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던 최후의 전사, 故 윤상원 열사의 기념 조형물이 지난 10월 18일 초청인사와 대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교 용봉캠퍼스에서 가장 드높은 부지인 사회대 중앙정원에 들어섰다.
윤 동문은 1978년 모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의 주택은행에 취업했으나 교육지표선언 사건을 계기로 광주로 내려와 광천공단 내에 위장취업한 후 들불야학 강학(일반사회)으로 활동하다가 5․18이 일어나자 시민군에 참여해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다 산화하였다.
모교 미술학과 출신 조각가인 최은태 작가는 가로 70㎝, 세로 40㎝, 높이 200㎝ 규모의 이 조형물이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며 행동했던 열사의 따뜻한 인간미와 항쟁 마지막 날 새벽 생사의 기로에서 도청에 남기로 결단하기까지의 심적 고뇌를 상징적으로 투영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하였다.
브론즈와 자연석, 매시철망좌대를 활용해 시대의 들불이자 깨어있는 자로서 자신의 신념대로 살다간 지식인 윤 동문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 양편에는 두 개의 비석을 세워, 윤 동문의 사진과 약력 그리고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발표한 마지막 선언문 일부를 새겨놓았다.
임채완 건립추진위원장은 제막사에서 “5․18을 상징하는 인물임에도, 동문이 떠난 지 27년이 지나서야 모교에 그 뜻을 기리기 위한 제막식을 갖게 됨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참으로 소중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면서, “이 기념공간의 건립이 윤 동문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 일상의 작은 실천과 변화를 다짐하는 모멘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였다.
강정채 모교총장은 우정주 교무처장이 대독한 환영사를 통해 “5․18 민주항쟁은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어 민주와 인권 그리고 평화의 가치로 세계 속에 거듭나고 있다”며, “5월 항쟁의 전 과정에서 탁월한 기획자이자 실천자로 활동한 윤 동문의 마지막 선언문과 그를 위해 만들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아직까지 우리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홍길(인문대․65)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격려사에서 “윤 열사는 남들이 하기 힘든 자기반성과 자기추궁을 통해 고통을 이겨내며 누구보다도 큰 용기를 얻는 정직한 학생이었다”고 회상하였다.
김국웅 총동창회장 축사
김국웅 총동창회장은 축사에서 “윤 열사가 남긴 이타적 희생의 메시지는 민주화라는 파랑새가 되어 우리에게 날아왔다”면서, “윤 열사를 기리는 기념조형물을 세우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서 윤 열사가 잊혀 질 것을 염려한 것이 아니라, 윤상원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우리의 후배들에게, 그가 추구했던 숭고한 이상과 꿈과 열정을 전해주기 위해서다”고 말하였다.
한편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사회과학대학 교수회의실에서 학술회의를 갖고, 차성수 청와대 시민수석과 임낙평(인문대․85․본회 상임이사)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이 윤상원 정신을 학술적으로 조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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