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027]南湖 鄭知常시 西都(서도)
西 都(서도)
- 南湖 鄭知常 -
紫陌春風細雨過(자맥춘풍세우과)
輕塵不動柳絲斜(경진부동유사사)
綠窓朱戶笙歌咽(녹창주호생가열)
盡是梨園子弟家(진시리원자제가)
평양거리의 모습
번화한 거리 봄바람에 가랑비 내리네
티끌도 일지 않고 실버들은 비껴나네
푸르고 붉은 문에서 노래 소리 터져 나오니
이 곳이 곧 이원자제의 집이런가,
西都= 서쪽의 도읍. 고려 광종 때 평양을 이르던 말.
紫陌= (陌맥- 길이라는 뜻) 자맥, 도읍의 도로. 도읍의 거리.
輕塵경진=가벼운 먼지.
柳絲유사= 버드나무의 가지. 유사어= 楊枝,楊柳枝.
綠䆫朱戶녹창주호=푸른 칠을 한 창과 붉은 칠을 한 문이라는 뜻으로,
호화롭게 꾸민 좋은 집을 이르는 말.
笙歌생가= 생황(笙簧) 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다.
악기를 타며 노래하다. 笙=생황 생.
咽= 삼킬 연, 목멜 열, 목구멍 인, 북소리 인.
盡是진시=전부 …이다
梨園弟子家=이원제자(梨園弟子)의 집,
당나라 현종(玄宗)이 이원(梨園)에 악부(樂部)를 설치하고,
남녀를 모아 음악을 가르쳤다.
원문=동문선 제19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東文選卷之十九 / 七言絶句
西都[鄭知常]
紫陌春風細雨過。輕塵不動柳絲斜。
綠䆫朱戶笙歌咽。盡是梨園弟子家。
서도(西都)-정지상(鄭知常)
번화론 거리 봄바람에 보슬비 지나간 뒤 / 紫陌春風細雨過
가벼운 티끌조차 일지 않고 버들개지만 휘늘어졌다 / 輕塵不動柳絲斜
푸른 창 붉은 문에 흐느끼는 노랫가락 / 綠窓朱戶笙歌咽
이 모두 다 이원제자(梨園弟子)의 집이라네 / 盡是梨園弟子家
[주-D001] 이원제자(梨園弟子)의 집이라네 :
당나라 현종(玄宗)이 이원(梨園)에 악부(樂部)를 설치하고,
남녀를 모아 음악을 가르쳤다.
정지상(鄭知常 ?~ 1135년 1월)은 고려 중기 인종(仁宗) 때의 문신이자 시인이다.
서경(西京) 출신으로 초명은 지원(之元)이고, 호는 남호(南湖)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노씨(盧氏) 슬하에서 성장했다.
어려서부터 기억력이 좋고 글씨를 잘 썼으며,
이미 5세 때에 강 위에 뜬 해오라기를 보고
“어느 누가 흰 붓을 가지고 을(乙)자를 강물에 썼는고
(何人將白筆 乙字寫江波).”라는 시를 지었다고 한다.
자라서는 문학뿐 아니라 역학(易學)과 불교 경전에도 뛰어났고,
그림 · 글씨에 능했으며 노장철학(老莊哲學)에도 조예가 깊었다.
묘청(妙淸), 윤언이 등과 함께 서경 천도와 칭제건원을 주장하였으며,
후일 묘청이 서경에서 일으킨 반란(묘청의 난)의 주요 관련자라는 이름으로
김부식에 의해 처형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