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50대 사망원인 중 1위는 암, 2위는 자살, 3위는 간질환으로 나타났습니다. 암 치료기법이 많이 좋아졌고, 좋은 약과 수술법이 개발되면서 초기에 발견한다면 완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암으로 사망하는 사례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암이 위협적인 질환이다”라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3위인 간질환도 과중한 노동과 음주 등을 고려한다면 납득할 만 순위입니다. 하지만 50대 사망 원인 중에 자살이 2위라는 것은 암이나 간질환 그리고 기타 다른 질환보다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 발병 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11%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적어도 미국수준인 25%정도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암 치료비의 38% 정도가 정신관련 질환 치료비로 쓰이고 있고, 2002년부터 07년까지 정신장애 진료비가 18.7% 증가되었다는 점을 볼 때 정신건강이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료보험공단에서는 만 40세부터 2년마다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단에서 시행되는 건강검진을 내용을 살펴보면 정신건강에 대한 구체적인 검진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만 40세 때 시행되는 생애전환기건강진단을 살펴보면 1차 검진을 할 때 문진을 하고 4개의 관련 문항 중 3, 4번에 대한 답변이 1개 이상 해당될 때 2차 정신건강검사로 우울증 검사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 66세가 되면 추가 문진표 3번 항목의 3개 질문 중 1단 답변이 1개 이상인 경우 우울증 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평가가 기본 평가가 아니라 문진을 통한 선별 검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만 70, 74세 때 치매선별검사를 실시할 뿐, 일반건강검진에서는 다른 정신건강과 관련된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정신건강이 우울증하나로만 나타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적은 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의료보험공단의 건강검진이 지나치게 신체건강과 관련된 내용으로 쏠려 있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제도를 만들 당시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크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현재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대 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는 점을 볼 때 그 정신건강을 평가하는 검사들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중년 남성이 겪게 되는 정신질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우울, 자살, 조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공포증, 강박장애, 직장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중독, 수면문제, 기억력 장애, 부부관계, 가족문제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여성보다 남성이 정신건강과 관련해서 취약점을 가지고 있어서 더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년 남성은 신체적 건강처럼 정신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흔히 정신과 전문의들이 예후(치료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조건)가 좋다라고 할 때, 증상의 조기발견은 언제나 1순위로 포함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신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다른 질환에 비해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신과 약을 먹거나 상담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편입니다. 심지어 문제가 있더라도 내가 참고 견디면 되고, 좋은 곳에 가서 좀 쉬다오거나, 회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하거나 그도 안되면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더구나 남성이 여성보다 치료에 부정적이다보니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검진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나의 정신건강을 확인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중년 남성을 위한 정신건강검진은 다음과 같이 하면 좋습니다. 우선 내가 가볍게 여겼거나, 참고 있었던 다양한 문제나 어려움들을 정리해 봅니다. 자주 발생하는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다양하게 정리하다보면 내가 갖는 문제가 몇 개의 주제로 묶입니다. 그 내용을 정신건강의학과나 집근처 정신건강의원, 심리상담소를 방문하여 상담하고 검사 유무를 확인하고 검사 종류를 결정합니다. 검사항목이 결정되면, 약속한 날에 검사를 받고, 결과 보고서를 수령하게 됩니다. 정신건강관련 검사들은 평가 목적에 따라서 설문지 작성하기, 컴퓨터를 이용한 검사하기, 그리기 등 다양한 형태로 된 검사를 실시합니다. 특이한 점은 다른 영역과 달리 수치 결과만 보지 않고 평가결과를 종합해서 분석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충분히 상담하여, 이 후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자기 관리를 할 것인지 상담을 통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증상이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 반드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체로 지속적인 장단기 심리 상담을 하거나 관련 교육을 받습니다. 정신질환이나 관련 문제들은 특성상 단기간에 바로 해결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건강검진은 신체와 정신을 모두 챙길 때 비로소 도움이 됩니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만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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