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삼일절을 앞두고; 이 시대 무엇이 애국 애족의 길인가?
올해가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얼마 전 3.1운동의 계기가 되었던 2.8 동경독립선언 기념일이 지났고, 또 조금 있으면 삼일절도 다가온다. 민족 수난의 시기에 독립운동에 마음과 몸, 재산을 바친 수많은 애국지사가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이 있는 것이다. 깊은 존경과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 특히 이름도 들어내지 못하고 돌아가신 수많은 독립투사의 의로움에는 어떤 말로 감사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을 하거나 그것을 도와주는 일이 애국 애족의 길이었다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 할 것이다. 독재시대에 민주화운동을 하거나 그것을 도와주는 일이 애국 애족의 길이었다는 것도 많은 사람이 수긍할 수 있다. 독립 국가가 되고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대한민국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애국애족의 길인가? 확실치 않다. 또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거창한 말을 불편해 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2019년 1월 30일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포탈 댓글조작 공모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수감되었다. 이때 임종석 전대통령비서실장이 SNS에 “이런 때 정치한다는 것이 죽도록 싫다. 정치하지 말라던 노무현대통령님의 유언이 다시 아프게 와서 꽂혔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들이 죽도록 싫은 정치를 왜 할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하는 것일까? 애국 애족의 길은 자랑스럽고 의미 있는 일인데 왜 죽도록 싫을까?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던 분은 자신의 전부를 걸고 또 가족의 삶까지 희생했지만, 독립운동을 기꺼이 하셨다. 민주 독립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지금,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스승인 노무현대통령께서 하지 말라는 정치를 왜 하는지는 참으로 궁금하다.
이들이 정치하는 진짜 마음은 알기 어렵지만 문맥으로 느끼기는,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한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첫째, 이들의 말대로 하기 싫은 정치를 억지로 하고 있다면 한국의 정치가 절대 잘 될 수 없다. 학생의 공부나 노동자의 일이 즐겁고 좋아야 성과도 좋은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논어에 배워 일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즐기며 일을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하기 싫어 억지로 하는 정치는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겠지만, 당연히 성과도 나빠 국민을 위해서는 더 안 좋다. 실제 경제 사회 현실을 봐도 현재 한국 정치의 결과가 좋지 않다. 정치를 좋아하며 즐기는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이다.
둘째, 짐작대로 이들이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엄청난 착각이고 과대망상이다. 일제시대 독립운동 하신 분들은 많은 희생을 한 것은 사실이다.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손들까지 고생을 했다. 더욱이 독립운동을 하신 분 가운데 제대로 평가나 보상을 받지 못한 분도 많다.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도 조금은 희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일부는 충분한 보상을 받았지만 여전히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과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 성공한 정치인이 받는 보수와 명예 권한 등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정치 지망생이 많은 것이다. 일제시대에는 독립운동을 하려는 사람이 아주 드물었다. 진짜 희생을 하고 고생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더욱이 이들에게 희생하라고 요구한 국민은 전혀 없는 듯하다. 노무현대통령 마저 이들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의 속마음은 정치하고 싶으면서 겉으로 하기 싫은 척하는 것이라면 참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정치를 하려면 하기 싫은 것을 왜 하는지 분명히 밝히고 했으면 좋겠다. 이들이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삼일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이 시대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애국 애족의 길인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정치는 아닌 것 같다. 유치하게 들려도 산업 현장과 군대 등을 포함 사회의 전 분야에서 자신의 맡은 일을 충실히 하는 사람들이 애국 애족하고 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조금 좁혀 본다면 법을 잘 지키면서 사업을 해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크게 애국 애족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농사짓는 사람도 엄청 애국 애족하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공장이나 회사에서 일을 하고 학문을 하고 기술개발을 하고 창작을 하는 사람들도 애국 애족하는 것이다. 이런 분들이 세금을 쓰면서 폼 잡는 정치인 관료들 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 좋은 나라는 애국 애족이라는 말이 적은 사회가 아닐까한다. 영웅을 기다라는 나라는 불행하다 라는 말이 있다. 왕의 이름이 누구인지 모를 때가 태평성대라는 말도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말이 적어지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죽도록 싫은 일 할 필요가 없어야 사람 살기 좋은 나라인 것이다.
국민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해도 잘 돌아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나라는 법과 제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된 나라이다. 우선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기쁜 마음으로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해야 조금이라도 한국의 미래가 밝아진다. 정치인과 관료 는 이런 일을 하라고 많은 보수와 권한을 받고, 선택된 국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