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지맥 3구간
2011. 6. 5 (일)
산길 : 망치~망산
거리 : 18.9km
구간거리
망치재~5.0~학동고개~1.5~노자산(-0.7)~3.0~가라산~2.0~다대산성~1.3~작은다대재~3.6~망산~2.5~등성이끝 / 18.9km (52.1km)
Cartographic Length 19.4km Total Time: 09:50
어제는 평창 오늘은 거제, 참 바쁘게 돌아간다. 내일까지 이어지는 3일 연휴(현충일)이긴 하다만 기본적인 양심(!)이 있어 마지막 하루는 마누라한테 보시키로 했다. 오대산 갔다 온 보따리 그대로 둘러메고 마누라 깰까봐 뒤꿈치 들고 나왔다. 서면 할매국수집에서 국시 한 그릇 말아 넣고 충무김밥 싸 담았다.
오늘 끝까지 마치고 보니, 전체를 네 번으로 끊었더라면 더 좋았다 싶다. 교통편도 그렇고, 오늘 망치에서 망산까지는 -내 걸음으로는- 다소 무리였다. 단순히 키로수만 보고 그리 잘랐는데 더위 탓도 있었겠지만 산길의 굴곡도 심하고, 마치고 나서의 여유도 없었다.
네 번으로 끊어보니 더 적당해 보인다.
견내량~옥산고개(13km), 옥산고개~배합재(복골고개)(10km), 배합재~학동고개(15.1km), 학동고개~명사(14km)
또, 망산에서의 하산은 마루금 긋는 방식의 도면대로 홍포마을 ‘등성이끝’으로 갈게 아니라 조은길 따라 명사마을로 하는게 좋겠다. 망산에서의 하산길이 여의치 않으므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마루금 고집할 일이 아니다. 지맥의 중간부분에서 자의든 타의든 우회하는 곳도 얼마든지 있음을 고려할 때, 망산 정상에서 지맥의 끝을 고하고 안전하게 마무리 하는게 만수무강 아니겠나.
08:45 망치
09:54 양화고개
11:04 학동고개
11:58 노자산 주능선
13:20 진마이재
13:48 가라산
14:40 다대산성
15:12 다대고개(저구고개)
16:28 여차등
16:40 ×359봉 (내봉산)
17:43 망산
18:35 홍포
사상터미널 06:00 첫차는 지하철이 없어 못타고, 06:40차가 두 번째 차다. 거가대교로 달리면 한 시간이면 고현터미널이다. 동부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동부에 내렸다. 면소재지이니 택시가 있으려니 했으나 택시가 없는 작은 면이다. 해금강 가는 버스가 보여 달려갔더니 망치로 가는 차가 아니다. 동부에서는 구조라 가는 차를 타야 하는데 하루 세 번 있다나. 그 시각이 우에되노... 우왕좌왕 하는데 빈 택시 하나 보이길래 얼른 불러 세웠다. 망치까지 6천원이다.
망치 (216m)
못 박는 망치가 아니라 망(望)을 보는 고개(峙)라. 우연인지 오늘 구간은 望으로 시작하고 望으로 마친다. 건너편에 한려해상국립공원 간판이 있고 지맥 들머리로는 [애바위암장 630m] 팻말이 있고 길은 훤하게 열려있다. 1분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애바위암장은 왼쪽이고 지맥은 직진이다.
×442
북병산에서 한참을 떨어졌으니 또 그만큼 올려야하나. 한 200m 올리고나니 온몸이 젖어든다. 바람이란 놈은 아직 출근 전인가. 나뭇잎은 미동도 않는다. 지형도 고도와 다르게 표시된 [거제지맥3-4post 452봉]에서 지맥은 왼쪽으로 꺾어지나, 우측으로 10m 나가면 조망바위다. 양화고개로 떨어졌다가 솟구친 둥근 안테나 시설이 있는 448봉, 우측으로 노자산 능선상에 마늘바위가 봉분처럼 볼록하다.
푹 떨어졌다가 다시 오른 ×399봉에서는 왼쪽으로 구조라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어릴적부터 드나들던 구조라 이름을 이제사 찾아본다. 조선 고종 때 조라리(助羅里)였다가, 일제 때 구(旧)를 붙여 개칭했다. 본래 자라의 목처럼 생겼다하여 조라목, 조랏개, 조라포(助羅浦)로 불리었으며 성종(成宗) 때는 조라진(助羅鎭)을 두었단다.
망치
들머리
노자산 능선의 마늘바위, 매바위, 가라산
초봄 도심지에 벚꽃 잎이 땅바닥에 깔리듯이 초여름 산길에는 때죽나무 꽃잎이 하얗게 깔렸다. 쪽동백나무와 비슷하다는데 다시 찾아봐도 때죽나무다.
때죽나무는 나무껍질이 검은색이어서 ‘때가 많은 껍질의 나무’, 또는 열매껍질에 독성이 있어 이를 빻아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해 떼로 죽이는 나무 즉 떼죽나무가 되었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꽃잎이 떼로 떨어져 죽는다고 때죽나무가 아닐까 싶다. 오늘 구간 종일 이랬고 구역에 따라 팥배나무 꽃잎도 무수히 땅바닥을 수놓았다.
때죽나무
양화고개(225m)
한없이 떨어지는 듯 하다가 양화고개에서 하강을 멎는다. 망치 고개와 거의 같은 높이다. 이제까지는 워밍업 구간이었나. 사거리 안부 오른쪽 지척에 임도가 지나간다. [수렵구/금렵구] 녹쓴 간판이 풀숲에 남아있고 임도는 풀이 우거져 차는 못 다니겠다.
거대한 바위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니 다시 조망이 열리고 구조라는 조금 멀어졌다. 북병산에서 한줄로 이어 온 능선이 드러나고, 뒤로 눈을 돌리니 조그맣던 안테나 기둥이 바로 앞에 와있다. 구천리에서 시작한 임도가 안테나봉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448
바람 한점 없으니 몸구멍마다 땀이 줄줄 샌다. ×448봉에서 일운면계는 동쪽으로 가고, 지맥은 우틀하면서 동부면으로 들어간다. [거제지맥3-2post 454봉]에서 우로 꺾으니 한 무리의 산악회 사람들이 쉬고 있다. 남쪽으로 튀어 나간 조망바위가 있는데 그쪽은 대군사가 점령중이라 그냥 지날 수밖에 없다.
안테나시설 왼쪽으로 해서 오른쪽으로 둥글게 돌아 내려가면 길은 더 넓어지면서 바닥에는 4륜 오토바이가 다닌 흔적이 찍혀있다. 다 내려온 안부에서 오토바이 자국은 우측에 있는 임도로 내려가고 지맥은 직진이다. ×314봉에서 학동고개는 남서방이다.
양화고개
구조라
×448
그늘사초
학동고개 (200m)
표고버섯 재배지를 지나면 1018번 도로가 지나는 학동고개다. [거제지맥3-1post]에는 그물기고개라 했다. 좁은 2차선 도로에 자동차가 줄을 이어 잠깐씩 정체를 빗기도 한다. 게다가 등산객들의 갓길 주차로 좁은 길이 더 좁아졌다.
거제가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주말마다 차량정체가 극심하여 생업을 영위하는 거제사람들에게는 많은 불편이 된다. 홍포에서 고현까지 두 시간 걸린적도 있다 하는데 섬 지역의 특성상 신설도로 개설도 쉽지않아 보인다.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달모양의 노자산 안내도 옆에 온도계가 달려있다. 현재온도 26도에 습도는 30%를 가리키는데 습도는 아닌거 같다.
긴급구조목 [거제3-1]부터 시작한다. 생각보다 초장에는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헬기장에서 우측은 [휴양림] 가는 길이고, 헬기장 지나 봉우리 하나 넘고 약간 내렸다가 본격적인 오름이다.
학동고개
헬기장을 지나고 급한 오름을 쉬엄쉬엄 오르다가 벤취에 잠시 엉덩이를 내려도 보고 하면서 25분 오르니 갈림길이다. [가라산3.4 마늘바위0.3 / 노자산1.0 전망대0.2km]
우측은 ×569봉 팔각정 전망대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질러가는 길이라 당연지사 왼쪽이다. 그렇지 않아도 질러가는 묘책이 없나 틈만 노리고 있었는데 뻥 뚫린 길을 외면하랴. 10분이 안걸려 주능선에 올라선다.
노자산(老子山)
동부면 학동 율포 부춘의 뒷산이며 높이는 565.0m이다. 계룡산의 동남부에 있다 능선이 가라산과 같이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노자산 인지 분별이 어렵다. 동부면 학동리 내촐마을의 계곡을 경계로 하여 학동쪽에 있는 산이 노자산이다. 천연기념물 233호의 동백군림과 팔색조의 서식지이다. 뿐만 아니라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의 희귀목이 자생한다. 합천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판 나무가 거제도에서 나는 자작나무와 박달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노자산·가라산을 비롯한 거제의 5대산에서 나는 박달나무 자작(白樺)나무를 잘라서 바다로 이동하여 강화도로 옮겨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사화(相思花) 등 많은 식물이 자생한다. 수목이 울창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라 불로영약의 산삼이 있다고 하여 노자산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정상에 기우단(祈雨壇)이 있고 북단에 기도원과 혜양사(慧洋寺) 절이 있고, 혜양사 계곡에는 용추폭포龍湫瀑布)가 있다.
노자산은 올해 초에 회사산악회에 얹혀 다녀왔다. 북쪽 평지 마을에서 올라 마늘바위, 메바위를 지나 학동마을로 내려갔다. 하얀 눈이 깔린 길이었지만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지라 굳이 가 볼 생각이 없다.
노자산 주능선
마늘바위 직전 안부로 해발 530m다. [뫼바위1.0km] 이정표와 긴급구조목 현위치는 ‘마늘바위’다. 마늘바위로 오르는 입구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기도 하고 일전에 올라가봤으니 이번에는 우회하자 하면서 오른쪽 길로 내려가다보니 너무 떨어진다. 이런줄 알았으면 곧장 타 올라가는건데 싶다.
마늘처럼 생긴지 어쩐지도 모를 마늘바위를 우회해 다시 능선길을 따르다가 바위에 올라서면 학동해변이 내려다보인다. 아직도 바람 소식은 없다.
×456봉을 지난 안부. 학동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학동해수욕장1.7km] 쉼터(정자) 옆에 내버린 쓰레기더미에 눈쌀이 따갑다. 여기에 쓰레기를 던져놓으면 누구더러 치우란 말인가. 더운 날씨라 악취가 난다.
[가라산 2.0km, 진마이재 1.1km] 여기까지는 일전에 와봤고, 이제부터는 초행길이 된다.
학동 갈림길
×490 (매바위)
스텐봉으로 지지대를 설치하고 철계단에 로프도 걸려있다. 거제시 유래에는 매를 닮아 매바위라 하고 이정표에는 뫼바위라 했는데 조망은 하늘을 나는 매가 내려다보는 듯한 그림이라, 매의 눈이 되어 사방팔방 샅샅이 둘러본다. 노자산 마늘바위는 한참 밀려났고 학동해변 너머로 거북을 닮은 내도와 거북의 알 같은 외도, 도장포 마을 ‘바람의 언덕’에서 가라산으로 돌면 서쪽 바다는 율포만이고 그 너머 한산도가 희미하다.
노자산에서 가라산까지의 능선길은 마늘바위, 매바위 등 잠깐의 돌길을 제외하고는 참나무숲 그늘아래 그늘사초 일렁이는 호젓하고 순한 길이다. 곳곳이 전망대라 올라서기만 하면 바다가 눈 앞 가득 밀려온다. 발아래 벼랑은 적당히 아찔해 한정없이 넋을 놓을 수도 없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조망에 취해 배 고픈줄도 모르고 가다가 ×461봉 지난 내림길 그늘사초 밭에서 비로소 행장을 푼다. 길에서 적당할 만큼 떨어진 곳이라 윗도리 단추 풀고부터 아랫도리까지 저절로 내리는 버릇이 나온다. 양말까지 벗어 나뭇가지에 널어놓고 도시락을 열었다.(12:40~13:10)
진마이재 (380m)
한동안 평탄하게 가다가 쑥 떨어지니 다시 정자가 있는 진마이재다. 주능선중 가장 고도가 낮은 곳. 왼쪽(동)으로 갈림길이 있다. 학동마을, 대밭골로 내려가게 되고 가라산은 1km 남았다.
헬기장
다시 200을 올려야 하지만 급하지 않아 좋다. 바람만 좀 불어 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만 양탄자 같은 그늘사초 길이 시름을 달래준다. 20여분 후 숲이 갑자기 터지면서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왼쪽으로 내려가는데 [다대마을1.9km] 가는 길이다.
율포만
가라산으로,
학동해변, 내도, 외도
진마이재
그늘사초
가라산 헬기장
가라산 (585m)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바짝 붙어 돌면 정상석이 있다. 거제 최고봉을 알리는 정상석인데 암만봐도 자리를 잘못 잡았다. 앞으로 나가면 더 넓은 헬기장인데 어찌 이리 좁은데다 정상석을 놓았을꼬. 국가 지형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가라산이다.
가라산(加羅山)
동부면에서 동남방 30여리 지점에 있다. 노자산과 연결되어 있는데 가라산은 바다 쪽이다. 학동 오지막계곡을 좌우로 하여 가라산과 노자산으로 구분 한다. 가라산은 거제에서는 제일 높고 높이는 585.5m이다. 이산은 남부면 다대 다포 저구 뒷산이 된다. 가라산 봉우리가 동으로 구불구불 칡넝쿨처럼 달려오다가 갈곶리 앞바다에서 섬이 생겼다. 이 섬이 칡섬인 갈도(葛島)다 3개의 봉우리가 부용(芙蓉)이 떠있는 것 같은 아름다운 섬이다. 바다의 금강이라 하여 지금에 와서는 해금강(海金剛)이란 이름이 더 잘 통한다. 가라산 정상에는 가물 때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이 있고 남해안을 경계하던 봉수대가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가라산 남쪽에 송변현(松邊縣)이 있었다고 한다. 가라산 봉수대는 남해안을 경계하는 전초기지로 해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거제의 주봉인 계룡산봉수대와 한배곶(閑背串) 봉수대에 알렸다(한배곶: 지금의 한산도) 가라산 남쪽 송변현의 뒷산중봉에 산성이 있다. 이 산성이 다대산성이다 고려시대 축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산성은 외침을 막기 위해 축성된 성이라 전해 온다. 성안에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단이 있고 성 주위는 고목이 우거져있고 성벽은 잘 남아있다. 등산길은 다대마을 저수지 다대초등학교 뒤편 저구마을 뒤 도로변 탑포마을 뒤 도로변이다 산이 험하고 가파르다 산에 오르면 막막한 바다 수평선 위로 솟는 일출과 낙조가 장관이다 다도해의 푸른물결 사이로 오가는 어선들이 한가롭다. 산 정상 남쪽은 천길 절벽이다 이 절벽아래 신라시대 견암사(見岩寺)란 절이 있었다고 한다. 절터의 주초와 와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절에는 많은 스님이 있었는데 스님이 먹을 밥(供養)을 짓는 쌀뜨물이 바다까지 흘러가서 왜적이 이것을 보고 많은 승병(僧兵)이 살고 있는 줄 알고 겁을 먹고 도망을 갔다는 전설이 남아있다.(巨濟市誌)
헬기장 건너편에 돌담 옆 나무그늘 아래 앉았다. 씨끌벅적 떠들어대던 사람들 모두 다대마을로 내려가고 지맥파는 아무도 없다.
망등
지맥 길은 여전히 잘 닦여있다. 잠시 내려가면 작은 헬기장이고 우측으로 [탑포마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571봉으로 올라가면 정점 직전에서 좌우로 갈라진다. 현위치 ‘망등’이라 적은 [거제지맥 2-4post] 지맥은 왼쪽 다대마을 방향이다. 정면(우)으로 올라가면 헬기장에 2층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 오를 것도 없이 앞은 수백길 벼랑이라 그대로 조망대다.
시원찮던 가라산 조망을 여기서 제대로 본다. 높이는 10m 낮지만 차라리 여기에 가라산 정상석을 놓는게 더 낫겠다. 왼쪽으로 떨어져 망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와 다대저수지, 양쪽 방파제가 두 팔을 길게 벌려 물을 가두고 있는 다대포항을 왼쪽에 두고, 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우측으로 저구리항을 나눈다. 여기서 보는 망산은 보기보다 먼 것이, 막상 가보니 왼쪽으로 한참 휘돌아 가게 되기 때문이다.
다대포 / 저구리만
다대마을
학동재
망등 갈림길로 내려와 [다대마을2.1km] 쪽으로 내려간다. 올라오면 코가 박힐 까꼬막을 줄줄 미끄러지다가 평탄해질 즈음 [거제지맥2-3post] 여기가 학동재란다. 직진은 다대마을이고 우측이 다대산성쪽 지맥이다. 푹신한 그늘사초 양탄자길은 이어지는데 불각시리 거미줄이 걸린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음이다.
한동안 내리막이더니 ×259봉은 아주 점잖게 왼쪽 사면으로 질러간다. 마다할 이유도 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무너진 돌담을 올라가면 다대산성이다.
다대산성
다대산성
[거제지맥2-2post] 수백년 묵은 노거수가 무거운 팔을 산성 담에 걸치고 있다. 길은 좌우로 갈라지면서 왼쪽길이 조은길인데, 정상부로 올라갔더니 길이 없다. 방향 맞춰 밀고 내려가니 왼쪽에서 돌아 온 조은길을 만나고 반대편 산성 담 허물어진 곳으로 빠져나간다. 유래가 있는 산성인데 허물어진 채로 방치해 놓은게 아쉽다.
다대산성(多大山城)
가라산(加羅山) 밑 중허리에 경덕왕(景德王) 16年(757) 거제삼속현중(巨濟三屬縣中) 송변현(松邊縣)의 진성(鎭城)으로 쌓았다하며 둘레 395m 높이 3.3m로 원종(元宗) 12年(1271) 왜구(倭寇) 때문에 거창현(居昌縣)으로 피난가자 부산(釜山) 다대포(多大浦)로 옮기고 이곳을 고다대포(古多大浦)라 하였다.
×211 (△매물405)
내림길로 이어지다가 봉우리 같지도 않은 능선에 삼각점 안내문이 있고, 삼각점은 기반없이 기둥만 박혀있다. 오늘 본 유일한 삼각점이라 더 자세히 살펴보니 ‘소삼각점’이라 새겨져 있다. 다대고개로 내려가는 길에서 정면에 곧추선 봉우리는 은근히 겁을 준다. 우측으로 내려가니 재활용품 창고 앞 임도이고 내려가면 다대고개다.
×211
다대고개
다대고개 (70m)
[거제지맥 2-1post]에는 저구고개라 했는데 남부면의 지명안내에는 ‘다대고개’다
2차선 아스팔트 도로에 [국도 14호선시점] 팻말이 있다. 우측으로 주유소가 있는데 내가 찾는 매점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한 사이다 한통에 아이스크림 하나, 생각이 간절했다만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서 끊으려니 한번 더 와야되고, 예라이~ 내일 할 일도 없고 부산 가는 차는 밤 열시까지 있더라. 올라가자.
망산 안내도와 화장실 뒤로 들어가면 길은 바로 쳐 올린다. 건너편 내려오면서 봤더 그 빨딱봉이다. 바람은 어느 님이 다 말아 드셨는지 육수는 한없이 흘러나온다. 한 바탕 헐떡대고 중간쯤에서 조망바위에 올라서는데 조망은 별로이나 배낭은 내려 놓을만하다.
×269봉 올라서면서 다시 조망이 열린다. 가라산 앞봉에 있는 팔각정도 보이고 다대항은 남쪽에서 위로 보는 그림이 된다. 망산에서 명사마을로 떨어져 저구리만으로 가라앉는 산줄기 끝은 지척인데 돌아서 가는 길은 한참이나 남았다. ×315봉을 바라보며 내려선 안부는 ‘각지미’다. 여기도 때죽나무 꽃이파리가 바닥을 하얗게 수놓았다.
산길은 하염없이 요동을 친다. 바람 한점없는 초여름 날씨에 200m 정도 오르내림이 계속 반복이 되니 다리는 천근을 넘어 만근이다. 긴급구조 [11-8] 막뚝이 박힌 ×315봉에 올라서니 서쪽으로 방향만 바꿔 내림질 친다. ×315봉에서 동으로 갈라지는 능선은 천장산(277m)으로 간다. 여기서 2.3km 거리인 천장산은 나름 의미있는 봉우리로 우리나라 지형도를 만든 첫 삼각점이 있는 곳이다.
천장산성(天長山城)
광무(廣武) 8年(1904) 노일전쟁(露日戰爭)때 일본군(日本軍)이 포대(砲台)를 설치하였던 왜성터가 있으며 높이 275m의 봉우리에는 1914年 5月 1日 지적(地籍)의 세부측량(細部測量)을 시작할 때 일본(日本) 대마도(對馬島)에서 32해리(海里) 60km를 삼각점(三角点)으로 측량(測量)하여 경상남도(慶尙南道) 第1號를 매설하여 우리나라 지적도(地籍圖)의 시발점이 되었다.
여차등 (250m)
넓은 안부에 너댓개의 긴의자가 강의실처럼 배치되어 있고. 이정표의 [여차0.5km]의 숫자는 아래 도로까지의 거리다. 여차(汝次)마을까지는 2km가 더 되어 보인다. 망산도 아직 2.2km나 남았단다.
다대만
가라산, 암봉(×571)
명사마을
각지미
때죽나무
여차등
×359봉 (내봉산)
로프를 잡고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 오른다. 멀리 학동고개 우측의 안테나봉이 가맣게 보인다. 머리위로 보이는 바윗덩어리가 곧 떨어질것 같이 위태하다. 동쪽 아래 여차몽돌해변과 천장산이 바위절벽과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보여준다. 암봉을 우측에 끼고 바짝붙어 돌아가면서, 위쪽 정상부가 쳐다보이지만 너무 지쳐 만사가 귀찮아졌다. 지나고 나서 알고 보니 이 봉우리가 ‘내봉산’이었다.
새로운 바다가 열리면서 대병대도 소병대도가 쪽빛 바다에 여러 점으로 떠있고, 먼 하늘 희미한거는 욕지도가 맞나 모르겠다. 이곳 바다를 한려수도와 구분하여 적파수도라 한다는데, 붉게 노을진 바다가 아름답다고 붙인 이름이다. 아직도 가야할 망산은 망망하기만 하니, 하늘이 더 맑은 날 두 다리 생생한 채로 올라와야 제대로 음미가 되겠다.
천장산, 여차몽돌해수욕장
대병대도, 소병대도
가라산에서 내봉산까지.
[긴급구조11-12]가 있는 넓고 펑퍼짐한 안부에 내렸다가 다시 ×315봉으로 올라가면 울퉁불퉁 바위지대인데 전봇대 굵기의 소나무가 비좁은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있다. 어디 안내문에는 ‘천년송’이라는데, 굵기로야 그리 되겠냐마는 저 좁은 틈에서 저만한 굵기로 자라려면 천년의 세월이 필요한지도 모를 일이다.
이어지는 암봉에도 소나무가 여러그루 있어 조은 전망과 쉼터를 제공한다. [거제지맥 1-2post]에는 ‘호연암’이라 했다. 정남향으로 대소병대도를 향해 갈래친 능선에도 바위가 여럿 솟아있다.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여러 샛길들은 조망바위로 나가는 길이다.
호연암 끝에서 북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쳐다보는 망산은 하늘위로 솟았다. 숲에서 솟아오른 사각의 바위마다 까마귀가 앉아 특유의 괴성을 질러댄다. 절벽을 우측으로 돌아내리면 홍포마을 갈림길이다.
해미장골등
망산 직전 마지막 안부가 되겠다. [홍포(무지개) 0.6km] 공식적인 홍포마을 등산로는 여기서 내려가야하고, 직진은 망산 넘어 명사로 가는 길이다. 망산 정상이 머리위로 보이지만 의외로 멀지않다.
천년송
망산
대-소병대도
홍포(무지개)마을
망산 (望山 ×375)
비스듬한 경사의 넓은 암반으로 이루어진 봉우리에 올라서면 남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라 이름 그대로 조망(眺望)봉이다. 다른 산에서와 같은 형태의 정상석 앞면에 ‘망산’, 뒷면에는 ‘天下一景’ 이라 새겨져 있다. 짧은 안부 건너편에 산불초소가 있는 봉우리와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다. [거제지맥1-1post], [명사1.8km 내봉산1.9km] 이정표가 있다. 내봉산은 ×359봉을 말함이다.
망산 (望山)
망산은 해발 397m의 작은 산으로 고려 말기 국운이 기울면서 왜구의 침입이 잦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산 정상에 올라 왜구 선박의 감시를 위해 망을 보았다 해서 명명되었다. 완만한 경사와 등산코스, 정상에 오르면 대소병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섬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거제에서 가장 눈부신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망산. 내려앉은 시간만큼 한산도 바다는 떨어지는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시게 빛을 되받아 내고 있다. 따끈한 햇살 아래 매물도, 욕지도, 비진도, 국도, 장사도, 한산도... 이름으로만 들었던 한려수도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망산정상
등성이끝
망산 내림길 (×)
북쪽 명사로 가는 길은 뚜렷이 나있지만 홍포로 내려가는 길은 없다. 산불초소봉에서 내려다보니 남쪽은 완전한 절벽이다. 좌든 우든 돌아 내려가야 하는데 어디로도 길은 있을 것 같지 않다. 명사 마을에서 올라 온 젊은 친구가 “두 봉우리 사이의 좁은 고개에서 내려가면 홍포마을” 이라길래 엉거주춤 자세를 깔고 내려가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이 내려갈만한 길이 아니다. 망산에서 거제지맥은 끝을 고하고 하산은 명사로 하는게 현명한 생각일지 모르겠다. 사고는 나봐야 사고인줄 알게 되고, 쉬운 말로는 죽어봐야 저승을 아는 법이다.
줄줄 흘러내리는 너덜. 멋모르고 올랐다가 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은 지리산 중봉의 사태골과 다름없다. 70도 이상 되는 경사로 쏟아지는 너덜에 디디는 돌마다 흔들거린다. 여러사람 함께 내려가다가 돌이 구르기도 한다면 아래쪽 사람은 그대로 돌을 받아야할지 모른다. 도저히 아니다 싶을 즈음에는 다시 되돌아 오르기도 쉽지 않다. 엉거주춤 앉은 자세로 최대한 왼쪽으로 붙어 나무를 잡으며 100m 쯤 내려왔나, 우측으로 홍포로 내려앉는 능선이 보인다. 너덜을 건너 숲을 뚫고 들어가니 또 다른 너덜지대다. 그리 큰거는 아니라 건너가고 지맥 능선에 올라섰는데 역시나 길은 없고, 희미한 자국이 보일똥 말똥이다. 가로막는 나무를 헤쳐가며 두 번째 묘터를 만나고서야 길을 만났다. 내려가니 아스팔트 도로에 떨어진다.
도로에서 망산을 쳐다보니 아찔한 절벽 너덜로 과연 내가 저리로 내려온게 맞나 싶을 정도다. 지맥이고 대간이고 몸부터 성해야 가능한거 아닌가. 목숨 걸고 지맥할 일 있나. 저런줄 알았더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명사로 갔을거다. 먼저 진행한 삼돌이한테 물어보니 산불초소봉 뒤로 (명사쪽) 조금 가다가 내려가는 길도 있는데 이 역시 절벽지대라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란다.
홍포 도로
1018번 2차선 아스팔트 도로. 우측 아래 [용궁사] 간판이 보이고 길 이름은 [대포전망길] 이다. 용궁사까지 들어가고 마지막 끝점은 군부대가 있어 접근이 어렵단다. 들어가더라도 다시 여기까지 되돌아 나와야 되고, 현재시각에 시내로 나가는게 더 급하다.
홍포(虹浦)마을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홍포. 거제도의 최남단 한산면의 가오리섬과 마주하는 갯촌으로 저녁노을에 무지개가 뜬다하여 무지개라 하였다고 전래.
버스정류장은 ‘용궁사 입구’인데 하루 세 번 들어온단다. 거제택시(055-635-4477)를 호출 해보나 가까이 있는 차가 없는지 ‘기다리라’ 해놓고는 소식이 없다. 해도 넘어가는 판국이라 눈치코치 볼 것도 없이 지나는 차 마다 마구 흔들어 대니 구세주가 나타난다.
홍포마을 선착장 건설공사를 하는 젊은 분으로 자택이 고현이라 하지만, 아무래도 나땜에 일부러 터미널까지 온거 같다. 고맙기로는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는데, 이름도 성도 못 물어본게 아쉽다. 홍포에서는 고현으로 가나 장승포로 가나 큰 차이는 없는데 동쪽 14번국도 보다 서쪽 거제면으로 가는 길이 정체가 덜하단다.
홍포도로
망산에서 내려 온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