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1차 8. 남산 장애 비둘기
남산에 장애 하얀 비둘기
비둘기 옷을 새롭게 입었을 때
비둘기들도 축하하였을 것인데
어쩌다가 발목이 잘리는 장애
남산타워에서 살던 장애 비둘기
남산을 보듬고 있는 듯이 보이는 바윗돌
병든 장미꽃을 바라보고 있는 바람
바람이 불어오고는 있는 남산 봉우리에는
뜨겁게 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던 여름날
온몸에서 흘리는 땀을 흘리고 있던 몸
땀을 흘리는 병이 들었느냐고 말하고 있는데
비둘기도 날개를 펴고 먹을, 그것을 찾고 있네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지 말라고 현수막을 보니
들판에 허수아비도 옷을 벗어 버리고 있는데
참새도 허수아비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데
허수아비를 들판에 세우고 있는 농부는
길을 잃고 헤매는 비둘기가 되어
하이얀 옷을 입고 허공을 날아간다.
하늘은 푸름을 몰고 오는데
구름을 보듬고 바람이 불어오네!
바람은 찬 바람이 되어 날개를 펴고
남산을 흔들고 있는 구름이 된다,
구름은 병든 비둘기를 바라보고 있으면서
비둘기에게 옷을 입히고 있는 바람이 있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닌데 장애가 된
남산 비둘기를 바라보면서 내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을
참고 참아야 하는데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연
진실로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
선심으로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장애 비둘기를 바라보고 있으면서
비둘기에게 먹을 것을 주자 말라고
그렇게 현수막을 보니 눈물이 난다.
비둘기는 평화를 말할 때 인간들은
비둘기를 하늘로 날리고 했던 것인데
지금은 어이하여 남산에 비둘기를 보면
먹을 것을 주지 말라고 하는 것을 보니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비둘기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라고 말하고 있으니 슬프다,
남산에 살고 있는 비둘기에게도 평화는 거짓
남산에 비둘기에게도 거짓이라는 평화
그러한 평화를 창조한 그것은 무엇인가?
참으로 삶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데
삶이란 너무도 슬픈 날의 아픔
인간에게 죽음을 방지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어도
인간에게 무차별 총질을 하고 있거나
무서운 폭탄으로 인간에게 투하하여
소중한 만물의 영장이라고 칭송하던
인간에게 어이 그러한 잔인한 행위를
인간이 하고 있는데도 중지하지 못하는데
남산에 장애 비둘기를 보니 슬프구나!
2024년 9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