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리시탄'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일본에서 크리스챤 즉 그리스도인을 뜻하는 말입니다. 어색하게 들리지는 않으셨나요? 사실 우리가 '그리스도'라고 하는 것도 우리 발음이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외국 사람들이 들으면 어색할 겁니다.
오늘날 영어가 일반화되면서 Christ(크라이스트)란 발음이 낯 설지는 않지만, 그래도 각 나라별로 자신들의 발음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친숙합니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외국어를 잘 몰랐기 때문에 대부분의 용어를 한자로 표현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방지거란 이름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프란치스코를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이런 이름이 생겨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 바로 기독이라는 말입니다. 즉 기독교란 그리스도교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용어로 구분을 하자면, 기독교는 그리스도교를 믿는 모든 종파를 포함하는 단어이며, 가톨릭은 구교, 천주교 등으로 불립니다.
프로테스탄트는 신교, 개신교 등으로 불리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개신교와 기독교를 같은 말로 생각하지요.
물론 천주교와 개신교는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습니다. 같은 점이란, 바로 신앙의 대상이 같다는 것입니다.
둘 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께서 구세주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합니다. 다른 점은 상당히 많죠. 교리, 원칙, 예식, 전례, 성경의 숫자 등이 다릅니다. 나열해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형제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닙니다. 상대 종교를 비난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편협한 신앙의 모습입니다. 가끔 청년들이 이런 질문을 합니다. "친구들이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이단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믿지를 않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제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쿨하게 웃어. 싸우지 말고 대인배의 모습으로 크게 한 번 웃고 말어." 사실 설명을 해주면 좋겠죠. 그러나 설명해 봐야 소용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했다면 절대로 그런 질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상대의 대답을 믿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상대를 존중했다면, 상대방의 믿음의 대상을 쉽게 정하고, 이단이라고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즉 이 질문으로 시작해서 상대를 굴복시켜 자신만이 올바르고 너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걸어오는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길어지면 감정싸움이 되고 말죠. 가톨릭 신자에게 마리아를 믿는 종교냐고 묻는다면 다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 신자들은 가톨릭은 마리아를 믿는 이단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비유하자면 나는 오늘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친구가 된장찌개 먹었냐며, 된장찌개 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냥 억지죠. 진짜로 궁금해서 묻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선의 대답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과 하느님을 믿는 것이 다르듯, 성모님에 대한 공경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차이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알아둡시다>
천주교와 관련해서 가장 많은 오해가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마리아교'라는 것입니다. 물론 천주교에서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각별히 공경하고 있지만 결코 마리아를 하느님처럼 떠받들어 모시지는 않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마리아를 각별히 공경하는 것은 하느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신 어머니일 뿐 아니라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일생 동안 협력하셨기 때문입니다. 천주교가 마리아를 신앙 대상으로 믿지 않는다는 것은 기도를 바칠 때 사용하는 문구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천주교에서는 하느님께 기도를 바칠 때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하고 기도하지만 성모 마리아께 기도를 바칠 때는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면서 마리아의 삶과 모범을 본받고 마리아께 전구(轉求)를 드리는 것은 바로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