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더 무르익고 있습니다.
잠시 쌀쌀했던 날씨는 풀리고 청량감이 물씬 풍기는 주말이었습니다.
혼자 있기에는 너무 억울할것 같아서 동네앞에 있는 산에 올라갔답니다.
싱그러운 산의 냄새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너무 잘어울리더라구요.
사진기를 가지고 갔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무척이나 남았습니다.
아울러 여행을 떠나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혼자있다보니 그렇게 잘 안되네요.
여행지가면 무슨 음식을 드시나요?
평상시 라면밖에 못끓이던 남편분들이 오랫만에
실력발휘를 하는 날이 바로 여행가는 날이랍니다.
사실 여행에 가서 하는 요리는 대학교 엠티시절부터 갈고 닦았던 실력이랍니다.
그때에는 찌개정도는 끓여야 많은 여학우로부터 외면을 안당했기에...
평상시 그냥 후라이팬에 지져먹던 햄이
근사하게 달걀옷을 입혀서 나타나고
탄밥과 고들한 밥이 공존하는 절정고수의 밥솜씨.
별것 없는 재료로 탄생되는 국적불명의 국.
달걀이 가장 흔한 재료이다보니
밥에도 후라이가 올라가고
반찬에도 달걀이 있고
국에도 들어가는 삼색 달걀요리가 완성되기도 하죠.
요즘에는 아웃도어 요리다 바베큐다 해서 삼겹살이나
고기등을 근사하게 구워먹지만
최소한 제가 학생때에는 이런것들이 더 친숙한 여행요리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이때 등장하는 절대고수의 요리겸 안주가 바로 고추장찌개랍니다.
고추장의 텁텁한맛과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
그리고 두부의 담백한 맛까지 고려한 삼색의 요리죠.
이숟가락 저숟가락 섞여가며
술한잔씩 건네던 요리...
아마도 바깥분들이 숨기고 있는 내공높은 요리일지도 모른답니다.
오늘은 그 고추장두부찌개를 소개합니다.
두부를 듬뿍넣었어요~
남자의 요리에 대한순정을 매도하지마아...고추장두부찌개
재료
돼지고기 목살 반근300gm, 고추장 1T, 고춧가루 1T, 다진마늘 1/2T, 대파, 소금
오늘도 느끼지만 재료 참 착합니다.
고춧가루는 매콤한 정도에 따라 가감하세요~
고추장찌개에 커다란 감칠맛을 더해 줄 돼지고기랍니다.
목살을 반근사셔서 썩둑썩둑 거칠게 썰어주세요.
최대한 투박해야...그 맛이 나는것 같습니다.
고추장과 마늘을 넣고 고기를 볶아줍니다.
돼지고기에서 기름이 나와요
그걸로 볶는답니다.
달달달달...볶아주시다가
고춧가루를 넣고 또 볶아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물을 붓고 뭉글하게 끓여주시면 되는 아주 간단한 요리죠.
여기서 잠시...
붉은빛이 이쁘지 않나요?
센스있으신분은 벌써 눈치채셨을것 같습니다.
추석전에 말렸던 고추가
많은 분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잘 말라서
드디어결실을 보았답니다.
태양초 색깔이 어찌나 이쁜지....
저는 살림을 안하지만 이맛에 살림한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오늘 고추장찌개에 처음으로 투하해봤는데
앞으로의 색깔에 반하실겁니다.
고기와 고추장이 들어간찌개에
맛을 더해주는것이 바로 이 두부랍니다.
고기와 두부의 하모니가 기가막히게 떨어지는 순간이죠~
붉은 빛의 국물이
기가막히죠?
어느정도 다 익었을때는 파를 넣고
조금 더 끓여주시면 된답니다.
꼭 비쥬얼이 순두부찌개 같네요.
벌써부터 입에 침이 싸악 돕니다.
참 마지막으로 소금으로 간을 해주어야 됩니다.
고추장으로만 간을 하는것은 너무 텁텁한 맛이 나기에
고추장은 칼칼한 맛을 내는 정도로...
간은 소금으로 해주세요.
한입 수저로 떠봅니다.
이미 쓰러진거 아시죠?
또 안드로메다 갑니다.
이스리 한병들고요~
이런 찌개는 보글보글 끓어야 제 맛이에요.
여행지에서는 부르스타 위에 올려놓고 약불에 계속 끓여드시면 더욱 좋답니다.
김이 확 올라오는것이
매콤한 냄새와 더불어 사람 참 미치게 하는 그런거랍니다.
뜨거운 밥하나 준비하고 얼른 식탁으로 모이시는것이 정답이겠죠?
두근 두근 기대를 하며 한수저 떠봅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입니다.
흠........최고네요.
단 아쉬운것은 혼자 먹는다는거.
집이라는거.
이것 빼고는 백점입니다
사실 고기보다도 이 두부가 그리 좋답니다.
담백한 두부가 아니면 고추장찌개는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요.
술한병은 거뜬하겠죠?
뜨거운 밥위에 올려드시면
바로 간단한 레시피로 최고의 행복을 얻는 비결이랍니다.
남자가 요리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생각.
남자가 라면밖에는 아무것도 못끓인다는 생각.
남자가 부엌은 밥먹을때 딱 10분만 들어온다는 생각.
남자가 앞치마를 두른 모습은 상상도 안된다는 생각.
이번 가을에 여행을 통해서 확실히 벗어버리시길 바랍니다.
이런 요리는 남자가 최고로 잘해요~
남자의 요리에 대한 순정을 매도하지마아아아아~
행복한 가을 좋은 추억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