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떠나기 싸리문 앞을 지키는 싸리개...삽싸리 부여의 구가 2011. 9. 8. 20:05 이웃추가
門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는
우리는 門을 어떻게 불렀을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門이라는 중국식 말이 들어오기 전에 문을 뜻하는 어떤 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다른 말 속에 들어가 숨어버려 찾기가 어려운 가 보다.
홍살문은 열고 닫는 문짝이 없는 문이지만
궁궐이나 城의 문들은 엄청난 무게에 크기가 거대해도
사람들이 쉽게 열고 닫는 문이어야 한다.
여러분이 앉아 계신 방문들을 돌아보시면 모든 문들이 두세 개의 경첩으로
문설주에 붙어 있으며 가볍게 여닫을 수 있다. 가벼운 문을 여닫는 경첩과 같은 부속을 한옥에서는 [돌쩌귀]라고 한다. 이 말도 우리말이기에 발음 그대로가 표준말이다.
그러나 돌쩌귀는 작고 가벼운 문을 여닫을 때 쓰는 부속이고
성문처럼 무거운 문들은 돌쩌귀로는 열고 닫을 수가 없다. 성문과 같은 문들은 문 귀퉁이 아래에 상투와 같은 [문장부]를 만들고 문지방과 인방에는 장부가 들어가는 구멍을 파서 끼워 넣으면
팽이가 돌아가는 원리와 같이 무거운 문도 쉽게 돌아간다.
이 [문장부]가 들어가게 만든 구멍을 [문둔테]라고 한다.
古宮이나 城에 가실 일이 있으면 관찰해 보시기 바란다.
성문을 열고 닫는 원리와 똑같은 방법으로 일반가옥에도 문을 달았는데 가옥의 대문에 지붕이 있으면 두꺼운 널판 문을 달았다는 것이고
문장부와 문둔테의 원리로 문을 여닫았다는 것이다. 혹시 옛날 기억을 되살려 보시면 지붕 있는 대문의 널판 문들이 모두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에 와서 벽돌과 시멘트로 견고한 기둥을 만들게 되면서
지붕의 구조물이 없어도 기둥이 흔들리지 않고 돌쩌귀의 힘만으로도
무거운 철문들을 여닫게 되었지만 , 옛날에는 지붕 구조물이 없이 나무기둥만 양쪽에 세워 놓고는 널판으로 만든 무거운 문을 달수가 없었다.
대문을 가옥 구조물로 만들어서 널문을 달 여유가 없는 일반 서민들의 집에서 만들어 달던 문이
주변 산기슭에 흔하게 있던 싸리가지를 베어다가
결어 만든 [싸리문]이다.
싸리문은 우리나라의 평범한 농촌과 산촌에 있던 가옥들의 일반적인 문이었던 기억을 많은 분들이 갖고 있을 것이다.
신라시대와 같은 옛날에는 우리가 기억하는 가까운 시대보다
훨씬 많은 가옥의 대문들이 싸리문을 달고 살았을 것이다.
문을 만들기 위해 산에서 통나무를 도끼로 찍어 운반해서
대문 위에 지붕 구조물을 만들어 얹고 통나무를 깎아 널판을 만든 다음, 그것들을 조립해서 대문을 만든다는 것이 당시에는 엄청난 노동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톱과 대패가 들어 온 지가 불과 얼마 전이라는 것을 알면
도끼와 자귀와 끌만 가지고 작업을 하던 옛날에는 큰 공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라시대와 같은 옛날에는 일반 서민들의 가옥 구조가
대부분 싸리가지를 결어 만든 싸리문을 달았을 것이다.
그 옛날 일반 서민들의 집에 달려있던 그 [싸리문]의 표준말이 [사립문]이다. 그리고 [사립문]의 준말이 [사립]이다.
그러니까 싸리문과 사립문이 바로 [사립]인 것이다.
사립문은 [사립짝]을 달아서 만든 문이다. 바로 [사립짝문]이다. 그리고 사립짝의 준말이 [삽짝]이다. 바로 [사립]의 준말이 [삽]이 되는 것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싸리문이 사립문이고 사립문이 사립이며 삽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싸리문이 삽이 된 것이고, 삽은 싸리문이었던 것이다.
싸리문=사립문=사립....사립짝=삽짝......싸리문=사립=삽
삽이란 단어가 국어사전에 나오는 뜻은
땅을 파는 연장과 삽으로 퍼낸 분량을 헤아리는 의미가 있고,
“~사옵-”의 준말이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삽사리가 한자로 표기할 수 없는 이름이었다는 것을 감안해서
이름의 뜻을 찾았더라면 殺을 퍼내는 개라는 엉뚱한 해석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한자에서 삽은 동사가 아니라 명사다. 동사로 쓰는 삽은 다른 뜻의 글자다.
한자로 표기할 수 없는 이름이라면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 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지어낸 이름이 삽사리라는 생각이다 .
삽사리의 소리나는 대로 쓰기 “삽싸리” 그대로 원래 이름이라고 보면 삽싸리에서 싸리의 이미지와 함께 아래와 같은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삽싸리]는 [사립싸리]도 되고
[삽싸리]는 [사립문싸리]도 되며
[삽싸리]는 [싸리문싸리]가 된다. 삽사리의 다른 이름은 <삽살가히>이고
줄여서 부르던 이름이 <삽살개>이다.
삽사리가 있기 전에 먼저 불리던 이름이 <삽살가히>이고 <삽살개>인데
삽사리와 삽싸리, 삽살가히와 삽살개, 삽쌀개의 차이는
경상도분들이 쌀을 살이라고 발음하던 차이라고 생각된다. 국어사전의 소리 나는 대로 읽기는 '삽싸리'와 '삽쌀개'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발음하는 그대로 이름이 고쳐졌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발음하는 대로 삽싸리에서 이름의 뜻을 풀어보면
삽이란 단어는 사립=싸리문이란 뜻이며
'삽' 뒤에 나오는 '싸리'는 사립문, 삽짝문을 결어 만드는
경상도 산촌에 흔하디 흔한 그 싸리란 뜻이라서
삽싸리는 바로 <싸리문 앞을 지키는 싸리개, 사립문 싸리개, 삽싸리개>가 되는 것이다. 싸리라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간 이름이 바로 삽싸리이고
삽이란 발음에는 門이란 단어가 들어가 숨어있는 것이다.
싸리문싸리개=사립싸리개=삽싸리개=삽쌀개=삽싸리.
이렇게 해석해 놓고 보니까 삽싸리는
참 멋지고 운치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 개이름이 된다. 긴 이름을 짧게 줄이고도 뜻은 그대로이면서 발음은 더 세련되게 만들었다.
뒤에 있는 싸리가 형태와 벽사의 상징이라면 앞에 있는 싸리는 역할과 용도를 나타내고, , 뒤에 있는 싸리만 가지고는 귀신이 덜 무서워할까 봐
앞에다가 싸리말 만들던 싸리를 하나 더 붙였는데
더 붙인 싸리는 감추어서 보이지도 않게 한,
우리 조상들의 개이름 지은 지혜를 한자식으로 풀어서
살을 퍼내는 개라고 홍보가 되어 왔던 것이다. 한자로 표기가 되지 않는 우리말 삽싸리에는
우리 조상들이 살아 온 생활의 혼이 들어 있고,
삽싸리에는 귀신으로부터 당신들의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을 지키려던
경상도에 살던 조상들의 소원이 들어 있는 아름다운 이름이라는 생각이다.
조상들의 깊은 지혜와 문화와 멋이 담긴 개이름의 유래가
여러 사람들에게 바로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삽싸리는 우리 고유의 말이면서
한자말 보다 더 깊은 뜻이 함축된 우리말 이름이었던 것이다.
싸리문 앞에 앉아있는 삽싸리 사진을 올렸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요즘 삽짝문을 달고 사는 집이 없어서 기와집 대문 앞의 삽싸리 사진을 올렸다.
저런 기와집에 살던 분들이 지은 한자식 이름이 락사구(絡絲狗)이다.
2002년 진티즌 사이트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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