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소백산 자락길 기행, 제10,11자락 (생달-부석사-사그래이) 걷기
짙은 농무(濃霧)가 양백 간(兩白間) 백두대간 자락을 온통 뒤덮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연무는 는개를 흩뿌리고. 봉
화 물야면 오전리, 아침 10시 생달마을 풍경이다. 마을 앞은 물야저수지, 300리 내성천(乃城川) 물길이 시작되는 곳이
다. 호반의 왕버들 버들개지들은 흩날리는 사풍세우(斜風細雨)를 머금고 수정 같은 물방울 달고 있었다. 호수는 산자락
에 핀 생강나무 노란 꽃까지 선명하게 반영으로 그려내고, 버들개지에 맺힌 영롱한 물방울들은 산록과 호수면까지 오
롯 둥글게 담아내고 있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아름다웠다.
소백산 자락길 제10구간 들머리 물야저수지 호반은 쌈지길, 다른 이름은 옛 보부상 길이다. 조선 후기의 보부상들이
봉화장과 영월장을 오가며 백두대간을 넘나들던 길이다. 댐 아래 옛 뒤뜰 장터 마을인 후평리를 지나 옛 오전초등학교
분교터의 봉화 학예관을 둘러본 후, 산골로 이어지는 마을 길인 죽터길로 들어선다. 학예관을 시작으로 땅골, 죽터, 방
골을 거쳐 부석사로 이어지는 10자락 소풍길의 시작이다. 소풍길은 소백산 동북쪽 산록에 위치한 두메산골 산 넘이 길
이다. 이곳 산골은 일교차가 심하지만 일조량이 풍부해 사과 재배의 적지다. 당도 높은 영주 사과가 이름 난 이유다. 산
골짝마다 마을마다 온통 사과밭이 끝없이 이어진다.
부석사(浮石寺)를 찾았다. 무량수전(無量壽殿)으로 오르는 석축 아래의 해 묵은 산수유는 노란 꽃 활짝 피우고,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눈길을 훔치고 있었다. 범종루와 안양루를 지나 무량수전을 찾았다. 15개의 배흘림기둥이 받치는 정
면 5칸, 측면 3칸 단층 건물은 기둥은 물론 문창살까지도 천 년 세월의 더깨가 묻어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건물 중의 하나인 부석사는 신라 때(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1,300여 년 고찰로,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가 많은
사찰로도 유명하다.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 국보 제45호인 무량수전 본존 소조여래좌상(塑造如來坐像), 국보 제17
호인 무량수전 석등(石燈), 국보 제19호인 조사당(祖師堂), 국보 제46호인 조사당 벽화(壁畵)를 차례로 둘러보며 3층
석탑(보물 제249호) 가에 서서 당우들을 살펴본다. 측면으로 내려다보는 풍경 울리는 무량수전과 안양루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어느 시인(전세중)은 무량수전을 두고 "땅을 주춧돌 삼고 한 우주를 품에 안아/ 초승달 추녀 끝에 은하수 걸
어두고/---/ ---/ 곧게 선 배흘림기둥 천년을 받들었네/---"라고 노래했고, 방랑시인 김삿갓은 안양루에 올라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平生未暇踏名區)/ ---/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다(江山似畵東南列)"고 노래
했다. 봉황산 자락 비탈에 석축을 쌓고 천왕문. 범종루. 안양루. 무량수전을 종축(從築)으로, 그리고 여러 당우들을 좌,
우에 배치해 가람 전체의 균형미를 돋보이게 한 부석사는 필부가 봐도 그림처럼 아름답다.
부석사 일주문을 나와 북지리 두봉다리를 건너며 사그래이 마을로 이어지는 11 자락길을 간다. 북지리 소두들 마을
앞엔 넓은 구릉에 콩세계과학관이 있다. 산촌에 무슨 과학관? 언 듯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부석태(浮石太)를 알고 나
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부석태는 일반 콩보다 낱알이 배나 큰 세계적인 콩이다. 넓은 잔디밭에 돌담을 둘러친 장독대
가 눈길을 끈다. 바로 이웃엔 소백산 예술촌이 자리한다. 50여 칸의 한옥들을 한창 짖고 있었다. 임곡리 고마을을 지
나 숲실로 간다. 숲실은 고려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피난했다는 '왕비골 전설'이 있는 산촌이다. 산자락 에돌아 부석저
수지가 있는 소천리, 사그래이 마을을 찾았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낙화암천 상류에, 사금파리가 많이 나왔다 하여
'사그래이' 로 불려지는 마을은 느티나무 언덕에 정자와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촬영, 2022, 03, 26.
▼봉화군 오전리, 생달마을 앞 물야저수지
▼소백산 자락길, 제10, 11자락<생달-뒤뜰장터-죽터길-부석사-숲실-부석저수지 사그래이>
▼ 물야저수지(오전 댐) 표지석 / 내성촌 삼백리 물길 이곳에서 시작되다.
▼ 물야저수지 호반 왕버들
▼물야면 오전 1리, 뒤뜰 마을 / 옛날 뒤뜰 오일 장터 마을
▼뒤뜰 장터 마을 표지판
▼ 물야초등학교 오전 분교 터 / 현 봉화 학예관
▼ 땅골 죽터길
▼죽터 마을
▼생강나무
▼ 방골 마을
▼ 부석사
▼부석사 안양루
▼ 무량수전
▼무량수전 소조여래좌상
▼무량수전 배흘림기둥과 완자창
▼ 부석(浮石) 암
▼ 조사당 가는 길과 왕괴불 나무
▼ 왕괴불 꽃
▼ 부석사 창건주인 의상대사 상을 모신 조사당(祖師堂).
철망 안은 의상의 지팡이었다던 선비화(1,300년 된 골담초.- 만지지 못하게 철망을 둘렀다)
▼ 조사 의상대사 상과 벽화들
▼모를 제249호인 3층 석탑에서 본 풍경
▼부석사 범종루
▼ 필자의 부석사 방문 기념 / 범종루를 배경으로
▼사천왕문
▼보물 제255호인 부석사 당간지주
▼ 부석사 매표소 입구 풍경
▼ 부석사 입구
▼부석사 앞, 북지 1리 마을 버스정류장
▼북지리, 속두들 두봉다리
▼북지리, 콩세계과학관
▼ 북지리, 소백산 예술촌
▼ 임곡리 숲실마을 동구
▼ 숲실마을
▼ 당남 저수지
▼사그래이 마을 가는 길
▼부석면 소천리, 낙화암천 부석저수지
▼소천리 사그래이 마을 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