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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5차 산행
일시 : 2018, 12.22 토 ~ 23. 일
장소 : 전북 정읍시 산내면 과 순창군 쌍치면 과 복흥면일대
날씨 : 비 내리고 눈 내리고 바람 불고 기타등등
오늘은 둘째의 DIAT시험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잽싸게 아침밥 챙겨먹고 옷입고 지하철로 걍 앞도뒤도 안보고 쌩~~하니 달려간다.
8시 40분까지 입실완료해야 한단다.
요녀석은 오늘 시험인데도 밤늦게까지 티비볼거 다보고
겨우 일어나 시험보러 간단다.
마눌은 그냥 쉬라는데 집에 혼자있기도 그렇고 그래서 시험장엘 같이 따라가줘야 할것 같아 동행한다.
시험장은 미금역2번출구로 나와 우방코아건물 7층이다.
벌써 초딩생으로 보이는 애들과 학부모들이 여러명이 보인다.
정부공인시험이라 좀 늦게 도착한 한명의 어린 여자애는 어머님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입실을 못하고 울먹울먹거리고 있다.~~;;@
시험은 총 3교시다.
12시 20분이라야 끝난다.
중간에 20분정도 2번 휴식시간이 있다.
1교시와 3교시째는 출입문 밖에서 서서 기대서 기다린다.
단 2교시때는 건물1층 커피숍에서 커피와 도넛 시켜놓고 마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근데 요기 매장엔 시험보러 따라온 학부모들로 가득이다.
다들 이런저런 얘기들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대기실이 따로 없다보니 카페에 다 모여있는것이다.
총3시간이지만 1교시만 혹은 3교시만 선택해 봐도 되는듯하다.
둘째는 내리 3시간을 다 본단다.
끝날때마다 출입구에서 물어보면 시험이 넘 쉽단다.
근데 시험결과는 매번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내년 1월에 가봐야 할것같다.
그땐 정말 좋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래본다.^^
시험장을 나서는 둘째를 데리고 근처에 위치한 부대찌게집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하늘은 그렇게 맑고 눈부실수없다.
지하철입구를 한바퀴 돌아 도착한 식당에서 부대전골이랑 피자랑 같이 맛나게 먹고 아이쇼핑도 하며 돌아다니다보니 벌써 해가 넘어간다.
마눌은 동네이웃들이랑 송년회모임이고
나는 무박산행이 있다.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뻗어 휴식을 취하고
둘째는 또 저녁밥을 먹는다.
설걷이를 끝내고 모임에 나가버린 마눌이 없는 집안은 그냥 썰렁하다.
난 잠도 안오고 둘째는 혼자 방에서 놀고ᆢ
겨우 일어나 혼자 밥 차려먹는다.
갑자기 어제 복귀한 첫째가 생각난다.
지금도 나오는지 모를 비닐봉지 px고추장이 생각난다.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 계란후라이 두개와 함께 슥~슥
~ 비벼서 아침에 먹었던 양지머리미역국을 곁들여 좀 늦었지만 그런대로 저녁을 먹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0시가 가까워지고 등산복을 챙겨입고
나오려는데 문듯 아이젠이랑 스패츠가 생각나 배낭속이랑 옷장을 다 뒤져보지만 겨우 예전에 쓰던 발톱모양아이젠과 스패츠를 찾는데 만족하고 집을 나서려는데 느닷없이 안방 이층행거가 넘어지려하는걸 겨우 세워놓는다.
그때 마침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마눌에게 나머지를 부탁하고 집을 나선다.
마무리를 못하고 온 2층행거가 자꾸 마음에 걸려 모란역에 도착해서 다시 집에 전화해 산행복귀후에 단도리 할것을 약속하고 그때야 도착한 이뿌니누이랑 고양이버스에 오른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버스안엔 반가운 분들이 자리를 하고 계신다. 조금후에 곰돌이푸우님이 오른다.
조약도님과 현이형이 환한 미소로 반겨주신다.
글구 오늘 처음 뵙는 기사님은 고양이버스를 야탑으로 서현으로 이동시켜 회장님과 뭉클성, 몽이대장을 태운다.
그리고 또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동천에서 마지막주자이신 흐흐님을 끝으로 기분죤용사 10명은 밤이 낮보다 긴 푸르른 겨울밤을 헤치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나아간다.
오늘은 어떤 설레임이 기다리고 있을까~?
거기엔 또 어떤 일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을지 모르겠다.
고양이버스는 두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구절초의 고장 구절재를 향해 힘차게 박차를 가한다.
근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구절재는 고요속에 잠들어있다.
한시간가량 휴식을 취하고 산행장비를 챙겨 산행을 시작할무렵 어둠속에서 뭔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침이슬보다도 더 가늘고 여린 겨울비가 내린다.
까망밤을 헤치고 하얀 바람과 구름을 뚫고 푸른가랑비가
호남의 산과 들을 촉촉히 어루만진다.
새벽 3시30분 !
물기묻은 구절재는 어둠속에서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한다.
몽이대장을 선두로 장금이의 고장이라 세워진 알림판 옆으로
마라톤주자가 첫출발테잎을 끊듯이 내리는 가랑비를 맞으며 대장정의 길을 출발한다.
다행히도 기온은 따스한 편이다.
개인마다 제각각 레이어링을 갖추고 정읍의 산길을 걷는다.
특히 뭉클성은 초록색비옷을 배낭까지 폭~~뒤집어쓰고
나선다.
또한 흐흐님도 엄지뿐인 벙어리장갑을 단단히 착용한다.^^
글구 오늘 산행의 홍일점인 이뿌니누이는 등판이 휜~히 보이는 검정망사옷에 옆트임바지을 입으시고 뭇남정네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신다.^^
여튼 내리는 비는 아랑곳않고 길을 떠난다.
등로는 이미 내린 비로 촉촉히 젖어있다.
초입은 완만한 산길이다.
비록 비는 내리지만 가랑비라 산행에는 전혀 지장이없다.
약간 분위기도 있고 발걸음도 살짝 가볍다.
바지와 옷깃이 물기묻은 나뭇잎에 조금씩 스치며 젖긴하지만 그렇게 신경에 거스릴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등로 양쪽으로 정읍의 마을에서 밝히고 있는 불빛들로
아주 큰 거리감은 느끼질못한다.
그래도 업다운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힘들어진다.
오늘 특히 이뿌니누이가 초반부터 조금 힘겨워하신다.
누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진행하는 사이 앞쪽에선 한무리의 랜턴불빛이 가득하다.
잠시동안 휴식시간을 갖는다.
그러는 동안 바람막이나 자켓을 덮쳐입는다.
산행시작한지 2시간 정도가 지나는 시간이다.
아직도 주위는 어둡고 깜깜하다.
오늘은 정상등로에서 이탈없이 정확하게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
그리고 내리던 가랑비는 진눈깨비로 바뀌어 하늘~하늘~거린다.
말이 진눈깨비지 요거이 눈인지 비인건지 분간이 안된다.
그래도 아까보다 좀더 분위기있다.
역시 겨울엔 비보다 눈이 더 잘 어울린다~^^
글구 이제는 저번차와 같이 알바를 할 낌새가 보일때면 곧바로 어플지도를 구동시켜 정맥능선을 확인하고 다시 수정해서 재탐색한다.
그리고 오늘 진행상황은 물흐르듯 유연하게 부드럽고 빠르다.
이름모를 봉우리를 몇개지나서 다다른 곳은 저멀리 새벽구름사이로 밝고 눈부신 붉은 태양이 타오르고 있다.
다들 떠오르는 일출을 사진으로 담아본다.
오늘따라 더욱더 밝은 둥근 해가 서서히 솟아오른다.
전체인원이 10명이다보니 선두 후미 할것없이 거리는 좀 있지만 짧은 간격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한다.
몽이대장은 애당초 오늘전체구간중 중간지점인 고당산정상에서 아침을 먹으려했으나
좀 여의치않아 고당산이 보이는 널다란 묘지근처 평지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그리고 우리와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는 세분과도 조우한다.
정말 오랜만이다.
2조로 나누어 몽이대장 푸우님 뭉클성 나 요렇게 한조가 되어 식사를 한다.
푸우님이 준비해 온 성능좋은 리액터로 어묵국과 떡국을 끊여내놓는다.
따끈한 국물을 한모금 마시니 밤새 얼었던 온몸이 꼬였던 실타래풀리듯이 스르륵 풀리는 기분이다.
거기다 뭉클형이 건네준 인삼차도 넘 좋다.
요즘들어 식사후 소화가 잘 되는 경우가 좀 있어서 오늘도 속이 좀 편치못해 내내 걱정스러웠는데 그래도 좀 다행스럽다.
그리고 식사끝자락 몽이대장이 건네준 돌배담금주 한잔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다.
식사가 끝나고 둘러본 묘소는 국가 유공자의 묘역이었다.
6,25사변때 한국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입으셨던 분의 묘역이였다.
후손들이 묘소관리를 잘 하는것 같다.
그리고 다시 출발이다.
든든히 식사를 한 후라 발걸음도 가볍다.
오늘 꽤 힘들어하던 홍일점 이뿌니누이도 바지옆트임은 고대로지만 이젠 좀 괜찮으신것 같다.
글구 흐흐님 식후연초도 고대로다.^^
글구 업다운과 산죽과 덤불과 땀방울도 고대로다.
변한것 하나 없는 산행이지만 이젠 날이 밝았고
아침을 먹었고...
따라서 기운이 난다는거다.
앞으로 보이는 우뚝솟은 고당산정상도 그앞쪽의 더더 높게 솟은 망대봉도 내장산도 문제될것이 없다.
다만 힘이 좀 들뿐이다.
기분죤 10용사는 고당산정상을 가뿐히 접수한다.
글구 길게 이어진 등로를 따라 내려온다.
그리고 정읍 쌍치와 순창이 서로 연결된 21번 국도와 29번 국지도를 만난다.
요쯤에서야 포장도로를 몇시간만에 처음으로 밟는다.
중앙으로 하얗게 굵은 실선으로 쫘~~악 그어진 아스팔트도로가 오랜만에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곳은 봉사맨회장님고향이기도 하셔서 이쪽 지리를 쭈~~~욱 꿰뚫고 계시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길이다.
대숲을 뚫고 비탈을 오른다.
다시 시작된 오르막길은 힘겹고 다리도 아프다.
그리고 암릉지대도 나타난다.
힘들게 능선에 올라선다.
그리고 앞쪽으로 보이는 통신탑을 향하여 계속 위쪽으로 진행한다.
근데 앞쪽 바위위에 누군가가 털썩 주저앉아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다름아닌 선두대장 몽이다.
오늘 무릎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잠깐 쉬는 타임이라며 먼저 진행하란다.
그때까지는 좀 안좋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망대봉통신대정상을 찍고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면서 뒤돌아봤을때 수분이 지나서도 모습이 보이질않는다.
좀 마음이 초조해지면서 걱정이 된다.
그리고 잠시후에 통신대정문앞쪽으로 몽 이대장의 모습이 보인다.
표정도 안좋고 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리고 오늘은 무릎상태가 최악이라 개운치마을쪽으로 내려가 교통편을 이용해 추령으로 이동한단다.
''
이게 왠 날벼락같은 얘기냐~~!!!
''
지금까지 정맥과 대간을 통틀어 단 한번도 중간에 탈출한적이 없었던 몽이대장의 갑작스런 탈출발언에 한동안 멍하니 할말을 잃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동안 수많은 산행을 해오면서 힘들다고 얼굴 한번 찡그린적 없는 선두대장도 보이지않게 많이 힘들어하고 아퍼했을거라는 생각에 마음한구석이 짠해온다.
함께 한참을 도로를 따라내려오다가 몽이대장은 개운치마을로 내려가고 나는 정맥꼬리표가 달려있는 능선길로 들어선다.
회장님께 무전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덤불이 우거진 숲길을 터덕 터덕 걷는다.
다리에 힘도 빠지고 피로도 몰려온다.
거기다 이 산길은 쓰러진 고목과 큰키의 산죽과 덤불의 연속이다.
그렇게 10여분정도 걷고있는데 앞쪽에 흐흐님의 앉아있는 뒷모습이 보이신다.
글구 머리위로 구름공장도 보인다.^^
흐흐님과 함께 다시 앞쪽으로 전진한다.
그리고 수분후 등로 한가운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바닥엔 딸기, 막걸리 ,소주, 빵, 소라(골뱅이)등등 푸짐하게 한상 차려놓았다.
뒤이어 도착한 나와 흐흐님은 빈 자리에 앉아 막걸리한잔을 받아 마신다.
크~~~아~~!!!♡♡♡♡♡
정말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시원하고 맛난 막걸리를 먹어본지가 도대체 얼마만인지 ~~~??!!
요 근래들어 최고의 막걸리맛이었다.
막걸리한잔이 사그러가던 심장에 다시 불꽃을 피운다.
정맥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동지애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서로간에 주고 받는 술한잔에 과일한조각에 깃든 의미를 다시 되찾는 좋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선다.
다들 심기일전해서 길게 이어진 등로를 따라 걷는다.
앞쪽으로 탁트인 농지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감나무가 보이고
나무위에 두분이 보인다.
흐흐님과 회장님이시다.
그리고 감나무밑엔 또 그분이 계신다.
시선은 감나무끝 홍시에 고정한채 말한마디없이 오로지 떨어지는 홍시를 받아 먹고 또 먹는다.
이분은 감나무밑에만 가면 조용해지신다.
어떻게 올라가셨는지 나무위 두분은 감나무한그루를 아작을 내시려는건지 흔들고 따고 던지고 내려뜨리신다.
그러는 사이 흐흐님이랑 회장님께서 던져주신 홍시를 몇번 손으로 받다보니 빨간색감물이 옷에 튀고 손바닥에 묻고 바닥에 떨어져 납짝코가 되어버리기일쑤다.
그래도 받아든 홍시든 떨어진 홍시든 똑같은 홍시인걸 먹고 또 먹는다.
맛이 기가막히다.
몇십분동안 홍시파티를 벌인다.
호남의 노지홍시는 우리들의 차지다.
성탄절선물을 두분이 이틀앞서 하늘에서 내려주셨다.
최고의 수혜자는 두말할것없이 뭉시성이다.^^
앞으로 홍시를 보면 뭉시형이 자동으로 떠오를것 같다ㆍ
저번차에 이어 연속으로 홍시산행이다.
홍시로 배를 든든히 채운 우리는 또 다시 길을 떠난다.
앞쪽의 여시목도 복룡재도 걷힐것이없다.
그리고 올라선 전망바위,
내장산의 모습이 앞쪽으로 아스라히 보이며 복흥터널에서 빠져나온 두갈래의 도로가 한길로 이어진다.
우측의 기암괴석과 좌측으로 이어진 능선이 위압적이다.
그리고 그뒤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가 장엄하다.
그순간 문듯 뇌리를 스치는 한마디 ~!
ᆢ
'' 우리는 왜 이세상에 태어났는가~~? ''
ᆢ
언젠가 TV에서 우연히 본 만화영화의 한구절이 생각난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이기도 한 이 말 한마디가 그 순간에 뇌성벽력과 같이 온몸을 관통한다.
앞서가는 이뿌니누이도 뭉클성도 나도 도대체 이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성탄절을 이틀 앞둔 오늘 추령고개에서 가장 근본적인 그 질문에 맞부딛힌다.
진격의 거인처럼 오늘도 우리는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고
다시 낙엽덮힌 비탈길을 내려간다.
그리고 저멀리 장승(솟대)마을주차장이 보이고 고양이버스도 보인다.
시각적인 거리는 몇키로지만 현실(마음)적인 거리는 몇백미터다.
무사히 날머리에 내려선 버스앞엔 기분죤님들께서 마중나와있다.
이렇게 2018년 마지막 정규정맥산행은 끝이난다.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던 무술년 한해가 아쉽게 막을 내립니다.
늘 그래왔듯이 시간은 흐르고 지나가고
또 다시 새로운 시간들로 새로운 모습으로 그 자리를 채워지겠지요ᆢ
늘 그래왔듯이 다가오는 2019년 기해년 한해도 죤님들 한사람 한사람 마음속에 꿈과 희망이 함께 하기를 바래봅니다.
산행중 어느 고갯마루에서 본
'' 힘내 청춘 ! ''
의 꼬리표처럼 언제나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 이기를 ᆢ
항상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첫댓글 어디 학원댕기나? 윌케 글을 잘쓰지 나는 한줄 쓰기도 벅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