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김맹선
달빛 소반
둥근 허기였다
도마는 시퍼런 칼을 받아낸다
코끝 찡한 마늘과
매운 고춧가루가 스며들어도
도마는
어머니는
뜨거운 맛을 찬물로 부드럽게 넘긴다
물은 차갑거나 어디든 스며드는 식객이었다
도마는
어머니는
한 번쯤 달빛 속에 숨겨 두었던 칼춤을 추며 날고 싶었을 것이다
받아내는 일
바닥이어서 날고 싶었을 시간
평생 둥글어지는 일로 날개를 펼쳤던
도마가
어머니가
모든 걸 다 내어 주고도 모자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흘러내린 달빛에
생을 푸신
어머니가
가을바람에 나부낀다
강물로 흘러가신다
도마 위에
어머니 위에
풍성한 달빛이 넘실거린다
당선소감 / 시를 사랑하고 시와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아버지가 주신 선물을 소중하게 보듬겠습니다
명리학을 하시던 아버지는 올해가 저의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시고 하늘로 가셨습니다. 하늘에서 눈이 펄펄 오는 날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선물 같은 전화를 받는 순간,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전화를 받고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어 한참을 울었습니다.
30년 외식업을 걸어오면서 뼈를 깎는 인생의 수업료로 낼 때 시는 저에게 힘과 용기와 위로를 주는 큰 나무였습니다. 사랑이고 그늘이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어 시를 읽고 썼고, 화장실에 있는 시간이 아까워 시를 썼습니다. 식당과 펜션을 운영하면서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들어와도 시를 쓸 때가 제일 행복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시를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에게 힘이 되어주신 분들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어두운 곳에 불을 밝혀 주시듯, 아낌없는 지도와 가르침을 주신 강대선 선생님께 온 마음으로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함께 시를 공부하고 나눠주신 시 향낭 문우님과 곁에서 시의 마음을 나눠주고 응원해 주신 강진주, 이둘임 시인님께도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 준 남편과 용주, 하림에게도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시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 주신 뉴스N제주 신춘문예 심사위원님과 수고해 주신 관계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저를 선택하여 주신 것은 지금까지 지나온 시의 무거움을 견디고 다시 새롭게 저만의 시 세계를 열어가라는 격려와 응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를 사랑하고 시와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하늘에 지켜보고 계실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겠습니다. 저를 응원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께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김맹선_1967년 무안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중어 중문학과, 국어 국문학과 졸업, <안정복 문학상>, <등대 문학상> 수상. 현재 (주) 쭈소반, (주)가평 좋은 농부들 펜션, 대표
심사평 /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나타내어 감동을 선보인 <달빛 소반>을 당선작으로 결정
뉴스N제주 2024년 제4회 신춘문에 공모 본선에 오른 작품들은 대부분 고른 작품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빙하의 눈물', '목각인형', '울럿이', '별층에서', '토마토 파르티잔', '춘천 서씨 윤필이의 출생기', '사물적 사생활로의 탈피', '달빚 소반', '메타폴리즘', '함박꽃' 등 10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라 최종심에 오른 세 편의 작품을 세 명의 심사위원이 난상 토론을 벌여 <달빛 소반>을 당선작으로 확정했다.
이번 신춘문예 본선에 오른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시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보다는 현란한 단어와 문장으로 작가가 보는 현상을 설명하려 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설득하려는 의도가 지나치게 드러나거나 사물과 사건,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과 사유, 타자화, 의인화를 통한 감정이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 일부 시인들 사이에서 실험시를 쓴다고 낯설게 하기 차원에서 새로운 문장과 접근 방식으로 난해하거나 건조한 시를 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는 시의 본질을 왜곡하고 독자들이 시를 외면하게 첫번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비유 상징 이미지라는 시의 정의에 가장 충실하게 작품성을 선보인 시를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도 이런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심사를 하고 당선작을 최종 확정하게 되었다는 점을 밝혀 둔다.
도마와 어머니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선명하게 나타내고, 문장을 억지로 난해하게 끌고 가지 않으면서 함축적 간결함과 단아함을 선보인 탄탄한 전개와 감정이입으로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나타내어 감동을 선보인 <달빛 소반>을 당선작으로 결정하는데 이견이 없었다.
앞으로 더 좋은 소재를 발굴하고 시적 상상력과 사유, 깊이 있는 관찰과 환유로 빛나는 시를 쓰는 시인으로 주목받고 감동을 전달하는 메신저로 인정받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장 김남권, 양금희
첫댓글 소석님, 신춘문예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생활에서 우러난 진심이 가득한 좋은 시입니다.
드디어 해내셨군요. 높이 비상하시기 바랍니다.
목련 선생님의 부드럽고 선한 큰 그늘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해도 건강하세요
김맹선 시인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함께 시를 쓰고 함께 걸오온 길이 뿌듯합니다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를 놓지 않고 열심히 하시더니 드디어 이 같은 선물을 받는군요 저 멀리 아버지께서도 활짝 웃으시겠어요 거듭 축하드립니다
강아드리아 선생님 고맙습니다
마음을 함께 나눈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새해에는 더 건강하시고 문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김맹선선생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0년전 신공의 첫 만남이 생각납니다 명동의 울 가게에서 첫 모임을 하고 글을 읽고 쓰는 별천지라 얼마나 설레이고 반갑던지요
이 모두가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김맹선 선생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시더니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주시길요.
최형만 선생님 고맙습니다
함께한 덕분입니다
늘 좋은 글 배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요
새해 첫날 기쁨의 소식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밥 익듯 익어가는 시심이 전해옵니다
축하 또 축하^^
고맙습니다 선생님
함께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새해에는 더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요
명동에서 한 뵈었는데!
축하드립니다!
맞아요 선생님 기억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히 배움합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래 고군분투한 흔적이 보입니다.
김맹선 시인님 축하드립니다.
니체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좋은 글도 자주 보고 배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신춘문예 등단을 축하합니다
달과 어머니를 접목시켜 시가 부드럽고 달달합니다
꺼지버 선생님 고맙습니다
일찍 소천하신 어머니가
달빛에 흥건히 보였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누구나 시를 먹고 선생님의 멋진 표현처럼 소화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진하겠습니다
한해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삶이 도마위에서 추는 칼춤
죽여야지만 사는
인간의 심성마저 죽여야 하는 칼춤
그런 어미에게서 태어난 우리
넘 좋은 시 감사
이재경 선생님 고맙습니다
물가는 점점 오르고
사는일은 점점 바닦위에 떨어질때 마음은 다시 살기위해 미치도록 죽었다 살아내는 일 같습니다
한해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달빛처럼 젖어드는 당선소감과 웅숭 깊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파도리 선생님 고맙습니다
바다깊은 곳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닉이 참 곱습니다
파도꽃 피듯 한해도 건강과 함께 만발하시길 기원합니다
이 시는 그래도 의미를 함축한 좋은 시같습니다, 다른 당선 시들은 누가 심사를 했는지를 보는 편입니다.매해 신춘에 당선되고도 문단에 발을 붙이지 못해 사라지는 시인들이 너무 많은 이유를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당최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지 못하는 글은 도퇴되고 말겠죠.그런 시집을 누가 살까요? 상상력만 풍부한 시도 좋겠지만 깊은 감명을 주는 시가 많이 선택되기를 기대합니다. 기성 시인들의 자세도 그리 하였으면 좋으련만,,,
예언자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시의 작은 온기나마 누구나 차가운 가슴에 스며들어
불을 밝히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도록 마음을 보태겠습니다
많이 축하드립니다. 더 좋은 시 많이 보여 주세요.
그후로도 선생님 응원 고맙습니다 자주뵙는 닉이어서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맹선 시인님! 삶에 베어든 시~ 결국 해 냈네요. 축하 축하 드립니다~~~
들꽃22 선생님 고맙습니다
벌써 강산이 변하고 함께 했던 날들이 대추처럼 주렁주렁
생각이 납니다 함께한 덕분입니다
닉으로만 뵈었던 소석님
왕창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턴 김맹선시인님으로 불러드릴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
김득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홋가이도의 안개 제가 몇번을 읽어봐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댓글도 얼마나 공손히 달아 주셨는지 그때 감동 받은적이 있습니다 겸손을 몸에 담고 사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신춘문예 당선 축하드립니다~~~
가족같은 분위기
남달 선생님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맹선 시인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작품으로 또 뵙겠습니다.^^
배세복 선생님 응원 고맙습니다
몬드리안의 담요로 만난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늘 좋은 글 배움합니다 감사합니다
신춘문예 당선 축하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선생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문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글 너무 늦게 접하고 마음만 보낼까 하다가 그래도 환한 미소가 생각나 축하드려요.이날을 향해 얼마나 달렸을까요 수고했어요.
선생님 당선된 만큼이나 넘 반갑고 고맙습니다 환한 미소로 친언니처럼 늘 응원해 주신
덕분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길 두손 모읍니다
모든 걸 다 내어 주고도 모자란 눈빛과 어울어지는 달빛. 멋진 시군요. 늦었지만 축하합니다. 축하의 글이 많네요!!
많이 고맙습니다
자그마한밤톨님 마음을 한톨씩 내어 주신것 뿐인데 저는 마음만은 더 크게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