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서울공원
실크로드에 조성된 한국정원
위치 : 외교단지 인근, Tashkent, Uzbekistan
조경면적 : 8,000m2
착공일시 : 2012년 12월
준공일시 : 2014년 6월 중순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타슈켄트Tashkent, 나보이Navoiy… 이제는 더 이상 우리에게 생소한 이름이 아니다. 그동안 중앙아시아와의 활발한 교류와 자원개발의 중요성으로 인해 어느덧 우리의 곁에 다가와 있다. 이런 타슈켄트에 서울시에 의해서 한국 정원이 조성되었다. 위치는 수도 타슈켄트 국제공항에서 시내 외교단지 방향 3.8km에 조성되었으며 주변에는 이자미 사범대학의 대학로가 있고 북측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결혼신고 센터가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외교단지와 인접해 홍보적으로 유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2009년 5월 우즈베키스탄 현지의 고려인 대표가 한국공원 조성을 요청하면서 시작되었으며 타슈켄트시 내에 서울공원 조성을 부지를 확보하고 우즈베키스탄 고려문화협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사전절차를 추진해 본격적인 서울공원 조성방안이 추진되었다. 2010년 7월 서울특별시와 우즈베키스탄공화국 타슈켄트시와의 자매도시 협정에 따라 양 도시의 우호관계 증진을 위한 타슈켄트 서울 공원 조성 및 관리 협정서를 체결하였으며, 2011년 10월에 타슈켄트 바부르공원Tashkent Babur Park지역에 조성되는 서울공원에 대한 현상공모 절차를 거쳐 서안알앤디 디자인(주)의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우즈베키스탄 서울공원은 대한민국과 수도서울의 이미지를 쉽게 알릴 수 있도록 한국 전통조경의 아름다움과 독창성을 반영한 설계안이 마련되었다. 특히 이제까지 외국공원에 조성된 한국 혹은 서울공원들이 대부분 조선시대에 초점을 맞추어 재현을 했던 한계를 벗어나, 17만 고려인들이 정착했었던 과정을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설계에 반영되어 옛 고려의 문화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의도되었다.
공원의 공간경험은 두 가지 시점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고려인과 현지 한국인등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공간경험이다. 서정적이고 다원적인 공간구조를 지나면서 체험하는 경관의 단서들을 통해 고향, 한국의 정취를 더듬어나가는 연속적 경관 체험의 장이다. 다른 하나는 타슈켄트 시민을 비롯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경험으로서, 낯선 경관에서 느끼는 새로움과 지형과 경관을 다루는 다양한 기법 및 자세를 읽으며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동아시아와 교역을 이루었던 것처럼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원에서의 산책을 하며 한국의 경관을 이해하고 한국문화를 느끼는 과정으로 설정되었다.
타슈켄트 서울공원의 특징은 방문객에게 공간을 한 번에 오픈시키지 않고 간정(間定) 등을 조성하여 깊이 있는 공간감을 연출하고 연속성을 부여하는 시퀀스적sequence 효과를 중요한 특성으로 가지고 있다. 서(瑞) 맞이 영빈마당은 타슈켄트 서울공원에 주 정원으로, 방문객이 고려인 풍류마당으로 한 번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담장으로 위요하여 깊이감을 더해주었다. 또한 야외행사시 무대지원시설의 기능을 부여하여, 간이개복청(改服廳)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원 건축물은 궁궐이나 사찰의 화려한 정자보다 별서정원이나 서원의 소박하고 단아한 한국의 정원미를 살렸다.
한국정원의 여러 개로 분절된 다원적(多元的) 공간은 주변의 경관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바깥마당, 간정, 안마당, 영빈마당, 고려인마당, 후원 등으로 구분되어진다. 정원구조물은 매화원, 후원 등의 성격을 강화하는 화계, 방지와 기단 등의 정원 구조물과 공간구조의 다양성을 주는 기단, 선큰 마당 등으로 조성하였다. 정원시설물은 각 마당의 공간별 성격에 맞는 전통 석물이 배치되었으며, 도입된 식물은 타슈켄트의 기후조건에서 생육이 가능한 우리의 향토수종을 식재하여 우리 전통의 경관을 연출하였다. 우즈베키스탄 한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미는 “세계로 통(通)하는 디자인”이라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상과 가치관은 달라도 사람들이 정원을 찾는 이유는 대륙적인 스케일에서 오는 감동과 희열이 아니라생활주변, 삶 속에서 찾는 소소한 감동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소소함과 단아함 동시에 친근함으로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한국정원은 위치적, 문화적, 기후적 차이를 극복하여 유라시아에 녹아드는 한국문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출처
(사)한국조경학회 Landscape Review
신현돈 서안알앤디 디자인(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