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성경 그림 읽기 (9) 다윗왕
다윗왕이 수금을 타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기 전에 사울 앞에서 무기를 드는 자이면서 수금을 타는 자였다. 다윗이 수금을 타면 사울에서 악령이 떠나곤 했다. 다윗의 옷이 붉은 색인 것은 전쟁을 많이 하면서 피를 많이 흘렸음을 보여준다. 전쟁을 많이 겪은 자이면서 수금을 타고 시를 읊는 음유시인인 다윗은 ‘왕’이다. 다윗왕의 옷이 붉은 색이고 화면에서 또 붉게 그려진 것은 태양이다. 태양은 다윗이 정복하여 세운 예루살렘에 떠오르고 있다. 예루살렘은 다윗의 정복전쟁의 마침표와 같은 곳으로 그곳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시는 곳이 되었다. 다윗의 열심과 헌신이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이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다윗은 시인이기도 했는데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편을 많이 지었다. 시편 전체가 다윗의 시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순수한 마음이 아니면 시를 읊을 수가 없다. 다윗은 순수한 사람이었다.
오른쪽에 하얀 색으로 그려진 여자는 밧세바로 보인다. 밧세바를 통해서 솔로몬이 태어나고 다윗왕의 왕위는 솔로몬으로 이어져 메시아 예수에게까지 내려오는 족보가 이루어지게 된다. 밧세바와 한 몸인 것처럼 그려진 여자는 촛대를 들고 있는데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과 같이 하나님의 백성과 영원히 함께 하시는 메시아를 저 불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화면 중앙 위에는 병 안에 든 것 같은 아이가 있다. 밧세바가 낳았으나 이레만에 죽은 그 아이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아래 가슴에 손을 대고 울고 있는 다윗왕의 모습이 보인다. 친아들 압살롬이 반역하여 왕이 되려고 할 때에 다윗왕은 맨발로 울면서 도망했다고 하는데 다윗의 벗은 발이 눈에 띄게 그려져 있어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다윗의 비통한 울음을 우는 모습은 압살롬의 반역 때문이기도 하고 압살롬이 죽었을 때의 슬픔 때문이기도 하다. 다윗은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많이 겪기도 한 사람이었다.
다윗의 발 앞에 성경이 펼쳐져 있다. 온갖 고통 가운데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대로 행하고자 한 신앙을 보여주고 있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붓과 팔레트를 들고 있는 화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샤갈 자신을 그려넣은 것이다. 샤갈은 자신을 다윗왕에 비추어서 보고 있다. 샤갈은 다윗과 같이 재능을 가진 예술가로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고 다윗왕과 같이 인간적인 고통을 겪은 사람이었다. 샤갈은 다윗왕과 같이 인생의 풍파를 겪지만 언제나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을 보는 우리도 다윗에게 우리를 비추어보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고 또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