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4년차입니다. 은퇴 후에 악기 하나쯤 해봐야지 싶어서 여기 저기 다음 까페들을 기웃거려봤습니다. 아코디온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음색도 좋고 악기도 멋지고..그러다가 색소폰도 봤습니다..하지만 배우기도 어렵고 악기도 비싸고 해서리 포기했습니다.
일단, 제가 악기를 하려는 목표는 심심할 때 저를 위로 하는 게 목적이었거든요.. 뭐 기가 막힌 악기로 기가 막히게 연주해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려는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가 오카리나를 할까? 아니면 하모니카를 할까? 조금 고민하다가.. 하모니카로 결정했습니다.
그 다음, 하모니카 까페에 가입해서 한 1년 귀동냥 눈동냥 해가면서 정보를 수집해보니..하모니카라는 악기가 제 목표와 딱 맞더군요.. 해서리.. 개당 6만원 하는 하모니카 몇 개를 사고.. 오프라인 강습실에서 5개월 코스 초급반과 중급반을 배웠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약 90분 정도 배웁니다. 수강료는 월 5만원. 한 열명 남짓이 한 반인데, 강사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소리를 듣고 고쳐주시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현재 제 수준은.. 동요나 중고등 음악교과서에 나온 가곡과 가요 곡 정도는 악보를 보고 초견에 불 수 있습니다. 물론, 멜로디를 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여기까지, 일단은 제 목표는 달성됐다고 봅니다. 심심할 때는 까페에서 다운받은 하모니카 악보를 보면서 간단한 노래 십여 곡을 부르다 보면 시간이 잘 갑니다. 옆에서 듣던 집사람은 제가 하모니카 달인이나 된 줄 압니다. 무슨 곡이든지 술술 막힘 없이 불어 제끼니까요..^^
혹시..저 처럼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은퇴 후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 하나쯤 배우고 싶으신 분은 하모니카를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하모니카에도 세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트레몰로 하모니카(일명, 복음 하모니카)를 권합니다. 여기서는 그냥 하모니카로 부르겠습니다.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로, 트레몰로 하모니카는 불기 쉽습니다.
진짜 쉽습니다. 그냥 잡고 불면 소리가 납니다. 크로매틱이나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는 소리를 내는 데만 해도 오랜 세월이 걸린다고 하는데, 트레몰로 하모니카는 그냥 불면 소리가 납니다.
둘째로, 트레몰로 하모니카는 스케일이 딱 두 개 밖에 안됩니다.
통상 건반악기나 다른 악기들은 운지법이라해서 샾과 플랫이 여러 개 붙은 스케일 여러 개를 외워야 하는데, 이게 아마추어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이 됩니다. 하지만 하모니카는 장음계와 단음계 두 개 밖에 없습니다. 샾이나 플랫이 여러 개 붙은 키의 음악을 연주하려면 하모니카를 해당 조에 맞는 것으로 바꿔서 부르거나 악보를 조 옮김 해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하모니카로 불면 됩니다.
시장에는 모든 Key의 하모니카가 나와있습니다만 통상 대여섯 개를 장만하게 됩니다. 하모니카는 장조키, 반음계, 단조키 이렇게 3개가 한 세트를 이룹니다. 이를테면, C키와 C#키, 그리고 관련 단조인 Am 키가 한 세트를 이룹니다.
셋째로, 스케일이 단순하기 때문에 악보도 단순합니다. 하모니카 악보는 콩나물 대가리(?)를 사용하지 않고 숫자보(혹은, 약보)라는 악보를 사용합니다. 약보에는 온통 숫자와 점(.) 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도레미파솔라시를 숫자 1,2,3,4,5,6,7로 표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음의 경우에는 플랫(b)은 사용하지 않고 샾(#)을 사용하는데..1, 1#, 2, 2#, 3, 4 처럼 숫자 뒤에 #을 붙여서 반음을 표현합니다.
넷째로, 반음처리는 각 조별로 반음계 하모니카가 따로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C와 C# 하모니카를 2층으로 올려서 잡고 1층은 온음, 2층은 반음 이렇게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어 쉽게 반음을 연주 할 수 있습니다.
크로매틱은 반음 레버가 있어서 이를 누르면 반음이 연주되기 때문에 하모니카 하나로 모든 키를 연주할 수 있지만.. 소리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트레몰로는 반음 하모니카를 이층에 올려서 같이 부는 방식인데 반음 연주가 매끄럽지 못한 단점이 있고 빠른 곡에서는 연주가 끊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럴 때 크로매틱 하모니카로 간단하게 반음 레버를 눌러서 반음을 연주하시면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트레몰로로 일단 진입하시고 반음 연주를 해결하려면 나중에 크로매틱으로 옮겨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섯째로, 트레몰로 하모니카는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동시에” 베이스 반주도 넣을 수 있고, 3홀, 5홀, 7홀 화음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오카리나는 반주도 불가하고 화음도 불가합니다. 따라서 하모니카는 하모니카 독주로도 화려한 연주가 가능합니다. 흔히 기타를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부르지만, 하모니카도 그런 흉내(?)를 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분산화음도 가능합니다. 그외 다양한 연주기법이 있어 기량을 얼마든지 확장할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대충 위에든 다섯 가지 장점 때문에 하모니카, 그 중에서도 트레몰로 하모니카를 은퇴 후에 함께할 동반자로 선택하시면 후회가 없을 것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 스승님이 연주하신 동요 "산바람강바람"이라는 곡을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정리를 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해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도 같은 생각으로 하모니카를 시작하였는데 생각보다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혼자 시간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녹음하는거 꼭 배워보고 싶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많이 도움이 됬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원연주방과 명연주 감상 게시판 감상해보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은회후 악기 하나쯤은 하고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하모니카 입문 하시려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예전에 경기도에 있는 명칭은 잊었는데 연꽃 많은 관광지(두물머리) 놀러 갔다가
그곳에서 중년의 부부가 하모니카 연주하는것 감동받아
하모니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ㅎ
저도 두물머리 중년부부 감동받아 하모 배우는중인데요
그분 알고보니 ㅋ
@송솔 아~ 누구신지 아시나보네요.
@힐링하모 맞습니다.
세미원~
감사합니다
하다보니 하모니카값도 비싸더라구요ㅎㅎ
부부가하는게 정말멋잇어보이던데
우리신랑은 왜?
남자들이 다 그렇지요 뭐..ㅎㅎ 멋지게 녹음하셔서 산에 가셨을 때 한번 슬쩍 들려주시거나 카톡으로 공유해서 보내드려보세요.. 관심 있으시면 금새 같이하자 할 것이고.. 아님.. 가끔씩 공유하는 걸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