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서울 북한산 비봉능선과 칼바위능선 산행기점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대호아파트입구
02.서울 북한산 비봉능선과 칼바위능선 산행종점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빨래골지킴터
03.서울 북한산 비봉능선과 칼바위능선 산행일자 :2024년 06월05일(수)
04.서울 북한산 비봉능선과 칼바위능선 산행날씨 :맑으나 미세먼지
05.서울 북한산 비봉능선과 칼바위능선 산행거리 및 시간
북한산 탐방 둘째날 새벽에 옆방에서 새어나오는 '아이 아퍼'하는 외침에 잠을 깼다. 어제 북한산 암릉을 타면서 흡수한 '기(氣)로 머리 속이 뜨끈하여 잠이 쉬이 들지 못했는데(믿거나 말거나)..
인생 3대 요물은 여자,돈,술 아니든가. 집을 나설 때 마누라 왈,"북한산은 사고도 자주 난다던데, 뭐 숨겨놓은 것 있거든 말하라"하니 "숨겨놓은 여자도 숨겨놓은 아들도 없고 숨겨놓은 돈도 없다. 당신 알다시피 내 통장 비번도 다 알고 있잖아?" 라고 하니 안심하는 모양이다. 돈이 많으면 여자가 붙고 술마실 기회도 많아지리라. 財强身弱이니 단명하기 십상이다. 하늘이 낸 부자가 아니라면 우리 필부의 삶은 비슷한 것 아닐까. 의식주 해결할 정도면 만족하며 사는 인생이 좋지 않을까?하고 반추하였다. 말이 나온 김에 60을 넘기면서 인생원칙도 정해졌는데, 자유로움을 갖기 위해서는 첫째, 목표나 계획같은 걸 세우지 않고 현재에 충실한 것(무계획성), 둘째, 매사에 간결하고 단순한 삶(무복잡성),세째, 남의 것과 서로 견주어 비교하며 가슴 아파하지 말 것(비비교성) 이 그것이다.
잠은 포기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짐을 챙겨 불광동 대호아파트로 걸어갔다. 2k 정도 걸어가 이런 철문을 통과하여
산으로 오르니 대호아파트가 보였다. 아침이면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일텐데...
여기서 좌측 길을 택한다. 우측은 둘레길인 모양이더라
오늘은 일단 족두리봉-향로봉-비봉-승가봉-문수봉까지는 곧장 갈 예정이고 그 다음은 의상능선으로 갈지 아니면 칼바위능선으로 갈지 컨디션 봐서 결정할 예정이다.
길도 참 많군
여기 어디에 연신내가 있겠지. 연신내에 들어섰더니 연신 고기내가 풍기더군
가운데로 족두리봉이 보인다. 웬지 까닭 모를 신바람이 난다. 이런 게 mountain orgasm일 것이다. 산에서의 오르가즘은 오래 간다.
족두리봉에 오를 때 여학생들로 보이는 선녀들의 파이팅 세례를 받았다. 앞엔 해골같은 바위가 보이고 멀리는 세쌍둥이 같은 산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북악산,인왕산,안산이다.
좌측으로는 향로봉,비봉,보현봉이 보인다. 특히 보현봉의 위상은 대단하였다. 여기서 문수봉은 좀 위축된 모습이다.
어제 거쳐왔던 구파발이 있을텐데...촛놈이라 동네는 잘 모르겠다.
앞서 오른 부부였는데 저렇게 포즈를 취할 수 있군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로 남산을 당겨보았다. 어제보다 시야가 맑지 못하다.
북악산 혹은 백악산이 뒤에서 보니 이런 모습이다. 북악산 아래 역사가 많이 묻어있을 텐데...
보라! 보현을 좌측의 문수보다 헌걸찬 모습을...사실 문수봉은 좌측 봉우리 뒤에 숨어있다. 보현봉은 출입통제구간으로 안다.
뒤돌아본 족두리봉. 여성용 모자인 족두리같은가?
저기도 산에 미친 마니아가 저 급경사를 오르고 있군. 안전하시게...
저게 향로봉인데 다행히도 우측으로 우회하였다.
향로봉을 향하여 간다.
비봉을 당겨서 한컷하고..사실 오늘 가장 가고싶은 곳은 비봉이었다. 다른 봉우리는 몰라도 비봉은 알고 있었으니 그건 문교부 헤택을 받은 덕분이다.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그 봉우리...
비봉에서 쏟아져내리는 저 능선은 이름이 없는가보군. 구기분소로 이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가운데 어디메에 자하문이 있겠지.
흙길과 돌길의 비율은 1:9. 이 길을 치고 오르면 향로봉이 기다린다.
나와 합류한 부부는 향로봉은 볼 게 없다고 바로 비봉으로 가자하였는데 천만에 말씀. 그냥 갔으면 후회할뻔. 이 향로봉 아래로 연결된 탕춘대능선 5k가 구불구불 한양도성과 연결된다. 탕춘대 능선은 북한산성(14k)과 한양도성(18k)을 연결하는 중매쟁이다. 아쉽게도 향로봉 직벽을 오르는 구간은 막아놓았더라
점점 비봉이 슬로루 슬로우로 다가온다.
어제 올랐던 삼각산도...
비봉은 오르고 싶은데 어쩌나? 이곳 우측에선 오을 수 없다. 더 진행하여 들어가야한다.
가운데로 문수봉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는 나한봉이 굿센 모습이다. 그 앞엔 사모바위가 걸쳐져 있다. 호랑이 가죽은 탐나는데 호랑이는 무서우니...
이 청년들 따라 올라가보았다.
북한산 주요 능선의 봉우리가 다 보였다.
멀리 한양의 중심지도 보였다.
키큰 비석 뒷면엔 총탄 자국같은 것이 나있고
전면의 글자는 좀 뭉게졌지만 추사선생의 노고로 순수비임이 고증되었다. 이 비석을 어떻게 여기에 올려놓았을까? 아니면 여기 비봉 정상의 부재를 소재로 하여 새겼을까? 홀몸으로 올라오기도 어려운데 무거운 비석을 올렸다는 건 기중기도 없는 시대에 불가사의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유추하건데 석공을 동원하여 정상의 석재를 다듬어 새겼다고 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여기에 관한 자료는 없겠지
의상능선 일부이고
우측은 보현봉에서 형제봉 능선으로 떨어지는 험로이다. 여기도 막혔는지 모르겠다.
바로 앞 봉우리는 388봉이고 그 아래 이북5도청이 있을 것이다.
비봉 오를 때 가장 어려웠던 구간이다. 우측 돌틈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본 거북모양의 바위. 내려올 때 보았네 오를 때 보지 못한 그 바위.
비봉을 내려와 조금만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살짝 길이 나있다. 그 바위 동굴에 1.21 사건 때 공비들이 숨어있었던 아지트라는데... 그 사건으로 실미도 사건, 향토예비군 창설, 주민등록증 발급 등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 아지트와 지척거리에 있는 사모바위. 여기 올라가는 건 자제하고 전진
비봉을 뒤돌아보고
승가봉에 도착하였다. 이 아래 승가사가 있겠군
승가봉에서 본 의상능선.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저 능선도 오르고 싶다.
승가봉에서 급경사를 내려가면
이런 삼거리가 나온다. 좌측은 쉬운 길이고 우측은 험로이다. 아마 의상능선 바로 가려면 좌측 길을 택하면 될 것이다. 난 우측 길로 올랐다.
아이고! 만만찮다. 사람들로 보이지 않고...
좌측이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일 것이다.
문수봉 오를수록 급경사이다. 철주를 꽉 붙잡고...
오르니 곤충같은 바위가 걸쳐있고 여전히 보현봉은 호기롭다
문수봉은 쉽게 내놓지 않는다. 저게 문수봉인 줄 알았더니 ...
이게 문수봉이다. 저기 선답자가 휴대폰을 보는 모양이다.
보현봉을 당겨보니 주상절리같기도 하다. 저게 추락하지 않는 것도 불가사의하다. 그래서 막아놓은 걸까
문수봉에 도착하면 북한산성과 연결된다. 여러 문이 있을텐데 이제 좀 편히 걸을 수 있겠군. 물이 떨어져 입안이 탄다. 머리 속엔 그려지는 게 많다. 수박, 참외, 화채, 캔맥 등. 그런데 물은 이들만큼 갈구되진 않았다. 더 심할 땐 전봇대가 아이스크림으로 보일 때가 있다.
금방 대남문에 도착하였다. 우측 이 문을 빠져나가면 구기분소로 갈 것이다. 난 성벽과 함께한다.
이젠 대성문이군. 큰 대 자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숙종이 큰 대자를 좋아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 높고 험한 곳에 성벽이 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임란,호란 등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면...한양도성과 탕춘대성과 북한산성을 새로이 정비하여 세계문화유산 인증에 도전하면 어떨까? outstandig universal value에 부합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보현봉이 여기서 양같이 보이군
멀리 도봉산도 보이군. 내일은 도봉산으로 달려가야지!
이제 안산에서 많이 벗어났군. 저 봉우리들이 미세먼지와 함께할 때 문어대가리처럼 보이는 건 나만의 착시일까
기회가 다시 온다면 안산-인왕산-북악산-형제봉에 올랐다가 그 아래 안평대군과 정선의 흔적을 찾고싶다.
이게 형제봉이다. 봉우리가 두개로 형제처럼 보이군
이건 낙산이지싶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좌청룡에 해당되는 곳이다. 이곳이 낮고 부실해 적자가 왕권을 잡기 어렵고 잡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풍수상의 해석
이 안내판이 있는 곳이 조망처로선 으뜸이었다. 주위엔 기린초며 씀바퀴며 개망초가 나그네를 반겨주었고 우연히 발견한 배낭 속의 캔맥 한통, 비록 텁텁하였지만 그 기분만은 최상이었다.
삼각산이 보이고 좌측은 아마 노적봉 같다.
기린초
전망좋은 그 곳, 평생 잊지못할 장소
보국문을 향해 전진하는데 좌측엔 산딸나무꽃이 만발하였다. 꽃잎이 지고 열매가 발화하면 꼭 산딸기모양이라고 그렇게 부른다더라
좌측이 용암봉, 우측 뭉스리하게 생긴 게 시단봉, 우측 멀리 영봉이로구만. 지금 낙뢰로 용암봉 갈 수 없더라. 그러니 북한산성 일주는 참아야지. 복구할 때까지
어허! 여기가 보국문인데 저렇게 막아놓았더라. 우측으로 성벽을 넘어서면 정릉으로 가겠지. 난 직진한다.
이 칼바위능선으로 하산할거야...이 칼바위능선에 도착하기 전 어떤 분이 나에게 길을 묻더라. 이 촌놈한테 말이야. 아마 산에 관한 지식이 없고 방향감각같은 게 좀 없어보였지. 운동능력도 없는 것같았어. 사고나기 십상이지. 산엔 항상 겸손해야하고(나도 잘 안되지만).칼바위 능선으로 안내하였는데 정릉으로 빠지는 곳에서 헤어졌지.
칼바위 능선에 다가가보니 이름을 잘 지었더군
조망이 좋은 데크길에서 건너편 수락산도 보였지
멀리 우측 도봉구,좌측 도봉산도 보이고...오후되니 하늘이 좀 나아졌군
여기가 창동 어디메일 것인데...
다시 삼각산을 뒤돌아본다. 이 봉우리, 내 마음 언제까지 일렁거리게할 지 모르겟네. 오늘은 인수봉에 릿지하는 사람들 안보이네. 하기야 이쯤되면 다 하산했겠지
험로를 내려와서
칼바위공원지킴터로 내려간다.
여기가 바로 칼바위공원지킴터이다. 좀 늦은 시간이라 지키지 않았다. 여기서 어른에게 편의점을 여쭈었더니 한참 내려간다면서 수질이 나빠도
저 정자 앞 샘터의 물을 추천하였다. 한통 받아 원샷으로...그게 천국이다.
칼바위공원지킴터에서 방향을 바꾸어 빨래골지킴터로 간다.
중간에 공초 선생 묘지도 그냥 지나쳐 버리고 빨래지킴터에 도착하였다. 빨래골은 궁중 여인들이 빨래하는 계곡이라하여 이름이 지어진 모양이더라..
이제 흐느적거리며 수유리 시내 방향으로 간다.
그 도중 편의점에서 이 걸을 복용하고 나서야 해갈이 되고 마음이 안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