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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오지마을 간이역 분천 여행은 새로운 장소에 대한 환상이다. 그곳에 가면 막혀있던 혈관들이 뚫리고 신경세포가 다시 활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2박 3일 동안 가족과 함께 낙동정맥 오지마을 분천을 다녀왔다. 금강 소나무가 병풍처럼 우거진 숲 속 황토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아내는 가끔은 이런곳에서 지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사실 아내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산 속 보다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를 선호했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가 슬플 때 가장 잘 위로해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사랑할 사람이 없을 때 차를 몰고 가야할 곳은 외로운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분천역(汾川驛)은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에 위치한 영동선의 철도역으로 무궁화호 열차가 1일 8회, 중부내륙순환열차가 1일 4회 이곳을 통과한다. 최근(2013년 4월)코레일에서 운행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가 이곳에 개통된 이후 수 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찾게 되면서 한적했던 마을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전국철도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 분천 ~ 비동 ~ 양원 ~ 승부 ~ 석포 ~ 철암간 1일 2회, 주말에는 3회 왕복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편도 1시간으로 서행하며 낙동정맥을 동서로 관통하는 협곡, 낙동강 발원의 최상류 물길의 비경과 오지마을을 감상 할 수 있다. -승부역- 1970년대 이곳에 근무했던 역무원이 바위에 적어놓은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는 글자는 또하나의 이곳 명소가 되었다. 글자속에서 외로운 역무원에 대한 애잔함을 본다. 양원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역사로 가장 작은 역이다. 역사는 초라하지만 평일에는 무궁화호 가 상행 2회 하행 2회 총 4번 정차하며 V-Train은 모두 정차하고 O-Train 이 1회 정차한다. -양원역- 이곳에 철길이 생긴것은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 지금의 영동선)이 개통되면서부터이니 꽤 오랜 역사를 지녔다. 양원역은 행정구역으로는 봉화군이지만 철길 아래로 흐르는 강을 경계로 울진군과 접하고 있다. 이곳 원동 마을 주민들의 생활권은 봉화였으며 장터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돌아올때 주로 기차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마을에 역사(驛舍)가 없다보니 기차가 이 마을을 지나갈때 물건을 차창밖으로 던지고 다음역인 승부역에서 내려서 다시 돌아오는 불편함이 있었다고 한다. - 원동교- 불편을 해소하기위해 마을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이곳에 작은 역사를 만들고 정부에 탄원하여 1988년 마침내 정식으로 기차역이 생겨났다. 양원(兩元)이라는 이름은 봉화군과 울진군에 속한 두 원곡리 마을에서 따왔다고 한다. 역사에서 바라보면 강을 건너는 다리(원동교)가 있고 언덕위로 울진군에 속한 원덕마을이 보인다. 여우천길 금강 소나무 눈은 자신이 보는 것을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일치시키려한다. 그것은 새로운 언어로 익숙한 책을 판독 하려는 것과 같다. 은퇴를 하고 나서 줄곳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산속에 작은 황토방을 하나 갖는일이다. 분천 삼거리에서 국도인 소천로를 따라 약 500m 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작은 길이 나온다. 1차선 포장도로 1km를 지나면 길옆 좌측에 한솔(봉화 리버벨리타운 Tel.010-4773-2393)황토방이 있다. 주변에 금강 소나무가 빽빽하고 찜질방까지 갖추었다. 친절한 노부부의 세심한 배려로 하룻밤을 편히 쉬었다. -여우천 길- 여우천길은 황병산(800m) 과 죽미산(900m)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금강소나무가 울창한 숲 길이다. 이 길을 오르며 낙동정맥의 기운을 느낄수 있다. 금강소나무를 보면 저것이 진짜 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군락을 이루며 산 전체를 점령한 기상도 그러하려니와 붉은 색깔의 수피에 진한 녹색의 잎이 주는 조화는 녹의홍상 綠衣紅裳 여인의 고운 옷차림이다.
이 길은 한솔 리버벨리 타운에서 포장도로가 약 2.5km 쯤에서 끝나고 계속해서 비포장 임도가 산 능선을 따라 거미줄처럼 이어지는데 간혹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이 길을 따라 오른다고 한다. 이 길을 오르며 나도 산악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나 아스팔트 포장길이 더 초라한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고 경사가 급해질때는 역으로 남회룡에서 반대능선을 따라 넘으면 어떨까? 생각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지도를 보니 이 길은 고도 400m 에서 830m 까지 오르는 임도 20km 이상되는 거리였다. -여우천 길 포장도로가 끝나고 임도 시작- 체르마트 길 비경길 코레일에서 분천역과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의 자매결연을 통해 생겨난 길이다. 이곳 분천에서 양원으로 직접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분천역에서 강을 따라 난 길(포장도로 1차선)을 약 4.2km 걸으면 비동 승강장에 도착한다. 비동 승강장은 열차의 임시 정거장으로 V-Train 운행 여건에 따라 정차하는 곳이다. 체르마트 길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철교 옆으로 통행로가 마련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건널수 있으며, 다리를 건너 곧바로 약간 빡센 산 고개(50m정도)를 넘어야 한다. 이곳에서 양원역까지는 약 2.5km 거리다. 강가에는 야영객들이 낰시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기가 있느나고 물으니 지난밤에 커다란 산메기 두마리를 낰았는데 어망에 넣어 두었더니 수달이 어망채 물고 갔단다. 낰시군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1급수에서만 산다는 수달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한때는 상류에 있는 석포제련소의 영향으로 이곳 물이 오염되어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낙동간의 발원지인 이곳 생태계를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하지는 않는것 같다. 평소에는 맑은 물이 흐르나 전날 내린 장마에 흙탕물이 흐르고 있어 조금은 아쉬웠다. -체르마트 길 임도- 불영계곡 길 때로 우리가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도 정작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는 것은, 세밀한데서 제대로 된 기쁨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풍경을 보는 기쁨의 감성은 그만큼 세밀한 관찰과 수고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이다. 분천에서 울진으로 가는 36번 국도는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 한 절벽 위를 달리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이 길은 우리의 시각적인 수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으로 꼬불꼬불 산길을 돌때마다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감흥은 40km 가 넘는 불영계곡을 지날 때는 절정을 이룬다. 이 길은 현재 2017년 준공 예정으로 새롭게 고속도로가 건설 중이다.
-불영계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