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명종대에 공부상서를 지낸 함유일은 청렴하여 글겅이질에는 손방이라
모아 놓은 재산이 없었다.
그래 이를 답답하게 여긴 그의 아내가,
"당신은 명색 가군으로 어찌하여 집안을 일으킬 생각을 품지 않으십니까?"
"나는 평생 청렴 근검으로 지조를 지켜 왔오,내 아이들도 스스로 청빈하여
운명을 기다리면 그로써 족하니 무슨 근심이 있겠소."
함유일의 대답이였다.
산그림자.
가을의 전령화.
그그저께 간담상조하는 지인이랑 입에 군동내가 나도록 퍼마시고 잡다만 복날의
개형국으로 거실에 퍼대져 있으니 아내의 눈이 새촘하니 독기가 어리더니,
"허구헌날 술에 머에 ,,, 아니 소영이네는 기십평짜리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는데
그래 이 좁은 오막살이에 화로에 눌어 붙은 엿신세의 염치가 가당키나 하오?"
무능한 가장을 상추밭에 똥싼개로 사정없이 오금을 박는다.
아람이 곧 벌어질듯,,
그래 명색 가군으로 오불관언키엔 입맛이 궁색해 함유일 얘기를 어중부중 늘어
놓았더니 마눌은 단박에 지청구를 놓으며 없이 사는 서방을 무색케한다.
""아니,, 공부상서면 지금의 건설부 장관인데 그양반네야 풍잠멋으로 굶는다지만
당신은 장관은 고사하고 데거럭 거리는 시원찮은 불알 두쪽이 전부인데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욧?'
만록총중 홍일점.
더 있다간 필경 가장 체면에 똥칠하는 구경소조가 박두하겠기로 은희년 끌고
어름 스럼 문 밖을 나서니 게거품 문 포달이 뒤퉁수를 때린다.
"또 어딜 가요? 딸년방 천장에 곰팡이 핀거 어찌 좀 히보지 않고,,"
"제길헐, 누군 돈 벌기 싫어서 안 버나, 에휴 혼자 살걸,,'
똥통에 나자빠진 밤도깨비 꿍얼 거리듯 혼자 투덜 대며 운동장으로 나간다.
오래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우리 향골 합천의 큰고개들을 자전거로 답파해 보기
위해서 말이다.
철인삼종으로 전업한 싸리골눔.
놈이 싫대도 찍어주네.
오늘은 남부권의 대병 칙목재와 쌍백의 한티재 글구 대양의 큰고개(대령)를
답파해 보기로 했다.
작년까지 함께하던 싸리골눔이 이제는 철인 놀이로 전업해 연습을 한답시고
몸자랑을 하고있다.
각기 증명사진 하나씩 박고는 서로 다른 출발을 서두른다.
추색이 완연한 백리 벚꽃길.
촬영지로 유명한 조정지댐.
칙목재는 황매산 삼거리를 말하는데 흔히 대병면의 바람재와 혼동을 하나
사실은 바람재는 칙목재의 어깨부위로 보는겄이 옳겠다.
한가위가 지났건만 늦더위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늙은 난테눔을힘들게 하니
무신 절기와 계절감의 궁합이 이리도 상적할까,,?
무더위의 해살로 예상 외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야 칙복재에 닿는다.
외로움..
칙목재 오름길.
바람재(뒤에 보이는 산은 허굴산)
칙목재(휴게소 위치)
폐교된 도성초교.
한참을 쉬었다가 쌍백의 한티재로 나선다.
가회면의 그믐재만 지나면 삼가까지는 설렁설렁 유유자적이나 찌는 듯한 더위는
지칠줄 모르고 따라 붙어 늙은 객을 기함 시킨다.
삼가에서 옛 동헌의 부속 건물인 기양루를 구경하며 또 더위를 피해 몸을 식힌다.
그믐재 오름길.
기양루.
설명은 여기에,,
쌍백 까지는 아직 2차선 이고 차량 통행이 많아 최대한 빠른 속도로 통과
하고쟈 죽기 살기로 달린다.
쌍백 초교 뒤편에서 진양기맥을 가르는 한양지맥을 보쟈니 장탄식이 절로 난다.
'이 더위에 저길 어찌 가누,,,휴,,'
쌍백면 소재지.
진양기맥의 마루금(산성산과 한우산)
염천에 학질 오른 몰골로 끙끙 거리며 평구마을 지나노라니 시원한 정자나무
아래 쉼터에서 쉬고 계시던 어르신들이 한더위에 일 나겠다며 쉬어 가라고
붙잡는다.
어딜가나 시골 인심은 따뜻하고 정겹다.
인정 많은 어르신들.
모습을 드러낸 한티재.
대현리를 지나면서 분격적인 한티재 업힐이 시작되었다.
구배율이 12%라고 하니 웬만한 된비알의 짐작은 어렵지 않으나 그보다 더 힘든건
그늘 한점 없는 땡볕의 아스팔트 도로였다.
'그냥 마누라 타박 좀 듣고 집에 있는건데 .."
처음으로 후회가 물밀듯 밀려온다.
한티재 초입.
그늘 하나 없는 도로.
묵묵히 땅만 보고 기계적으로 페달링에 매달린다.
얼마나 올랐을까, 도상에 용무령이라고 표기된 어름에서 겨우 한평 정도의 귀한
그늘을 얻어 잠시 쉬어 간다.
용무령에서 바라본 쌍백면.
한티재 정상.
용무령에서 또 엉덩짝에서 비파 소리 나도록 페달링을 하니 한구비를 크게 돌아
마침내 한티재 정상에 도착한다.
언제던가 후배눔과 여기서 자굴산으로 간적이 있는데 벌써 세월이 10년 가까이
흘러 무상함에 스스로 놀란다.
한티재 정상 역시 그늘이라곤 마눌의 인정 만큼이나 귀해 곧장 일붕사로 나선다.
여기서 부터는 의령군 궁유면이다.
그 유명한 한우산 임도 갈림길.
일붕사의 사천왕문.
사천왕.
일붕사의 사천왕상을 구경하고 궁유면 소재지의 짜장면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달린다.
몇년 전 먹었던 매콤한 맛에 신침을 흘리며 달려 왔건만 짜장면 집은 어디가고
보신탕집이 떠억허니 자리하고 있다.
젠장할,,, 전생에 중이였는지 아니면 없이 살아 괴기 맛을 몰랐는지는 알수
없으되 객은 육식을 잘 못하니 보신탕은 그림의 떡이다.
별수없이 나부터재 아래 대현리 쉼터에서 하염없이 쉬어간다.
여기서 깨꼴락,,
배고프다..
구름이래두 뜯어 먹었으면,,
나부터재 정상.
비틀거리며 나부터재를 힘겹게 올라 꼬불거리는 내리막을 달려 봉수면 서암리로
길을 재촉한다.
물 두병을 사서 물병에 채우고는 오늘의 마지막 고개, 대령(큰고개)을 향해 포청에
곤장 훔치러 가듯 가기 싫은 길을 겨우겨우 달래어 나선다.
언제던가 통영의 수영이 성님과 갔던 국사봉이 저 위에서 내려보며 격려를 보낸다.
구름 아래의 국사봉.
대령 갈림길.
대양면의 최고 오지.(오산리)
오산 저수지를 지나 힘겹게 페달링을하는데 갑자기 낮술에 취한듯 머리가
어질어질 하더니 땅바닥이 비격진천뢰를 맞은듯 용솟음 친다.
탈진의 전조인가 싶어 급히 뛰어 내려 그늘을 찾아 네활개를 패대기 치며
누워 버렸다.
조금 진정이 되자 은희년을 끌고 천천히 고개를 오르는데,
허,,, 우째 이런일이...
오산저수지(비등골 뒤편으로 대령길이 보인다.)
아! 생명수(나비가 보이는가?)
샘터위의 물봉선.
구사에 일생을 얻는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렸다.
위의 그림과 같이 산골 옥수를 홈통으로 받쳐 놓았고 바가지 까지 갖춰 놓았다.
샘주위엔 물봉선이 지천이고 하얀 나비까지 나불거려 선경이 따로 없다.
누군가의 인정에 감사하면서 우선 한바가지 들이키고 남이야 보든 말든(하긴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쏴아 들이 붓는다.
고진감래라 ..
큰고개 된비알.
큰고개 정상.
절집의 가장 큰 공덕이 급수공덕이라더니 허, 고마울씨고,,,
감로샘을 만난 이후부터는 수월하게 힘들이지 않고 정상으로 올라간다.
큰재 정상에서 마지막 여유를 만끽하고는 천황산을 오른편으로 끼고 초계로
달려간다.
이후 초계와 적중면을 거처 재 같지도 않은 택정재를 너머 내고향 율곡으로
돌아 온다.
우람한 천황산.
죽여 주는 다운힐 구간.
땡볕속을 일가이나 더 달려 마침내 합천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집으로 들어서니,
"얼씨구, 나갈때는 다시 안올겄 같이 나갔던 양반이 아주 아프리카를 다녀 오셨네.
장부가 어찌 그만 일에 옹졸하요? 벼룩간에 육간대청을 짓고도 남겄네.'
마눌의 약간은 염려스런 핀잔에 푸짐한 엉덩이를 철썩 소리가 나도록 두들겨
주고는 창밖으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노을과 함께 아스라이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휴,, 힘들다.
^^달린 거리: 96.4km
^^달린 시간:5시간 17분.
^^지나친 고을: 용주 - 대병 - 가회 - 삼가 - 쌍백 - 궁유(의령) - 봉수(의령)
대양 - 초계 - 적중 - 율곡 - 합천.
^^고개 소재지.
**칙목령 : 가회면 둔내리(황매산 삼거리)
**한티재 : 쌍백면 대현리 - 궁유면 평촌리(의령)
**나부터재: 궁유면 다현리 - 봉수면 신현리(의령)
**큰고개 : 대양면 오산리 - 초게면 신촌리.
2011년 9월 17일. 난테 진맹익 청정.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땡볕에 아스팔트 길 96.4km를...
본인은 늙었다 하나 내보기에는 젊어서 가능하신가 봅니다.
다음에는 여왕마마가 핀잔 주더라도 함부로 나가지 마시지요.
선생님...
늘 건강 즐산 하시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비 찾을라고누까리 튀나올뻔했습니다^^
자징게가 작년 자징게 맞나요?
근디 요즘 가심 세우기 운동을 하시나 난테님 가심이 뽈록 솟았습니다? ^^
물 대야 옆에 있는데,,
글구 너무 더워 마눌 부라쟈 빌렸읍니다.ㅎㅎㅎ
근 30리를 염천에 반 나절도 안되는 시간에 주파하셨으니
안 죽고 살아 오신것만해도 감지덕지 같습니다.
지지난주 해인사에서 합천-한티재-궁유로 달려왔는데 한티재 넘을때는
제 애마도 힘들어 죽겠다는 소릴내더군요. 참 대단하십니다.
아니 합천 오심서 그리 무심할수가.....
캄사합니다.
근 30리가 아니라 240리지요. 자벗님.. ^^ 통영에서 진주까지 약 50km남짓 하니 어느정도의 거리인지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입니다. 정말 잔차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온뉴월 염천에
이 원거리를 타는 것만해도 살인적인데 사진까지 박고 잔차기까지 쓰시니 정말 천하장사가 따로 없습니다.
이정도 되면 불알 두쪽만 차고 있어도 큰소리만 빵빵칠것 같습니다. 그날은 그냥 잠만 주무셨는지? ^^
넹,, 힘들어 그냥 잤읍니다.
산행을 못하니 오기가 힘들어 집니다. 늘 방장님의 즐산 건강 소원 합니다.
휴~~ 쉼없이 글을 읽고 그림을 섭렵하며 내려가니 힘듭니다. ㅎㅎ
엄살이신지 자랑이신지 96.4km 5시간 17분 대단한 철각의 소유자이십니다.
무더운 초가을날씨에 무척고생도 하셨을듯 그래도 보는 객은 한참 입가에 웃음 머물고 있다가 물러갑니다. 즐감합니다.
칭찬으로 듣겠읍니다. 캄사합니다.
쌍백 울 외가동네도 지나가고 대양면 내 고향길도 지나가고....
어릴적에 국사봉도 올라봤고.....
덕분에 고향길 보면서 많이 즐거웠네요 건강하시길.....
대양이시면 ,, 합천중 35회입니다.
늘 즐산 하소서,,
나이가 들었던것도,? 모르고, 젊은넘들이 진을 친,..클럽에서가치 쥐랄을 한덕분으로~ 그래서 몸을 더 혹사 한것 가타요.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따라 댕기다꼬,...ㅠ.ㅠ 과유불급이라,,, 따라 댕기다꼬,...ㅠ.ㅠ 시껍에,.께겡...
철삼은 매력과 마력을 ㄹ겹비한 멋진 중독쟁이들이 하는 운동이죠,.. 할수록 빠져드는 ,,,아편같은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