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5. 1. 18
횟수 : 1차
구간 : <안흥진~정족고개~지령산~국방과학연구소삼거리>
거리 : 8 km
날씨 : 눈보라
해야지 해야지, 가야지 가야지, 하던 금북정맥을 드디어 시작하던 첫 날,
(사)한국산악회 충남서부지부의 용맹무쌍한 소수정예대원 25명은 홍성군청 뒤편의 공터에서 출발하는 소형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좁고 다소 불편했지만 정맥을 시작하는 부푼 마음에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맨몸으로 수영장에 들어온 어느 아가씨에 관한 (기경이 형의) 이야기가 없었더라면 정말 지루할 뻔 했다 ㅋ.
안흥진 방파제에 도착하여 우리는 서해바다를 뒤로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매우 사납고 추운날 인데도 첫 출발에 25명이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첫 끝발을 유지할 수 있을까...괜한 걱정이 앞섰다.
첫 계단위에 있는 팔각정은 정말 그림처럼 멋있었다. 몇몇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마자 엄청난 수량의 소나무들이 넘어져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넘어진 흔적으로 보아 여러해 동안 태풍이나 바닷바람에 넘어져 방치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위대한 불세출의 영웅이시며 진정한 산악인민의 령도자이신 이포영 지부장님이 이런 풍경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넘어진 소나무를 이리저리 잘라내고 가지를 치고 해서 길을 내었다. 속도가 매우 더디긴 했지만 금북정맥 종주뿐만 아니라 생태탐방 및 자연보호 활동을 목표로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최대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며 쓰레기도 주우며 전진하였다.
틈틈이 식물표본조사도 병행하였다.
특이하게도 엄나무가 엄청 많았다. 가시가 많이 달려서 귀신쫓는 용도로 많이 씌였다는데 지금은 닭 백숙용으로 더 많이 쓰인다.ㅋㅋ
이름도 이쁜 갈음이 해수욕장을 지나 지령산으로 향하였다. 해수욕장을 지나는 정맥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여름에는 이곳에 와서 피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조용하고 모래도 곱고 아기자기 하다. 영광의 가마미 해수욕장을 닮은 듯하다.
지령산을 향해 발길을 옮기는 중 산중턱에 있는 군부대 철망을 지나게 되었다. 철망에는 2580부대장의 경고문이 붙어있었고 그 옆으로 조그만 산길이 나 있었다. 2580부대면 시사매거진 부대인가? 라고 생각하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경고방송이 흘러나왔다.
“경고합니다. 이곳은 군사지역이니 출입이 불가하며....어쩌고...물리력 행사전에...내려오시라...” 우리는 발포하겠다는 줄 알고 혼비백산하여 가던 길을 우회하여 산 옆길로 접어들었다. 누가 보았으면 패잔병이 내빼는 줄 알았을 것이다. ㅋㅋ
경사가 급한 비탈을 올라 겨우 능선에 올라가니 몸은 덥고 바람은 차고..아주 이중고생이었다.
다음 길을 어떻게 가야하는가 하는 고민은 점심을 먹으며 하기로 하고 우리는 늦은 점심상을 바람 센 능선에 차렸다.
여럿이 둘러앉아 라면을 끓여먹다가 버너에 불이 붙어 놀랐다는 이야기는 도저히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산악회원들은 절대로 버너 같은 거 가지고 다니지 않는데 누가 가져왔을까...아무튼 산에서는 절대 취사 금물이다.
밥을 먹고 우리는 밑으로 코스를 잡아 군사지역을 피해서 나아갔다.
갑자기 날씨가 매섭게 변해, 눈보라가 얼굴을 때렸다. 모두들 깃을 올려 세우고 묵묵히 앞길을 향해 나아갔다. 지령산을 지나 국방연구소 삼거리에 이르러서 모두들 지쳤다.
추운 날씨로 인해 몸이 움츠러들고 더 나아가기엔 시간도 많이 지체되어서 우리는 철수를 결정했다. 예정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속도였지만 나름 종주산행의 어려움을 느끼고 우리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AB지구 방조제에서 저녁으로 먹은 바지락 칼국수와 막걸리가 아주 조화로운 맛을 낸 날이었다.
첫댓글 멋진 첫 산행
하고싶었던 산행
끝은 즐거운 산행
금북정맥은 아름다운 산행^~^~
만세 역시 내용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정설인갑네..ㅎㅎ
고생하는 만큼 기록으로 남을 수 있도록 수고해주세유~~
한국산악회 충서지부 화이팅~~
감사합니다.
이렇게 태안을 찾아주시고, 청소도 해주시고, 홍보도 해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