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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사들 교육하는 자생한방병원, 한의학 세계화 박차DO→MD로 교육 확대 쾌거…올해 24개 강의 제작·등록 예정
선진 30여개국 의사들, 자생 보수교육 받고 면허 유지 가능
근골격계 외 수용자 관심 맞춰 내과 쪽 교육도 계획
"한의학의 표준화, 과학화, 세계화는 30년 전 아버지와 한 약속이었습니다. 표준화와 과학화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이번 美 평생의학교육인증원 정식 교육기관 인증으로 한의학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봅니다."
최근 자생한방병원의 국내 최초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reditation Council for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이하 ACCME)의 정식 교육기관 인증과 관련해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은 27일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ACCME는 95만여명 미국 의료진들의 전문 역량 강화와 환자 치료 개선을 목표로 보수교육 기준을 제정하는 비영리 독립기관으로 보수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감독도 겸하고 있다.
현재 미국 외 국가에서 ACCME의 인증을 획득한 보수교육 제공기관은 총 13곳이며, 이 가운데서도 정식 인증을 획득한 곳은 자생한방병원을 포함해 전세계 4곳에 불과하다. 자생한방병원의 정식 인증 자격 기간은 2025년 7월까지 총 4년이다.
무엇보다 이번 ACCME 인증은 기존에 자생한방병원이 미국 정골의사인 DO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교육에서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 전체 MD까지 대상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생한방병원의 전문 분야인 척추 관절 분야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던 강의에서 미국 전체 의사까지 교육을 확대한 것.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미국 시카고 러시대학병원 제닌 고티에 암 통합의학센터장이 보낸 영상 편지를 직접 보여주며 "초반에는 DO대상으로 강의를 하다 MD쪽까지 강의를 확대했는데 나중에는 MD쪽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고 회고했다.
영상 속 제닌 센터장은 "너무나 고통스럽게 들어온 환자가 침 시술에 병이 낫는 걸 본 것은 대단한 경험"이라며 "분명 자생 치료법은 신개념 치료법이고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간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ACCME 정식 인증, 어떻게 받나?
우선 ACCME의 인증을 받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까다롭다. 신규로 참여하려면 보수교육 제공기관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하기 위해 약 2년 6개월 동안 엄격한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과해야 '임시 인증(Provisional Accreditation)' 자격을 얻어 보수교육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정식 인증(Full Accreditation)'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임시 인증 자격으로 2년간 평가를 받는다. 자생한방병원은 2019년도 임시 인증 기간 동안, 미국 국방부의 요청을 받아 군의관을 포함한 600여명을 대상으로 보수교육을 실시할 만큼 당시에도 이미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 근거기반 교육 여부, 교육의 효과성, 의사 역량 향상 가능성, 임상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 주제 등 핵심 1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 정식 인증 기관이 됐다. 기준 통과를 위해 철저하게 근거 위주의 객관적 자료들로 인증을 준비해야 했다. 그간 축적해왔던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 마련 및 표준화가 큰 도움이 됐다.
◇인증의 의미는?
ACCME 보수교육은 미국을 비롯해 ACCME와 연계를 맺은 유럽 평생의학교육인증원, 캐나다 왕립 의사 및 외과대학 등 해외 의료단체들의 보수교육으로도 통용된다. 30여개 선진국 의료진들이 자생한방병원의 프로그램을 보수교육으로 이수해도 의사면허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이번 정식 인증은 자생한방병원의 교육 시스템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ACCME의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세계 유수 의료기관들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는 비단 교육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자생한방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들도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DO 대상 교육은 꾸준히 해 온 걸로 알고 있는데 금세 MD까지 확대됐다.
미국 대학 초청이나 국제 세미나 등에 출강해 현지 환자들을 치료하고 한의학의 효과를 증명한 논문을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시작은 DO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으나 MD측으로부터 침과 추나요법 등을 미국 환자들의 통증치료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받아 점차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그러던 중 ‘ACCME 인증을 통해 한의학 치료법들이 인정 받는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DO와 MD를 비롯한 미국 의료진들을 교육하고 현지에서 한의학이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ACCME 인증 과정이 정식 인증 보수교육 제공기관 자격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교육 방향 및 내용은?
교육 내용은 근골격계 질환이 첫째지만 교육받는 대상자의 관심에 맞게 한의학 전체를 소개할 계획인 만큼 내과 쪽도 다룰 것이다. 틀에 박힌 이론 위주의 강의가 아닌 의료진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외부 기관과의 공동 보수교육도 가능하다고 들었다. 진정한 한·양방 협진 서비스가 가능할 듯하다.
예컨대 ACCME 인증이 없는 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우리와 협력해 보수교육을 공동으로 제작하면 ACCME가 인정하는 보수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엄청난 권위다. 교육 프로그램 제작은 기획, 촬영, 번역 등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병원 이익과도 무관한 일이지만 민족의학인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고 한의사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식인증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듯하다.
2019년 임시 인증 당시 '임시'라는 이유로 폄하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ACCME 측은 오히려 과학적인 것을 폄하하는 게 이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최초의 인증이라는 성과는 축하할 일이지 한, 양방을 따질 영역이 아니다.
30년 동안 한의학의 효과를 과학적인 논문 결과로 입증한 덕에 ACCME 정식 인증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디스크 입원 환자 6천800여명을 대상으로 한약을 복용해도 간기능 손상이 나타난 사람들이 없었다는 사실도 우리가 논문으로 발표했다. 자생한방병원이 이런 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향후 계획.
당장 오는 11월 ‘2021 제3회 자생 국제학술대회’를 시작으로 미국 아칸소 보건교육대학과 공동 온라인 보수교육을 진행한다. 또 동아시아 지역 의료교육 산업의 발전을 위해 보수교육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국제적인 교두보 역할 수행에 힘쓰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하버드, 존스홉킨스, MD앤더슨 등 미국 유수 의대에 한·양방 통합센터를 세워 비수술 치료법을 전수시키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환자들에게 알리고 싶다. 나아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국립대에 한의학 센터를 만들어 같이 치료하면 얼마나 좋겠나. 아마 마지막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과학적으로 입증만 된다면 보험사와 연계된 상품도 출시할 수 있고 환자들까지 관심을 가지면 이 단계야말로 진정한 세계화가 아닐까싶다. 한의학이 대중화돼 전세계에 알려진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남기고 싶은 말.
선친께서 허리를 다쳐 6년 간 고생하다 돌아가셨는데 허리만큼은 수술하지 않고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호연지기와 의협심이 있다 보니 후세에 이름 남길 만한 이로운 일을 해야겠다는 사명감 하에 옳다고 믿으면 꾸준히 밀고 나갔다. 독립운동, 건국운동을 하며 한의학을 통해 민족혼을 일깨워주신 선대의 뜻을 앞으로도 받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