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칠갑산에 가고 싶다는 말을 며칠 전부터 꺼내 나도 가 본지 오래되어 떠나기로 했다
네비를 치니 공주를 거쳐 서천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는 것과 온양을 거쳐 유구, 신풍, 정산을 거치는 거리가 비슷하게 나와 온양으로 향했다
날씨는 조금 쌀쌀해졌지만 그래도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이라 좋았다
과거 칠갑광장 쪽에서 올라간 경험으로 그쪽을 향하다가 칠갑산 천장호출렁다리에 먼저 들렀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등산길이 있어 이 코스를 선택했다
평일이라 연세 드신 분들이 주로 많았다
입구에서 따뜻한 오뎅 국물로 추위를 잠시 녹이고 산행을 시작했다



출렁다리에 가기 전 공원이 청양의 특산품 홍보물 등으로 예쁘게 꾸며져 더욱 마음을 출렁이게 한다
특히 한동안 칠갑산 노래로 유명했던 '콩밭매는 아낙네'는 칠갑산을 전국적인 명산으로 만들었다

이곳은 소금쟁이 고개였던 과거가 있어 소금쟁이가 호랑이를 만난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다

이 다리는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의 천장호수와 칠갑산의 주봉을 있는 요지로 총길이가 207m에 이른다. 중심부에서 30~50cm까지 출렁임을 느낄 수 있고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오이타현의 고공 현수교(길이 370m)에 이어 동양에서 제일 길고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유명 산들에 설치된 출렁다리들이 많아 그 곳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편이다

청정자연 속 청산과 녹수 그리고 깔끔한 인공물이 어우러져 흥미를 적당히 줄만한 장소인지라 주변에선 꽤 유명하다


칠갑산으로 이어진 길에는 호랑이와 용의 조각상까지 설치되어 더욱 눈을 즐겁게 한다

칠갑산 아래 천장호는 천년의 세월을 기다려 승천하려던 왕룡이 자신의 몸을 바쳐 다리를 만들어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고 이를 본 호랑이가 영물이 되어 칠갑산을 수호하고 있어 이곳을 건너 칠갑산을 오르면 악을 다스리고 복을 준다는 왕룡의 기운과 영험한 기운을 지닌 영물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복 받은 아이를 잉태하여 건강하게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천장호 주변으로 산책길로 데크를 조성해 놓아 잠시 더 둘러볼까 하다가 코끝이 시린 날씨라 이내 칠갑산으로 올라갔다

천장호에서 초반 데크로 된 440개가 넘는 오르막 계단이 조금 힘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내 나타난 등산로는 시골 야산의 모습이다


칠갑산 정상까지는 3킬로가 조금 넘는 거리로 그리 힘들이지 않게 천천히 올라도 1시간이면 된다
대부분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은 흙길의 능선로이다


처와 칸트가 말한 순수이성, 인식론, 실천이성,오성의 범주 등의 잘 알것 같지도 못한 이야기와 함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인간들의 요즘 상황 같은 잡담을 하다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달한다

칠갑산은 높이 561m이고, 차령산맥에 솟아 있다.


'충남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산세가 험하여 전사면이 급경사를 이룬다. 동남쪽의 잉화달천, 동북쪽의 잉화천, 서남쪽의 장곡천과 지천천, 서북쪽의 대치천 등이 흘러 금강상류로 유입한다. 명승지와 문화유적 등이 조화를 이루어 이 일대가 1973년 칠갑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북으로 광덕산이 보이고 서쪽으론 오서산이 보인다

수림이 울창하며, 머루·다래·자생란 등이 많다. 누구말로는 산이 겹겹이 둘러싸여 일곱겹 가까이 된다하여 칠갑산이라 했다던데 설명으로는 인간의미로 좋은 숫자 7과 육십 갑자 처음에 해당하는 갑이 만나 칠갑산이라 이름하였다 한다

정상에 인적도 없고 해서 김밥으로 점심끼니를 해결하는데 바로 옆, 손에 닿을만한 거리로 갑자기 산비둘기인지 산까치인지 참새 두 배 크기의 새 한마리가 날아와 겁도 없이 음식 먹는 우리를 멀뚱히 쳐다본다 참치김밥에서 햄과 맛살을 빼내 바닥에 던져주니 잘도 날아와 먹는다 대개 사람을 무서워 할 줄 알았는데 애완동물처럼 구는 모습이 신기하였다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 또 한 산새-얘는 크기가 참새보다 작다-가 날아와 부러운 듯 쳐다만 보고 감히 접근하지 못한다
처음 새가 세 번 정도 먹더니 배가 찼는지 날아가는데 그 때까지 작은 새는 쳐다만 보다 도망가는 모습에 우리 마음이 안스러웠다
산 아래 보이는 곳에 김밥 한 개를 던져주었는데 우리가 없을때 먹었는지 모르겠다
그대로 산을 내려왔다
이 추위에 산에 먹을 것이 없으니 산에 놀러온 사람들에게서 자신들 먹이를 구하는 산새가 사람을 두려워해야 하는 천성을 버리고 그렇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보니 性품이라는 것도 다 후천적 경험과 관련이 큰 것 같다

내려오다 보니 정상 근처에서 알프스마을이 먼 발치 보인다
천장호로 다시 내려와 차를 타고 근처 알프스마을을 찾았다
아이들을 동행한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군밤 굽는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더 동심같다
칠갑산까지 온 김에 예전 외갓집 동네 청남면 왕진리를 찾아 외할아버지 묘소에 들러 성묘를 했다


몇 주 전 석물을 하는데 시간이 없어 참석을 하지 못했다가 그 후가 궁금해서 더욱 들렀다

천안으로 오다가 외종증조할아버지 관련 비가 길가에 있어 잠깐 멈춰 한컷 찍었다


배드민턴 모임 때문에 부랴부랴 천안으로 올라왔다