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서 얻는 교육-오미자 따서 효소 담그기
인제에서 구년 정도 살다가, 홍천으로 이사 나왔습니다. 우리 집이 고속도로 짓는데, 수용이 된다고 해서요. 그러한 연유로 홍천으로 이사 나와서 오미자 심은지 이제 삼년차 인데, 수확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에게 오미자 따는 체험도 하고, 오미자 효소 담그는 것도 가르쳐야겠다 싶었습니다. 17세 그룹 홈스쿨러인 순민이는 집에서 부모님이 오미자 담그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 14세 그룹 홈스쿨러 민지는 집에서 매실 담그는 것은 봤다고 합니다. 그룹 홈스쿨링의 몸공부 프로그램이 매일 아침 한 시간 반씩 있습니다. 연 이틀 몸공부 시간에 오미자를 따고 효소를 담그고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제가 이반 일리히의 '학교 없는 사회'를 읽으면서 머릿속에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 책에 의하면, 1백 년 전에 칼 마르크스가 아동노동의 금지 강령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는 청소년 교육이 오로지 노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반 일리히는 인간 노동의 최고 결실이 인간이 노동에서 얻는 교육이고, 노동이 인간에게 타인의 교육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번역이 어려운건지, 이반 일리히의 말이 어려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욱 읽어보면 이반 일리히는 학교가 청소년에게 노동을 통해서 배울 시간을 빼앗아 갔다고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전에도 썼지만, 그룹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에게 몸공부는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몸공부를 중시하는 이유는 배움은 삶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배움이란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얻어 돈 잘 벌어 쓰고싶은데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경쟁적인 아이가 되어 경쟁에 매몰됩니다. 결국 승리감에 취하거나 패배감에 떨거나 중도에 좌절하게 됩니다. 행복과 불행을 가름하는 기준을 경쟁 결과에 둡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배움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아닐까요? 그런데 행복한 삶은 지식(머리)만으로는 안됩니다. 기술(손), 도덕(가슴)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니까요. 페스탈로치가 노작교육을 제시하면서 강조한 것입니다. 학교교육이 지식과 결과만을 강조하고 부모와 사회도 그 방향으로 권면하는 바람에 아이들은 경쟁적이지만 타율적이고 수동적이며 비활동적인 상태가 되어 과정 자체인 삶과 유리되어 버렸습니다.
페스탈로치는 손과 가슴이 함께 해야 하는 노작교육을 중요시 했는데요. 이반 일리히는 청소년에게 노동을 통해 배우는 과정을 아예 빼앗아 가 버리고 학교에 십여년을 가둬두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대해서 무척 개탄한 듯 합니다. 이반 일리히는 아예 학교 없는 사회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에서 일 할 줄 아는 몸을 중요시 했던 우리는 여러 교육학자에 입 힘어, 역시나 몸공부는 계속 됩니다^^
오미자가 이렇게 홍보석처럼 열렸습니다, 올해 정말 많이 열렸더라구요. 진동보다 땅에 거름이 좋았다고 합니다.
집 앞에 두 줄 심었는데, 한 줄에서 20 킬로그램, 그 다음 줄에서 28 킬로그램을 땄습니다. 이제 삼년차 오미자 수확입니다. 원래 오미자는 삼년차에 딴다고 합니다.
요게 첫 줄에서 딴 겁니다. 20 킬로그램 정도 됩니다.
14세, 17세 그룹 홈스쿨러가 오미자를 씼습니다.
오미자 양과 설탕 양을 1대 1로 해서 오미자 효소를 담급니다. 처음에는 원푸리가 오미자와 설탕을 버무렸구요. 두 번째는 17세 그룹 홈스쿨러가 버무렸습니다. 이렇게 담궈놓고, 한 달 뒤에 오미자 씨와 과육을 빼고 효소를 항아리에 넣어 보관합니다. 바로 먹어도 되지만, 겨울을 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순해져서 더욱 맛있습니다.
그룹 홈스쿨링하는 애들 일기중에서
첫째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1교시에 미자씨를 땄다. 지금까지 했던 몸 공부 했던 거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오지게'라는 말도 알게 되었다. 근데 손을 많이 안 써 봐서 좀 효율이 좋지 않았달까...내일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둘째 날, 오늘도 미자씨를 땄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오졌다. 어제는 20키로 오늘은 28키로 ㅎㅎ 너무 많아서 행복했다. 농부의 뿌듯함을 알았달까...ㅋㅋ..그리고 미자씨를 담았다. 미자씨와 설탕을 1:1 비율로 만들었다. 한 한달 후 쯤에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기대된다.-14세 그룹 홈스쿨러-
첫째 날, 1교시 몸공부, 오미자를 땄다 다른 몸공부보다 훨씬 재밌고 쉬웠다. 왜냐하면 수확한다는 것이 재밌고 풀뽑기와 같은 몸공부와는 다르게 일어서서 손만 움직이면 된다. 풀뽑기는 쭈구리면서 해서 무릎이 아프다. 나,민지,아저씨,아줌마 이렇게 4명이서 땄는데 총20kg땄다 많이 딴거 같아 기분도 좋았다.
둘째 날, 1교시 몸공부, 오늘도 오미자를 땄다. 어제 한 것보다 양이 더 많아서 늦게 끝났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은 더 많다. 어젠 20kg를 땄지만 오늘은 28kg로 땄다. 8kg나 더 따서 기분 좋았다. ...6교시 자유, 오늘 오미자 딴것을 씻고 설탕을 넣어 비볐다. 옆에 엄마,아빠가 하는것만 봤지 직접 해보기는 처음이다. 설탕을 비빌때 손이 아팠다. -17세 그룹 홈스쿨러-
첫댓글 오오오 제가 이제 풀꽃에서는 거의 모든 몸공부를 해봤다 싶었는데 아직 못한 것들이 있었군요 ㅋㅋ 오미자에 대한 건 풀 뽑은 기억 밖에 없는 게 좀 아쉽습니다^^
그래?, 한 줄은 너한테 맡길껄 그랬나 ㅋㅋ...//내년에는 복분자를 심으려고 한다네~~
몸 공부에도 이렇게 재미있는게 있는 줄은 몰랐어요 ㅎㅎ
흙 집도 지어보고 싶어요 ㅎㅎ
이렇게 사진들을 보니까 되게 한 일이 많네요 ㅎㅎ
복분자도 두 줄 따는 정도는 재미있을 거야^^...//흙집을 짓겠다고오?...
아저씨가 내년에 짓는다고 하셨는데..(찜질방 같은..)
풀꽃에서 처음해본거 정말 많습니다 이런걸 풀꽃아니였으면 어제 했을까요
어디서도 몬한다 ^^
공부의 목적과 연결해 공부는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교과 과정의 공부와 함께 몸으로 하는 공부,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며 하는 공부도 차 중요할 텐데요... 목적이 시험 잘 보기 위한 공부로 되어 있다 보니 교과과정에서의 공부만 중시되고 인간이 되지 못하는 것에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있는 공부는 인간이 되기 위한 공부인지 의문이 되기도 하고요;;
너가 인간이 되기 위해 공부한다고 ..부여하면 되지 않을까?..//수능 점수 잘 따기 위해서 공부하면, 이런 사람도 있더라.. 이거 나올까? 안 나올까?..하면서 정말 공부 재미없게 하는 사람도 봤다..
이반 일리히도 풀꽃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학교에서 손을 안 쓰고 계속 있었으면 공부로 되는 것도 없지..
또 몸으로 떼울 수 있는 능력은 안 됐을 것 같네요..
이 몸 공부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ㅎㅎ
꽃
ㅇㅋ 수정함..
그래, 이렇게 역사적 기록을 그대로 보존해야 함..
이반 일리히와 우리 풀꽃은 노동 교육에 관한한 찌찌뽕?^^
ㅋ뽕찌찌
노동에서 얻는 공부야 말로 진정한 공부 아닐까 싶습니다 학교에서 국영수 이런것들다 물로 필요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봅니다 국어는 의사소통만 하면 아무문제 없고 수학은 덥셈뺄셈곱셈나눗셈만이 실생활에 크게 쓰이지요 영어 물론 세계화시대에 영어를 못하면 안되지만 노동을 통한 배움은 우리가 살면서 도움되는것이 아주 많지요
이 글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농부가 될꺼냐고 의문을 품을수도있지만 공부만 잘하고 인성,일 같은것들을 못하면 사회에서 대접받고 살수있을까요? 노동을 통해 인성을 키우고 힘도 키우면서 배움을 얻어야 봅니다
그렇다고 국영수 안한다는 소리 아닙니다
홈스쿨링 이야기 29번 글 '홈스쿨링에서 사과음미체가 목적이다. 국영수는?'..이 글을 꼭 읽어 보도록^^
지렛대의 원리같은 것도 책으로 봐선 잘 모르겠는데 일을 하면서 그 원리를 직접 적용해보니까
배움이 정말 삶이랑 연결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가기 전에 더 많이 몸을 움직이고 일을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요..
대학 가서 자취?하면서, 군대 가서, 집에서....배울 기회가 많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