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양지에 글을 쓰시며 보경(甫京)을 명하사 동방에 별이 나타났는가 보라 하시니 보경이 나가 보고 들어와 아뢰되 검은 구름이 잔뜩 끼고 별이 보이지 아니 하나이다. 천사 문을 열으시고 동천을 향하여 후 하고 한번 부시니 구름이 흩어지고 별이 나타나더라.
태인 백암리 김명칠이 산중 경사지를 개간하여 담배를 심었는데 거름을 하고 북돋았더니 문득 소나기가 오므로 명칠이 가슴을 치며 울어 가로대 내 농사는 담배농사 뿐 인데 거름하고 북돋운 뒤에 이렇게 소나기가 퍼부으니 사태가 밀어 내려서 다버리게 되리라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불쌍히 여겨 가라사대 근심을 풀라. 그 재앙을 면케 하여 주리라 하시더니 비 개인 뒤에 명칠이 가보니 조금도 피해가 없고 다른 사람의 담배밭은 모조리 사태의 해를 입어서 이 해에 담배농사가 크게 흉년이 드니라.
하루는 정괴산의 주막으로 지나실 때 마침 고부 화란에 면분이 있던 정순검이 이르거늘 천사 술을 사서 접대하시더니 떠날 때에 돈 십원을 요구하며 조끼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돈 십원을 훔쳐 가는지라 천사 일러 가라사대 모든 일을 의로써 할 것이어늘 어찌 이렇게 무례하뇨 하시더라. 정순검이 전주에 가서 다시 편지로 사십원을 청구하거늘 형렬을 명하사 돈 약간을 구하여 보내시며 가라사대 의롭지 못한 사람이라 하셨더니 며칠 후 정순검이 고부로 돌아가다가 정읍 한 다리에서 도적에게 맞아 죽은지라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도적을 징치하는 직책을 가진 순검이 도리어 분외의 재물을 즐기니 도적에게 죽음이 당연치 아니하랴 이것이 다 신명이 행하는 바니라 하시니라.
하루는 김영서와 정남기가 와 뵈인 뒤에 두 사람이 서로 사담할 새 남기는 일본 말 배운 사람을 부러워하여 가로대 요사이 일본 말을 아는 사람은 현달되기도 쉽고 돈벌이도 잘하더라 하며 영서는 배우를 부러워하여 가로대 요사이는 연극을 잘 하여도 돈벌이가 잘되더라 하여 서로 그런 일에 등한하였음을 뉘우치더니 문득 남기는 손을 흔들어 유창한 어조로 일본말을 지껄이고 영서는 상자(喪者)라 상건(喪巾) 흔들며 일어서서 상복 소매로 북치는 흉내를 내면서 춤과 노래를 연주하여 등이 젖도록 땀이 흐르니 좌중이 크게 웃는지라.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너희는 속히도 소원을 이루었도다 하시니 두 사람이 비로소 정신을 차려 부끄러워 하는지라 천사 다시 일러 가라사대 대인을 배우는 자 마땅히 마음을 정대히 하여 그칠 곳을 알아야 할 것이요 한 가지라도 분수 밖의 생각을 가지며 실없는 말을 함이 불가하니라 하시니라.
하루는 손병욱의 집에 가시니 종도들이 많이 모인지라 병욱이 그 아내를 시켜서 점심을 지을 때 날이 심히 더우므로 병욱의 아내가 괴로워하여 홀로 불평하는 말을 하였더니 문득 와사증이 일어나거늘 황응종이 보고 천사께 아뢰인대 가라사대 이는 불평하는 말을 하다가 조왕에게 벌을 받음이니라 하시고 글을 써 주사 병욱의 아내로 하여금 부엌에서 불사르며 사죄하라 하시니 병욱의 아내가 그대로 하여 곧 나으니라.
대흥리에 계실 때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남과 싸움을 많이 하였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리하였나이다 다시 일러 가라사대 표단이 들어서 싸움을 즐기나니 이제 표단을 빼어내고 인단을 넣으리라 하시더니 이 뒤로는 공우의 성질이 온순하게 되어 싸움을 즐기지 아니하고 혹 싸우는 자가 있으면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곧 멀리 피하니라.
팔월 어느날 덕찬이 여쭈어 가로대 오늘 내 매가(妹家)에 잔치가 있으니 소풍 겸하여 나가시이다 가라사대 내 술을 먼저 마시라 덕찬이 가로대 무슨 술이니이까 가라사대 좀더 기다리라 하시더니 이윽고 공우가 술과 수증계를 가져와서 천사께 올리니라.
이 해 겨울 어느 날 아침에 대흥리를 떠나 태인 새올 최창조의 집으로 가실 때 공우는 해가 오르면 길이 질까하여 진 신발을 하였더니 천사 보시고 진 신발을 하였느냐 하시며 손으로 동쪽 재에 떠오르는 해를 향하여 세 번 누르시니 해가 오르지 못하다가 살포정 주막에 들어 쉬시니 그제야 해가 문득 높이 솟아 오르더라.
최창조의 집에 이르사 벽력표를 묻으시니 곧 우뢰가 크게 일어나며 천지가 진동하는지라 곧 거두시고 이튿날 구릿골 약방으로 가시니라.
창조의 집에서 공우에게 물어 가라사대 네가 눈을 많이 흘겨 보느냐 대하여 가로대 그리하나이다 다시 일러 가라사대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거늘 공우 집으로 돌아 올 때 길에서부터 눈이 가렵고 붓더니 집에 이름에 안질이 크게 나서 달포를 앓다가 하루는 밤을 쉬고 일어나니 씻은 듯이 나았는지라. 천사께 와 뵈이니 가라사대 안질로 고생하였느냐 하시고 웃으시더라. 원래 공우는 성질이 사나워서 싸움을 즐기고 눈짓이 곱지 못하더니 이로부터 성질이 부드러워지고 눈빛이 고와지니라.
자료출처 : 대순전경 제이장 천사의 성도와 기행이적 2:91 ~ 2:100
첫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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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상제님의 인품에 저절로 감복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