, 말은 군사용으로 필요했기에 육식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1868년의 "메이지"(明治)유신으로 요리 혁명이 일어났다.
일본 정부는 왜소(矮小)한 일본인의 체력향상을 위해 1871년 12월에 "육식해금령"(肉食解禁令)을 내렸고,
1872년 1월 24일에는 "메이지 천황"이 직접 대신들과 함께 소고기를 먹었다.
이로부터 한 달쯤 되는 1872년 2월 18일에 열 명의 자객(刺客)이 천황 거처에 난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4명은 현장에서 사망, 1명은 중상, 나머지 5명은 생포됐는데 범행동기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천황이 소고기를 먹어 일본정신을 더럽히고 있다는 것이다.
천년의 전통을 일시에 팽개치고 외세에 눌려 육식을 하여 조상을 욕되게 했다는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서양요리는 대세였다.
소고기 전골, 돈가스로 인해 일본 식탁은 더욱 풍성해졌다.
요컨대, 일본에서 포정(庖丁)이란 중국이나 한국처럼 소나 돼지 같은 육식 동물을 잡는 도축인(屠畜人)이 아니다.
일본어로 포정은 "어조채를 요리하는 요리인"이다.
한자가 똑같다고 하여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같은 잣대로 해석하다간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지옥계곡(地獄溪谷)으로 올라가는 안내문.
사람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지옥계곡 전망대 위에 써 있는 안내문.
지옥계곡은 직경 450미터의 "폭렬화구"의 흔적으로 많은 분기공이 있어 지금도 뜨거운 물과 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이 열탕은 최고 98도의 고온이며 양도 풍부하여 노보리베츠 온천의 최고로 큰 온천원(溫泉源)이다.
이 곳에서는 장소에 따라 황화수소천, 식염천, 철천 여러가지종류의 온천이 용출되는데
전부 11종의 온천수가 나온다고 한다.
지옥계곡의 全景.
여기에서 왼쪽의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서 가야 한다.
지옥계곡(地獄溪谷)이란 이름은 "노보리베츠"온천에만 있는 이름이 아니란다.
지옥계곡(地獄溪谷)이란 이름이 붙으려면,
1: 온천 주변에서 연기가 나와야 한다.
2: 온천이 거품을 내며 끓어 올라와야 한다.
3: 온천의 용출 온도가 80도를 넘어야 한다.
4: 연기나 온천에서 유황 냄새가 나야 한다.
라는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지옥계곡(地獄溪谷)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지옥계곡은 항상 연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란다.
간헐적으로 품어 나오며 어떨 때는 연기가 나오지 않고 조용하다고 한다.
조금 전까지 맑던 계곡에 갑자기 뿌연 연기로 휩싸이며 유황냄새가 진동한다.
저것은 수증기가 아니고 연기라고 한다.
왼쪽에 보이는 목책길을 따라가야 한다.
우리가 들어가니 때마침 하얀 연기와 수증기가 온 산을 뒤덥고 있었다.
저곳은 가까이 가 볼 수는 없는 곳이다.
해가 날 때는 저곳의 경치가 무척 아름답다는데,,,,,,
가까이 보는 바위는 유황성분이 배어서인지 검은 색과 노란색,
그리고 그 주변을 덮는 흰 연기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바닥에 여기 저기 균열이 있는 것이 금방이라도 터질것만 같다.
분화구에서 나와 계곡으로 흘러 내리는 온천수.
지옥계곡으로 가는 길.
부정기적으로 수 분마다 솟구쳐 오르는 일종의 간헐천이다.
지옥계곡의 끝인 "철천지"(鐵泉池)
마침 내가 갔을 때는 끓는 물이 솟구쳐서 온통 뿌옇게 되어 바닥을 확실하게 볼 수가 없었다.
유황냄새가 더욱 진하게 주위에 퍼진다.
"철천지"(鐵泉池)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물이 아래쪽으로 흘러내린다.
길옆 방책 틈에서도 뜨거운 유황가스가 나온다.
유황 연기속에서도 잘 자라는 "영국병정이끼".
마치 영국 병정의 모자와 같아서 영어로는 "British soldiers"라고 한단다.
이곳의 길옆 한곳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다가 내가 사진을 찍으니 그때서야 보고 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계곡 여기 저기에 계곡의 이름을 알리는 돌이 서 있다.
"철포지옥"(鐵砲地獄)
"연지옥"(鉛地獄)
한곳에만 이런 불규칙한 돌기둥들이 서 있는데 솟아 오른것인지 아니면 주변이 깍여 나간것인지 모르겠다.
약사여래(藥師如來)를 모신 작은 사당.
옛날 어느 관료가 화약재료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왔는데
그의 부하 하나가 이곳에서 눈을 씻고 고질이였던 눈병이 나았단다.
그래서 그 고마움으로 이곳에 약사여래(藥師如來)를 모셨단다.
이 왼쪽에 작은 용출천(湧出泉)이 있다. (먹지말라는 경고문구와 함께)
지옥계곡에서 보이는 다이이치 타키모토관(第一滝本館).
노보리베츠 온천에 있는 숙소 중 이곳에서만 지옥계곡을 바라 보면서 온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다니는 계곡의 반대쪽에서는 온천수를 모아서 내리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지옥계곡을 떠나며 전체적인 모양을 담아본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오늘의 점심은 "연어나베"란다.
나베는(なべ :鍋)일본말로 냄비란다.
즉 연어 냄비찌게나 샤브샤브같은 것인란다.
해변을 따라 달리다 큰 게를 만들어 붙인 가게에 도착했다.
1층은 농수산물 가게이고 2층이 음식점이다.
지붕에는 연어와 곰을 만들어 놨다.
특히 킹크랩을 파는데 그 가격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킹크랩 한 마리에 4~5천엔은 이해가 가는데,,,,,
어떤 놈은 15000엔, 제일 비싼 녀석이 무려 75000엔이다. 한마리에,,,,,,,아무리 커도 그렇치,,,,
살아있고, 지금 막 잡아 온 녀석이란다.
사진을 찍으렸더니 두 손을 내저으며 안된단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으니 이곳에서는 시간시간마다 가격이 틀리단다.
즉 금방 들어 온 생물은 가격이 비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그와함께 가격도 떨어진단다.
대신 가리비만 찍고 돌아섰다.
오늘의 점심 연어나베.
일본사람들은 요즘 연어에 완전 빠졌단다.
완전식품이고, 성인병에 제일이고, 먼 바다에서 오니 방사능 없고,,,,,,,
그런데 나는 연어 회나 훈제는 좋아하지만 익힌것은 싫다.
연어를 익히면 살이 퍽퍽하여 먹기가 조금 그렇다.
대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익혔을 때 살이 부드러운 것을 좋아한다.
조기, 동태등 대부분이 그렇다.
대충 국물만으로 식사를 한다.
저녁에 먹을 킹크랩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