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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gengruß Guten Morgen, schoene Muellerin!
O laß mich nur von ferne stehn,
Ihr schlummertrunknen Aeugelein,
Nun sch ttelt ab der Trauume Flor, |
아침 인사 좋은 아침입니다, 아름다운 물방아간 소녀여!
오, 단지 나를 멀리서 바라보고 서 있게라도 해 주세요,
잠에 취한 듯 떠 있는 귀여운 두 눈이여,
이제 그 꿈의 베일을 흔들어 벗어 버리세요. |
잠을 설친 청년은 새벽녘에 일어나 물방앗간 앞 시내에서 세수를 하고 고개를 돌렸다. 눈부신 햇살이 방앗간 이층 창문을 비추이는데 그 사이로 금빛 머리칼이 살랑거렸다. 소녀였다. 그녀가 창문을 열어 놓고 창문턱에 팔을 기대고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아침햇살에 비쳐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를 청년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발은 달려가고자 하고 입은 말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는 부끄러운 심사가 그 청년을 얼어붙게 하였다. 소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정신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가 머리를 돌려 청년을 바라본 후 살짝 눈인사를 건넸다. 청년은 겸연쩍고 무안하여, 건성으로 인사를 받은 후 뒷걸음하며 물러났다. 청년은 멀찌감치 숨어 소녀를 바라보며 자책과 후회에 빠진다. "왜 사랑하는 마음을 그녀에게 고백하지 못했는가? 바보처럼 말 한 마디 못하고…" 청년은 소녀를 멀리서 바라보며 간곡한 사모의 마음을 독백으로 전한다.
'빌헬름 뮐러'의 초상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창문 앞의 연인의 발코니로 기어 올라가 적극적으로 사랑의 언사를 전한다. 그러나 젊은 방랑자 청년은 고작 먼 발치에서 그녀의 창문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청년이 전하는 헌사(獻詞)와 찬미는 극진하고 절실하다.
빛나는 아침에 창 밖의 연인에게서 감미로운 '아침의 인사'를 듣는 여인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 곡의 정경은 사랑을 갈구하는 청년을 그린 가장 헌신적인 장면인 동시에, 낭만적인 연애를 원하는 모든 여성이 꿈꾸는 로망이기도 하다.
'고흐(Gogh)'가 그린 <물방앗간>
유절가곡이지만 각 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고 있다. 1절에서는 그녀가 싫다면 되돌아 갈 수밖에 없으나 차마 발을 돌려 고향으로 갈 수 없는 심정이 차분하게 보여지며, 2절에서는 청년을 애태우는 창문 앞 아가씨의 모습을 멀리 떠 있는 새벽별의 표상으로 비유하고 있으며, 3절에서는 그 표상이 이슬에 젖은 꽃들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4절은 끓어오르는 청년의 연정을 종달새에 견주며 애태우는 모습이 그려진다.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소녀>, 여덟 번 째 곡 <아침 인사:Morgengruß>는 이러한 사연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이 아름다운 서정노래집의 결말은 사냥꾼을 사랑해버린 소녀에게 버림받은 청년이 시냇물에 빠져 자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가사의 줄거리나 곡 전체의 플롯은 연정에 빠진 청년의 숭고한 비애와 안타까운 죽음으로 되어 있으나, 곡은 그다지 슬프거나 비통하지 않다. 이슬처럼 투명한 피아노 반주에 실려 나오는 이 노래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밝고 온화하여, 가사를 모르는 이에게 기쁨과 행복에 겨운 청년의 연가로 들리게 할 정도이다. 다만, 이 가곡들을 연거푸 들어보고 곱씹어 감상한 후에 그 고운 가락에 스민 애상과 정한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물방앗간 청년>과 <겨울 나그네>, 그리고 <하프타는 노인> 등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모두 소박하고 건실한 꿈을 지니고 있으나 사랑하던 이로부터 배신당하고 삶의 의욕을 잃고 불행하게 삶을 마감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창조한 '슈베르트' 또한 정서와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값진 음악선물을 아낌없이 주고 세상을 떠난 그는 '사랑과 예술의 우편배달부'였다.
새해 아침을 맞아 향기롭고 진한 한 잔의 허브차를 마시는 느낌으로, 이 사랑스럽고 고운 예술가곡 한 자락을 감상한다면, 이번 정초의 매서운 한파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주 : 테너 - 페터 슈라이어(Peter Schreier) 피아노 반주 - 발터 올베르츠(Walter Olbertz)
첫댓글 이 좋은 글들이 카페 첫화면 왼쪽의 공란을 채우고 비어있는 동영상 칸이 오른쪽으로 밀려나면 좋지 않겠어요?
그리고 아직 동영상이 아무 것도 없으니 이성준 쌤이랑 회원님들이 좀 채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