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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188호 (14/12/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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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한밤의 사진편지' 송년의 밤 후기
글, 편집 : 이순애 (주말걷기단 부단장 <soonae1211@naver.com>) 사진 : 김민종 (한사모 사진위원 <mjmjk123@hanmail.net>)
2014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12월 23일(화) 오후 5시, 서울 시청 앞, 프레지던트 호텔.
호텔 31층 '모차르트홀` 에서 제8회 '한밤의 사진편지를 사랑하는 모임' 『2014 한밤의 사진편지 송년의 밤』 행사가 열렸습니다.
12월 들어서며 기다렸다는듯 혹한추위가 몰려오고 눈보라가 휘날리자 골목길마다 빙판이 두꺼워 미끄러웠어요.
다행히 오늘부터는 낮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 날씨는 풀렸습니다.
한해를 보내는 저물녘이면 누구에게나 편지 한 장이 배달됩니다. 보이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하얀 종이뿐 여백만 가득하지요. 그 하얀 종이편지를 보며 무슨 말로 답장을 해야 할까요?
부칠 때 실수하여 백지를 넣은 것 같으니 되돌려 준다 말할까요? 차마 말 못하는 그리움을 눈치 챘으니 가슴이 따뜻하다 전할까요? 빈 자리 구석구석 그리움 적시며 새해를 맞는 희망 가득 담아 보세요.
오후 5시 이전부터 그윽한 표정의 회원들이 한데 어울려 가장 전망이 좋다는 31층 모차르트홀 로 속속 들어오셨습니다.
입구에서 정정균 사무국장님과 임금자 회원님이 모든 회원님께 선물 하나씩을 나눠주셨습니다.
아! 따뜻한 기모목도리군요.
오후 5시, 이경환 부회장님이 행사의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행사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됩니다. 제 1부 만찬과 송년사 및 건배 제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김태종 회장님은 송년사에서 본인을 포함한 92명의 회원님이 새롭게 시작한 제2기 한사모를 빛내주셨기에
제2기 1차년도 회장으로서 한사모의 전통과 문화를 이을 수 있었고, 자랑스럽게 영광된 한사모 회장직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며,
새해부터 회장을 맡으실 제2기 2차년도 이경환 회장님을 소개하셨습니다.
지난해 송년회에서 1차년도 김태종 회장님에 이어 이경환 회장님이 맡으신다고 발표되었기에 알고 있는 회원이 많았습니다.
정정균 사무국장님과 이경환 신 회장님이 김 회장님께 감사의 선물을 드렸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일년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시작이 90%라는 걸 회장님을 보며 알았습니다. 묵묵히 빈틈없이 듬직한 어깨로 회원들을 보듬어 주셨습니다.
김 회장님은 1년동안 함께 고생한 이경환 부회장님, 정정균 사무국장님, 주말걷기단 이석용 단장님, 안철주 부단장님, 이순애 부단장님,김영신 총무님, 할미꽃 앙상블 윤정자 단장님, 이정수 부단장님, 이영례 총무님, 음악감독.지휘자인 최승준 학장님,
그리고 고문단과 함수곤 전,대표님에게 고마움을 전하셨습니다.
고문단은 필요할 때마다 미리 아시고 큰 도움과 자문을 주시는 버팀목이십니다.
참석하지 못하신 고문님 한분한분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태국으로 겨울여행을 떠나신 윤종영 수석고문님 부부를 비롯하여,
미국에 계신 가족을 만나러 가신 이흥주 고문님과 김동식 고문님 부부, 오사카국제학교장으로 재임하시는 김용만 고문님,
개인사정으로 어쩔 수없이 참석 못하셨지만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한사모를 사랑하는 마음을 절절하게 전해주신 정형진 고문님,
참석하신 박찬도 고문님, 주재남 고문님, 허필수 고문님, 심상석 고문님, 진풍길 고문님, 이달희 고문님, 함수곤 전,대표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기품있게 나이드시는 고문님과 전,대표님의 모범이 없다면 한사모가 굴러갈까요?
아무나 한사모 회원이 되는 것이 아니지요. 마음에 품은 향기, 사람냄새와 척척 손발 맞는 행동과 건강한 기운이 받쳐줘야 비로소 회원의 자격이 주어집니다.
하물며 고문과 회장의 자격은 무엇일까요?
2015년 이경환 새 회장님의 인사말이 이어집니다.
2015년에는 2014년 운영체제를 그대로 이어나가겠습니다. 제2기 2차년도에도 하나의 팀으로 운영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봉사하겠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따스한 마음으로 넓은 마음으로 모자라는 점도 아름답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도와 격려 부탁 드립니다.
한사모는 회장단을 중심으로 주말걷기단과 할미꽃하모니카 앙상블을 운영합니다.
회장단의 총괄적인 지원 아래 각 단장의 지휘로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주말걷기단은 다름없이 이석용 단장님을 중심으로, 할미꽃 앙상블도 계속 윤정자 단장님을 중심으로 운영합니다.
한사모 회장단 사무국장은 정정균 현 사무국장님이 계속 봉사 하실 것입니다.
김태종 회장님은 한사모 공식카페 로맨팅 워킹을 멋지게 운영하실 것입니다.
2015년도 금년처럼 총 49회 주말걷기와 2014년 봄, 가을 평화누리길 걷기를 이어서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걷기를 할 것입니다.
한사모의 자랑 할미꽃 앙상블은 2015년 6월 12일 용산아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낙관적인 새 회장님의 희망사항을 들어보니 과연 회장 자격이 충분하지요?
올해에는 봉사상이나 개근상 수여식이 없습니다. 대신 모든 회원들이 따듯한 목도리 선물을 받으셨지요.
운영위원끼리 돌아가며 하던 걷기 안내를 모든 회원이 분담 안내 하면서 이룬 한사모의 새로운 문화입니다.
걷기 코스 선정과 식당 예약, 당일 안내 등 힘든 일을 맡아 하면서 한사모를 더 사랑하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어요.
목도리 선물 100개를 준비하시느라 정정균 사무국장님을 내조하는 임금자 회원님은 파주 아울렛에 직접 가셔서,
노스페이스 전국 매장에서 일일이 수집하여 구입하셨답니다.
가격도 절반이나 싼값으로 구하셨으니 알뜰하신 사무국장님을 내조하는 힘든 일로 한 해를 바쁘게 보내셨어요.
겨울에 꼭 필요한 선물을 받았다고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김옥연 회원님의 얼굴이 밝아졌어요.
신애자 회원님이 목도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지? 궁금해 하십니다. 친절하게 착용 방법이 자세히 그려져 있으니 그냥 따라하시면 돼요.
김태종 회장님이 함수곤 전,대표님과 고문단을 앞으로 나오시게 하여 건배사 제의를 부탁하셨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함수곤 전,대표님이 선창하신 건배사는 《위취하》, 《당취평》입니다.
무슨 고사성어인가 참 어렵지요? 그런데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위스키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지』만, 『당신에게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는 뜻이랍니다.
위스키를 좋아하시는 함 대표님이 하시는 말씀이니 더 실감나지요? 당신이란 누구를 지칭할까요? 박현자 사모님?
뜻밖에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당신』은 『한사모』라고...,! 영원한 대표님입니다.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제2부를 시작하기 전,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활용하려는 지혜로운 발상이었어요.
여학생부터 잘 차려진 뷔페음식을 들었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우아하게 식사하십시오.> 신원영 회원님의 말씀을 대신 전하는 이경환 사회자.
젊잖게 먹느냐 얄밉게 먹느냐 조촐하게 먹느냐 지저분하게 먹느냐 그것이 문제일진대 여기에서는 우아하게! 로 통일합니다.
식탁 앞에 앉아서 어떤 태도로 음식을 드느냐가 모임의 성격을 규정한다지요? 팔보채. 홍어회, 갓구운 스테이크, 싱싱한 해산물, 신선한 채소, 말랑말랑한 떡과 빵, 갖가지 과일 등 요리 종류가 다양하고 정갈했습니다.
만능요리사 안명희 회원님의 입맛까지 맞췄나 봐요.
만찬의 반주를 제공한 회원님이 소개되었습니다.
함수곤 전,대표님, 이규석 회원님, 김민종 회원님이 발렌타인 21을 가져오셔서 한 잔씩 우아하게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오랜만에 참석하신 최영자 회원님과 김민종 회원님과 부부 회원인 김춘자 님,
박찬도 고문님 부인 강석춘 님, 안철주 회원님 부인 노광미 님께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오후 6시부터 <느긋하게 · 너그럽게 · 넉넉하게>를 주제로,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블의 연주를 듣는 제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윤정자 단장을 비롯한 23명 단원이 입장하자 사회자가 단원들을 소개합니다. <단 한사람 빼놨지요? 지휘자 최승준 학장입니다.>
최승준 지휘자가 마이크를 잡습니다. <전용무대가 아니어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워밍업, 그런 줄 알고 들어주세요. >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들려주면서 연주해 주세요.> 함수곤 전,대표님이 끼어드시네요.
<다 아세요. 함 대표님만 몰라요.> 지휘자는 함 대표님을 놀려먹을 작정입니다.
단원들은 핸드벨을 양손에 들고 왼손 오른손 왔다 갔다 하며 소리를 내봅니다.
과연 하늘의 소리입니다.
<핸드벨 연주는 동영상으로 보셨겠지만 눈앞에서는 처음 볼 수도 있어요. 음이 다 달라요. 도 소리만 흔들어 보세요. 다음 레소리 다음은 미파솔라시...>
인원이 안 맞아 누구는 핸드벨 두 개를 들기도 했어요. 흔드는 각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져요.
핸드벨과 하모니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기가 쉽지 않아요. 두 가지를 다하는 곳은 할미꽃 앙상블밖에 없어요.>
듣고 보니 대단하네요. 곧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날이 가까워 오고 있어요.
<특히 일치된 단결심이 없으면 하기 어려워요. 허밍으로 노래까지 하면서 연습했어요.> 지휘자가 그동안의 수고를 치하하십니다.
<하모니카는 원래 가냘픈 악기여서 중간에 크게 손뼉치거나 노래를 하면 곤란합니다.
연주가 끝난 뒤에 집이 무너져라 박수치면 그때는 제가 책임집니다>
하모니카와 핸드벨이 어우러지는 시간입니다.
다음은 <노래는 즐겁다> 곡이예요. 학교 다닐때 많이 부르던 노래였지요? <따라하고 싶어도 꾹 참고 들으세요.>
지휘자 명령에 절대복종입니다.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행복하다지요?
지휘자는 오른손 손가락 하나로 지휘를 시작했지만 곧 오른손을 왼쪽을 향해 집어던지듯 무게중심을 옮겨가니 객석도 즐거워 집니다.
두 손이 물 흐르듯 자연스레 교감하는 모습에는 마력이 숨어있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앙상블 단원은 모두 샛노란 조끼에 노란 모자를 썼어요. 한겨울에 재잘대는 병아리 같아 더욱 생동감을 끌어올립니다.
<대∼단하지요? 작년하고 또 달라요. 3학년인데 내년 4학년이 되면 어디로 갈지 몰라요.>
익살꾼 최승준 지휘자는 다음곡을 설명합니다.
<다늅강의 물결>. <원래 원곡은 길어서 10분 걸리는데 3분으로 줄였어요.> 어떤 노래인지 연상이 되지요? 월츠곡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강으로 가보세요.
다음곡은 <무지개를 넘어서>입니다.
남은 한곡은 <오 블라디 오 블라다> 입니다. 아프리카말로 `세상은 그렇고 그렇다`는 뜻이랍니다.
비틀즈가 부른 노래인데 비틀즈보다 더 멋지게 연주를 끝냈어요.
점차 분위기가 달아올라 흥이 넘치자 손 번쩍들며 고개를 흔드는 지휘자는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고야 마는 성격입니다.
앵콜곡은 통일을 위해 준비한 곡이랍니다. <남북한 모두 잘 부르는 곡, 따라하셔도 됩니다.> 지휘자도 연주자도 유연하게 여유가 묻어납니다.
<찔레꽃>입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흘리며 이별가를 불러보자 못 잊을 사람아) 함께 합창을 하면서 제2부가 끝났습니다.
딱! 지구상 하나 밖에 없지요. 아름답게 나이드신 할매 할배 하모니카 앙상블을 이 자리가 아니면 어디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회원님께 멋지고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기위해 오늘도 3시 반에 와서 행사 시작 전 까지 연습, 연습을 해주었습니다.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블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할미꽃 앙상블 연주가 끝나고 이어서 <느긋하게 ․ 너그럽게 ․ 넉넉하게>를 주제로 한 제3부 회원 한마당 잔치입니다.
진행은 역시 이경환 차기 회장님과 황금철 회원님, 안철주 부단장님이 수고해 주십니다.
먼저 한사모 회원들의 시낭송 시간,
권영춘 회원님의 자작시 <그 여인>입니다.
인천으로 가는 전철에서 얼마나 피곤했던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깨를 기대고 잠에 빠진 여인을 보며 쓰신 즉흥시랍니다.
<억겁의 인연으로나 잠간 스쳤으리 온몸에 드리워진 하루의 고단을 두 어깨에 지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겠지 ...... ...... ......
푸석푸석한 머리칼에 핏기마저 말라버렸지만 아직은 고운 얼굴인데 온몸에서 넋이 빠져나간 모습을 하고 혼곤히 잠에 취했나보다
순간을 어깨에 기댄 낯모르는 곱디고운 별하나...>
현대시조에 <돌>과 <어머니>가 추천되어 시조시인으로 등단하셨으며,
세 번째 시집 <달빛이 만든 길을 걸으며>를 재판 발행하고 2017년 네 번째 시집 발간을 준비하시느라 늘 작품구상으로 바쁘십니다
요즈음 읽는 책도 소개해 주셨어요. 이대 정신과 교수를 지내신 이근후 박사가 지은 <나는 죽을 때까지 살고 싶다 >하는 성찰서입니다.
장주익 회원님이 박현자 시인의 `갈매기`를 낭송하십니다. 모자가 멋지게 잘 어울리시네요.
<왜 허허로운 바다에서 살까 무슨 생각에 잠겨 누구를 기다릴까>
그리고는 권영춘 시인의 시 <자작나무>도 낭송하시더니 예이츠의 술 이야기까지 거침 없으십니다.
<술은 입으로 흘러들고 사랑은 눈으로 드나니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알아야 할 진실은 이것뿐 나는 술잔을 들어 입에 대고 그대를 바라보며 한 숨 짓는다> ‘A Driking Song'인데 원문을 옮깁니다. I hi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저도 세 번째로 시낭송을 했습니다. 한사모 송년회이니만큼 한사모에 관한 시 한편 쓰고 싶었습니다.
[한사모가 내게로 왔어]
<정신을 맑게 하는 마약 같아, 온몸을 살려내는 보약 같아 곳간문 열어줄 쩔렁쩔렁 열쇠 꾸러미 감춘 보물주머니 인걸 돌계단만 보면 달려가 사진 찍는 습관은 은총 버무린 감칠맛이야>
다행히 많은 회원들이 격려해 주셨고 김운자 회원님은 재능기부를 하라며 용기와 자신감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이제 연주실력을 자랑할 시간입니다.
이영균 회원님 색소폰 연주가 기대되는군요. <가방을 든 여인>입니다
임병춘 색소폰 선배님이 컴퓨터에서 음악이 나오도록 음조절을 도와주십니다.
자칭 <앰프를 든 남자>입니다.
<사진제공:이창조 회원님>
("준비 시간이 많이 걸려요.") 진을 다 뺀다고 김창석 회원님이 투덜댈만 합니다.
50여 년전 많이 듣던 곡이었지요. 가방이란 안정된 집이 없이 떠돌아다니는 불안정한 삶을 의미하지요.
이영균 회원님은 할미꽃 앙상블이 즐거움을 들려드리기 위한 연주라면 자신은 아직 색소폰 연주 실력이 부족하지만 즐기는 연주이니 이해해 달라고 미리 염려를 하시네요,
걱정마세요.
박화서 회원님이 작년보다 실력이 일취월장 했노라시며 앉으신 채로 춤추듯 손을 휘저으며 곡을 즐기십니다.
하얀 와이셔츠에 분홍 넥타이 그리고 황금빛 색소폰 빛깔이 또렷합니다. <"연습을 많이 못 해서 되려나 몰라요.">
망설이는 이영균 회원님을 보시며 ("저렇게 겸손해요"). 다시 박화서 회원님이 위로해 주십니다.
이광조의< 사랑을 잃어버린 나>를 연주합니다. 무겁게 흐느끼듯 발이 땅에서 떨어진듯 같은 멍한 상태입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사회자가 카페소식을 알립니다.
<기쁜일, 자랑스런 일, 축하할 일, 위로 받고 싶은 일을 알려 주세요. 카페에 자주 들르셔서 많이 사랑해 주세요.>
정전택 회원님의 하모니카 연주 순서 <향수>입니다.
상식을 뛰어넘을만큼 무슨 일이든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집념의 소유자답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흔적이 묻어납니다.
무엇에 홀렸는지 `향수`의 흐름에 휩쓸려 어릴적 고향 어디멘가를 헤매는 기분이었습니다.
맑고 부드럽고 감미로웠지요.
잠시 눈을 돌리니 윤정아 회원님 피아노 연주소리가 들려오네요. 바이올린 전공 음악선생님의 피아노 독주입니다. <그대 가슴에 강물은 흐르고>입니다. 잔잔하고 부드럽고 아련합니다.
임병춘 회원님이 박수를 유도하는 것을 보니 하모니카 앙상블 연습 때마다 둘이서만 호흡하는 명콤비 냄새가 나는 것 같군요.
어린 시절의 하루같은 동화속 풍경이 지나갑니다.
아, 이제 노래자랑 차례입니다. 심상석 고문님이 목도리를 멋지게 두르시고 무대에 올라섰습니다.
브라질의 모리스 앨버트의 Feeling's입니다. (한사모는 내 마음 속에 담겨있는 당신입니다. 당신 밖에 없는 당신입니다. 그런 노래입니다.)
이 마음이 바로 한사모를 향한 마음과 같아 이 노래를 선택하셨답니다.
가늘게 떨리는 음성으로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면서 멋진 목도리로 포근히 감싸주는 따뜻한 음성이 듣기 좋았어요.
꿈을 꾸는 듯 가볍고 미묘한 변화가 이어졌지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감미로운 곡이었습니다.
나병숙 회원님이 조영남의 <옛 생각>을 부르십니다.
빨간 부츠에 빨간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셨군요. (동산에 올라서면 놀던 바위 그리워 모두다 어디 갔나)
다음은 신원영 손귀연 부부의 듀엣송 <황혼의 블루스>입니다.
<"박수를 치려면 확실히 쳐주세요">. 신원영 회원님의 주문에 큰 박수가 터졌습니다.
(꿈같이 행복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 목에 메어 불러보는 당신의 그 이름...)
함수곤 전,대표님과 박현자 부부의 듀엣송 (비둘기집>입니다.
박현자 회원님은 노래를 부를 자유가 있다면 부르지 않을 자유도 있다고 공표하여 우리를 잠시 긴장하게 하십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무대에 오르신 때문입니다.
구파발 일대를 다 뒤져서라도 가면을 사서 쓰고 나오려했는데 구할 수가 없었답니다.
대신 함 대표님이 애용하시는 까만 선글라스로 가면을 대신하고 눈에 번쩍 띄는 새빨간 재킷을 입으셔서 한눈에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오늘은 여학생들이 유난히 빨강옷을 많이 입으셨어요. 따뜻하면서도 강렬해서 여성 누구나 겨울에 즐겨입는 아이템이지요.
다 아는 노래이니 함께 따라서 부르라기에 함께 부르는데 생각보다 잘 불러지지가 않습니다.
듣기는 쉬워도 부르기는 어려운 노래를 선택하셨나봐요. 두 분이서 한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면서 다정함을 과시하셨지요.
마지막 순서는 막내 정미숙 회원님의 애완견 강아지 소리 흉내내기입니다.
밖에서 들어오면 반갑다고 짖는 소리는? <왕왕왕왕>
강아지는 자고 싶은데 주인이 심심하다고 건드리면 내는 소리는? <와 왕왕왕>
배고프면 빨리 밥 달라고 조르는 소리는? <와앙 왕왕왕>
주인이 우울할 때 위로하는 소리는? <우우 우우 우우>
<와! 정말 똑 같아요. 최고야, 최고!>
왁자지껄 웃음판을 거두며 신원영 회원님의 지휘로 한사모 주제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사랑과 예의가 꼭 알맞게 어우러진 송년의 밤,
회장단에서는 일일이 악수로 회원들을 배웅해 주셨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풍성하고 사치스럽지는 않으나 품격있는 모임 한사모는 내년에도 나이든 세대의 새바람을 주도할 것입니다.
햄릿 증후군처럼 망설이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일구는 생산자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탤 것입니다.
송년 모임을 위하여 프로그램에서부터 진행까지 완벽하게 기획.조정을 총괄하신,
김태종 회장님을 비롯한 회장단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지난해보다 훨씬 격조 있고 시간도 적당해서 매우 만족한 우리만의 잔치였습니다.
[한사모가 내게로 왔어]
그러니까 몇 년 전 오월의 어느날 일요일 오후였어 우연히 주말마다 걷는 모임이 있다기에 무작정 따라나선 길이었어 모르겠어... 별다른 생각도 특별한 기대도 없이 그냥 수십 명 얼굴과 마주한 거야
처음 왔으니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라는데 글쎄... 난 뭐라고 해야 할지 입이 잘 돌아가지 않았어 어렴풋한 목마름 속으로 뭔가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설렘이 물결쳤지 일요일마다 세 시간 20년을 걸으면 지구를 한 바퀴 돈다지 뭐야 그래? 그럼 그렇게 최소한 20년을 걷겠노라 덜컥 약속해 버린 거야
곧바로 한강가 원추리꽃 부용꽃 천리향 수양버들 사이를 걸어 나갔지 흐르는 강물 스치는 바람소리 하늘가 진주홍 노을빛 저물때까지 햇살에 온시름 내어주며 바람에 머리칼 풀어주고 땡볕에 열정 다시 지폈어 누구도 못 말릴 사람들만 모여라 휘파람 소리가 들렸어 바람기 따라갈 사람들만 모여라 마파람 치더군
알아서 손발 척척 맞출 사람들만 모여라 메아리 퍼지더군 그날 이후 만나고 또만나 걷고 노래하며 지혜를 배웠어 피어나는 들꽃 앞에서 감탄하고 푸르른 나무에 기대 신비에 젖었지 한사모 없었으면 평생 가보지 못할 한반도 구석구석 잘도 누볐어 아침마다 아빠 손잡고 교문 들어서는 아이의 얼굴처럼 눈부셔라
저만치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할아버지 눈길 닮아 환했어라 빗살무늬 일렁이고 별빛글씨 반짝이는 아! 큰 기쁨이었어 한사모를 몰랐다면 내 생애 얼마나 단조롭고 팍팍했을까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 누가 물으면 함께 모여 걷고 노래하고 배운다고 뽐낼 수 있었을까
그럼그럼, 처음부터 공들인 누군가의 희생이 없다면 가능했을까 그래그래, 기품있게 나이드는 어른들의 모범이 없다면 굴러갈까 그야말로, 얘기 나누며 호기심 채우는 취향이 없다면 존재할까 정신을 맑게 하는 마약 같아, 온몸을 살려내는 보약 같아 곳간문 열어줄 쩔렁쩔렁 열쇠 꾸러미 감춘 보물주머니 인걸
돌계단만 보면 달려가 사진 찍는 습관은 은총 버무린 감칠맛이야 한사모, 든든한 어깨 위로 드리우는 듬직한 그늘이거니 어쩔거나, 남은 날도 이렇게 오래오래 살아 가고파 그만하면 됐다, 어디선가 하늘이 좋아좋아 박수치는 밤 그렇고말고, 마지막까지 서리서리 풀어낼 우리의 사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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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순애 부단장님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후기 참으로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또한 김태종 회장님의 '한밤의 사진편지'는 하나의 멋진 작품입니다.
그 구성, 편집, 음악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작이어서 과연 그 뒤를 이어 이러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매우 걱정입니다. 1년 동안 한밤의 사진편지를 보내주시고 한사모를 말없이 이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너무나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 이경환 올림
한 해를 마무리하는 한사모 송년의 밤 행사를 수울수울 물 흐르듯 잘 써 주신 이순애 님의 작품을 고맙게 읽었습니다. 저의 부족한 사진도 곁들여주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송구영신하소서!!! 성탄절날 어리와희망 드림
별써 몇년째 한사모의 한 해 결산 역사가 이순애 부단장님의 뛰어난 머리와 가슴과 손으로 씌여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더 깔끔하고 감칠맛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한사모의 전통과 역사를 나타내는 독특한 문화유산이 송년의 밤 행사라고 한다면 그 기록은 이순애 부단장의 유니크한 작품인 명품 후기입니다. 만일 미국이었다면 퓨리쳐 상을 몇번이나 받았을 것입니다. 마음씨 곱고, 봉사와 희생을 몸으로 실천하는 재간동이 이순애 부단장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위로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