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9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By 알쓸수집가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 국보 제9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위치 : 충남 부여군 정림로 83 정림사지박물관
부여의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백제 시대 중 후기인 사비 백제 때의 석탑입니다. 이 석탑의 의의는
'현존하는 유이한 백제시대 석탑'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석탑은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백제시대의
석탑으로 남아 있는 탑이죠. 백제시대의 건축 유물은 대부분 남아 있지 않습니다. 탑 역시 마찬가지지만,
높이 8.33m의 이 석탑은 여러 전란을 겪으면서도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죠.
이 석탑은 '평제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는 당나라의 장군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한 후에 기공문을 세겼기
때문이죠. 소정방은 "대당평백제국비명"이라는 명문을 세겼습니다. 이 명문의 내용은 당나라가 백제 정벌에
나선 이유, 출정한 당군의 편성과 장군들에 대한 공적 등입니다. 이렇게 한국사의 한 역사적 사건 중심에 있기도
한 이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그 의의가 남다릅니다.
2. 목탑의 건축 기법을 적용한 석탑
석탑은 크게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 8개의 장대석으로 2단의 지대석을 만들었습니다.
5층으로 이루어진 탑신부는 108개의 석재를 결구하여 만들었고, 1층 탑신은 크게, 올라갈수록 작아지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면에서 목탑의 제작 형태를 참고하여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석탑이죠. 다만 상륜부는 대부분 유실된 상태입니다. 현재는 노반만 남아 있죠.
정림사지 오층석탑의 하대석,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정림사지 오층석탑의 기단부,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3. 정림사는 어떤 절?
'정림사'라는 명칭은 비교적 최근에야 발견되었습니다. 1942년, 절터 발굴조사 당시에 '태평팔년술진정림사대장당초'라고
적힌 기와가 발견되었는데, 이를 근거로 절터의 이름이 '정림사'였음을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제외하고
절의 흔적은 일찍이 없어졌었기에, 정림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는 없었죠.
다만 이 절이 구조적으로도 특이한 절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1) 목탑 구조를 취한 석탑의 존재 2) 금당 앞뜰을 탑이
넓게 차지하던 기존 방식과는 다른 공간 구조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4. 정림사지 오층석탑의 의의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백제시대의 유이한 석탑으로서,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백제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한 '유홍준 박사'의 말처럼, 백제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문화재죠. 또한 소정방의 명문, 독특한 외관 등으로 인하여 일찍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1962년에 국보 제9호로
지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