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더 높은 관문을 통과하여, 더 큰 작가가 되시길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말로는 도저히 내 마음을 전부 표현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을 작가들은 글로써 마음을 표현해냅니다.
올해에도 ‘박두진 문학제’ 공모에 많은 분들이 좋은 작품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응모한 작품 중에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을 꼼꼼히 읽으면서 심사위원들은 마치 저희가 응모한 것처럼 설레었습니다.
대학·일반부에서는 정희정 씨의 ”달을 삼킨 휴지통“을 대상으로 뽑았습니다. 좋은 시들 중에 한 편을 골라내는 것은 반갑고도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사물을 바라보며 나름 개성적인 시적 표현방식으로 간결하게 형상화해내는 솜씨가 다른 분들에 비해 진일보라는 심사위원들의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둥근 휴지통 뚜껑‘에서 ’달의 초승과 그믐‘을 환치해내는 솜씨는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혜영 씨의 ”가방 속의 봄“, 신용명 씨의 ”장바구니“, 서희진 씨의 ”가방새“. 이 분들 작품도 시를 열심히 써보신 역량이 돋보이는 분들이었습니다. 좋은 서정시는 감정을 직접 이야기하기보다 이미지와 상황을 통해 정서를 환기할 때 더 좋은 시가 되고, 독자들에게 울림을 주게 됩니다.
초등부(저학년부)에서는 도둔초등 남효림, 생연초등 이주희, 대구경동초등 김도희의 동시를 시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물건인 휴지통과 가방이라는 사물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비유들이 칭찬할 만하였습니다. 특히 휴지통이 “버려질 때마다/나는 없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내일을/ 좀 더 깨끗하게 만드는/ 조용한 쉼터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새로운 생각을 한 걸음 더 앞으로 밀고 나아가는 것은 멋진 표현이었습니다.
초등부(고학년부)에서는 소래초등 김나예, 양주 덕계초등 이지민, 덕계초등 고건호의 작품을 시상작으로 하였습니다. 김나예의 내 가방은 가방을 매일 자라는 나무로 바라보는 마음이 처음부터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가방이 나무가 되고, 초록잎이 나고, 꽃이불이 되고 가방을 맨 어깨에 노랑나비가 날아드는 상상은 너무 멋진 상상입니다. 그리고 가방을 작은 세상 나아가 작고 따뜻한 우주라고 한다든지, 휴지통에서 인자하신 할아버지를 생각하고 “휴지통은 버리는 곳이 아니라/ 잠시 내려놓는 곳인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생각도 칭찬할만 하였습니다.
중등부에서는 화암중 윤채원, 명륜여중 강다연, 충일중 전민수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가방을 이야기하면서 제목을 ‘어깨 위의 계절’로 정하는 재치가 눈에 띄었고, 가방 속에 담겨진 사연을 짚어내는 솜씨와 무겁고 귀찮은 가방을 “희망이라는 지퍼를 열어 새로운 아침을 담는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는 이에게 전해 주는 것이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가방에 담겨진 것은 책만이 아닌 “책들과 공책 사이/ 차마 꺼내지 못한 마음 한 조각”이라는 표현과 할아버지의 낡은 가방에서 할아버지의 인생을 생각하고, 내 인생의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어른스런 마음도 너무 좋았습니다.
고등부에서는 홈스쿨링 신미영, 신갈고등 이지연, 보라고등 오현서를 각각 시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고단한 학업에 동반자인 무거운 ‘책가방’과 그 안의 물건들을 “코끼리와 초원”으로 변주해내는 상상력이 남달라 보였고, 아버지의 일하는 손과 “고행의 가방 속”을 생각하며 ”아버지의 부르튼 손을 가만히 감싸 쥐면/ 차가운 쇠붙이 사이로 따스한 집 안의 볕이 든다“는 자식으로서 아버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읽는 이에게 잔잔히 느껴졌으며, ”학교에 가는 길/ 달팽이 집처럼 터무니없이 큰데/ 들어갈 수도 없는 그것을“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가방에 관한 많은 생각‘들을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 기회에 선정작에는 아쉽게 들지 못하였지만 ”가방“과 ”휴지통“이라는 고정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좋은 작품들을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입상하신 분들께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정진하시어 더 높은 관문을 통과하여, 더 큰 작가로서 우리 문단을 빛낼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 심사위원장 : 손현숙 문학박사
- 심사위원 : 김경호시인, 문근영시인, 조경선시인, (가나다 순)
첫댓글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도문초 아니고 도둔초 입니다
수정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학년 심사평
도둔초 남효림 입니다
수정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