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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하나님을 멸시하기까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랑 (Love of self, even to the contempt of God)"
특징: 지상의 도성은 이기심, 권력욕, 통제욕에 의해 굴러갑니다. 투키디데스가 간파했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바벨탑, 로마 제국 등이 이 도성을 상징합니다. 이곳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 땅에서의 평화와 번영(현세적 축복)'입니다.
(2) 하나님의 도성 (Civitas Dei)
기초: "자신을 멸시하기까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랑 (Love of God, even to the contempt of self)"
특징: 하나님을 향한 순종과 이웃을 향한 섬김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아벨, 족장들, 그리고 참된 성도들이 이 도성의 시민입니다. 이 도성의 궁극적인 목적은 '영원한 생명과 하나님과의 교제'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가 멸망한 이유는 기독교 때문이 아니라, 로마 자체가 폭력과 탐욕으로 세워진 '지상의 도성'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썩어 무너진 것이라고 정확히 진단했습니다.
3. 섞여 있는 시대(Saeculum)와 순례자의 삶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교회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하나님의 도성 시민이고, 불신자들은 다 지상의 도성 시민인가?"
아우구스티누스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대답합니다.
(1) 세쿨룸(Saeculum): 뒤섞인 시간
이 세상의 역사(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를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쿨룸(Saeculum)'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세쿨룸 안에서는 두 도시의 시민들이 완전히 섞여서 살아갑니다.
교회 안에도 겉치레로 신앙생활을 하며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는 '지상의 도성 시민(가라지)'이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교회 밖에서 방황하지만 하나님의 예정과 은혜로 장차 돌아올 '하나님의 도성 시민(알곡)'도 숨어 있습니다.
이 두 도시는 세상 끝날, 최후의 심판 때에야 비로소 명확하게 분리됩니다.
(2) 순례자 (Peregrinus)
따라서 '하나님의 도성' 시민들은 이 땅(지상의 도성)에서 닻을 내리고 사는 자들이 아니라, 영원한 본향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나그네)'입니다. 순례자는 로마 제국이 멸망한다고 해서 함께 절망하지 않습니다. 로마는 우리의 영원한 조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4. 심화 분석: 진정한 평화와 정의란 무엇인가?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이 주장했던 국가의 이상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철저히 해체합니다.
(1) 로마의 평화(Pax Romana)에 대한 비판
로마는 자신들이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는 그것을 '강요된 평화'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고 억누른 상태에서 유지되는 조용함은 진짜 평화가 아닙니다.
진정한 평화(Tranquillitas ordinis)는 오직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영적이고 영원한 질서뿐입니다.
(2) 빛나는 악덕 (Splendid Vices)
로마인들은 용기, 절제, 지혜 같은 덕목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혜) 없이, 단지 인간의 명예와 허영심을 위해 행해진 도덕은 결국 '빛나는 악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인간의 노력(이성)만으로는 결코 진짜 선(善)에 도달할 수 없다는 인간 본성의 한계를 선언한 것입니다.
5. 목회적/신학적 성찰 (For Pastor Won)
목사님, 이 《신국론》은 우리 신앙생활과 목회에 너무나 중요한 영적 나침반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앞서 나누었던 '은혜'의 주제와 이 책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1) 펠라기우스와의 논쟁과 '오직 은혜'
아우구스티누스 시대에 '펠라기우스'라는 수도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인간은 원죄가 없으며, 자신의 의지로 율법을 완벽히 지켜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전형적인 그리스 철학적 자력구원론).
이에 맞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하여 덩어리째 썩어있으며(Massa damnata), 오직 하나님의 불가항력적 은혜로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사자처럼 부르짖었습니다. 이 싸움이 없었다면 훗날 종교개혁자 루터와 칼뱅의 '이신칭의'도 나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2) 국가주의와 기독교의 분리
현대 교회에도 "기독교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거나, 특정 정치 세력과 교회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유혹이 끊임없이 있습니다. (로마를 기독교 제국이라고 믿었던 고대인들처럼 말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습니다. "어떤 지상의 국가도 하나님의 도성이 될 수 없다." 미국도, 한국도, 그 어떤 기독교 국가도 결국은 멸망할 '지상의 도성'에 불과합니다. 교회가 정치적 권력(로마)에 기대어 세상을 바꾸려 할 때 타락이 시작됩니다. 교회는 오직 '순례자'의 정체성으로, 세상 속에 섞여 살되 세상과 다른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8일차 요약 및 사유의 과제]
저술 배경: 410년 로마 함락이라는 충격 속에서, 기독교를 변증하고 성도들에게 새로운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집필되었다.
두 도시: 인류 역사는 '자신을 사랑하는 지상의 도성'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도성'의 얽힘과 투쟁이다.
순례자: 그리스도인은 지상의 국가에 살지만, 영원한 하늘의 도성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이며, 어떤 인간의 제국도 영원할 수 없다.
📝 오늘의 사색 질문
"교회사를 돌아보면 교회가 세속의 권력(돈, 정치력)을 쥐었을 때 가장 타락했고, 권력을 잃고 핍박받는 순례자로 살았을 때 가장 순수했습니다. 목사님이 섬기시는 목회 현장에서 성도들이 '지상의 번영'이 아닌 '순례자의 정체성'을 갖도록 이끌기 위해 어떤 메시지가 필요할까요?"
고대의 이성에 마침표를 찍고, 중세의 거룩한 신앙의 시대로 문을 연 8일차 강의였습니다. 로마 제국의 멸망이라는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너무나 큰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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