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가 우리를 사랑하신 것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마다 다른 온갖 사람을 창조주는 가림없이 다 사랑하신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하지 못할까?
우리는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넓지 않아서일까?
자기가 알고 있고,
믿고 있고,
그럼직하다고 느끼는 자기 마음의 경직된 틀로만 보게되니
다른 사람을 오해하고,
믿을 수 없고,
그러니 예측할 수 없는 존재로 미리 정해 버릇하는 게 아닐까?
게다가 내가 학위 논문 쓰면서 발견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 단위가가 '개인'이 아니라
자자신에게 가까운 사람들을 포함하는 '포함'단위라는 것이
우리의 소통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말은 간단하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아주 힘든 일이 되고 만다.
자기가 좋아해서 친하게 된 동무도,
누구보다 마음이 끌려 사랑하게 된 연인도,
데이트 하고 헤어지기 싫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같이 살자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굳게 서약한 부부도,
나서 부터 한 부모 품에서 같이 자란 형제 자매들도,
사랑의 결실로 자기 품에 온 귀한 딸과 아들도,
그들이 자라 짝으로 만난 며느리와 사위도,
그러고도 사돈들,
손주들,
한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친구들,
초등학교, 중고등 학교
각기 여섯해를 함께 보낸 동무들, 동창들,
한 민족으로 살아온 이웃들,
얽히고 섥혀서 이 지구에서 함께 살게된 온 세상 사람들...
우리가 자기만큼 사랑해야 될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축복인가!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그런데 그것이 간단치 않은 걸 보게된다.
자기 마음과 생각의 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차이를 보면서
놀라고
어찌할 줄 몰라
미워하고,
싸우고 ,
갈등하게 된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이니,
당연히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느낌을 품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 <니>에서는
아예 적극으로 "갈등합시다!" 특집도 만들어 봤다.
다른 말 하는 걸 피하지 않고,
적극으로 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알아주면 되는데..
'내가' 맞고
'네가'나와 다르니
네가 틀린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 되는데..
서로 알아주고,
인정하고,
나도 바꿀 수 있고,
너도 바꿀수 있어서,
서로 같이 바꾸고,
자라며,
각자 그 나이 답게 성숙해 가면서,
서로 같이 합의에 이르고,
같이 살면 되는 것을!!
왜 그것이 힘든 것일까?
우리 마음이 게으르다.
우리 마음은 마냥 편하기만 바란다.
불편하고 아픈 것은 없기를 바란다.
그러면 고민 거리도 없고,
애써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즐겁게 살기만 바란다.
나와 다른 이웃을 사랑하려면
나와 다른 사람이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주고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치 애써야 하는 길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는 동안
이웃을 알아줄 눈이 생기고,
이웃의 신음 소리를 들을 귀가 열린다.
그리고 마음이 따스해져서
나와 다른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게 된다.
이렇게 조금씩 바뀌고, 자라고, 영글게 된다.
사랑을 받은 이웃도 다른 사람을
알아주고 싶고, 위하고 싶어지게 되어
우리 서로 알아주고,
서로 아끼면서
함께 바뀌고, 자라고 영글어 가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일을 쉬지 않고 적극으로 해낼 것이다.
그 좋은 길을 우리는 왜 같이 가지 못할까?
서로 믿지 못하기 때문일까?
나 혼자 한다고,
손해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 아닌가?
자신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고,
그 다른 것을 서로 이야기하고,
알아주면서 관계를 어울려 만들어간 적이 있었던가?
간난 아기 때부터 엄마가 해주는 사랑의 방식이
전부라고 믿어 오지 않았나?
아기를 자신과 분리하지 않고
자기 행동단위에 포함한 엄마가 "너보다 내가 너를 더 잘 알아" 하실 때
아기는 엄마와 나는 다르게 느끼고,
다른 존재라는 걸 항의해 본 적이 있었나?
집 바깥에 나가서도
"왜 똑 같이 어른들에게 배꼽 인사를 해야하는지 "
물어본 적이 있었나?
물어 봤더라도 제대로 대답을 듣고 풀렸었나?
학교에 가도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는 지시만 받아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공부도 자기 궁금증을 풀기 보다
정해진 답을 빨리 찾기로 평가받아 오지 않았나?
짝꿍이 어떤 아이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보다
경쟁 대상이기만 한 것이 아니었나?
이렇게 어른이 되어
다들 하는 대로 별 차이 없이
'똑 같이 살기'를 해오고 있었으니
다른 것에 대한 품이 얼마나 좁을까!
다른 것을 얼마나 품을 수 있고,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준비와 훈련이 되었을까?
그래도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니
이제라도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서로 알아주려 애쓰고
열심히 사랑하면,
바뀜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믿고,
소망을 잃지 않고 사랑해야 한다.
그것만이 살 길이다.
ㅁㅇ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